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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6. 대림 제2주간 토요일                                                                         집회48,1-4.9-11 마태17,10-13



                                                                               선물 인생

-삶은 선물이요 과제(짐)이다-



오늘은 몇가지 예화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오늘의 강론 주제는 ‘하느님의 선물-삶은 선물이요 과제(짐)이다-’입니다. 삶은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눈만 열려 발견하면 모두가 하느님의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하느님의 선물들을 발견할 때 저절로 찬미와 감사의 응답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얼마나 많이 이런 하느님의 선물들을 잊고 지내는 지요.


아주 오래 전 일화도 생각납니다. 수차례 강론에 인용했던 일화입니다. 예전 집무실에 선물받아 향기 은은했던 동양란 꽃들이 얼마후 순식간 지고 향기도 사라졌습니다. 계속될줄 알았던 너무나 당연한 꽃과 향기인줄 알았습니다. 꽃과 향기가 사라지니 새삼 꽃과 향기가 선물임을 깨달았습니다. 이때의 순간적 깨달음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죽음있어 삶이 선물임을 깨달을 수 있겠다! 죽음없이 영원히 계속되는 삶이라면 삶이 선물임도 깨닫지 못할 것이고 감사도 없을 것이다.”


잠시 선물받아 누리는 꽃과 향기같은 우리 삶임을 깨닫습니다. 살아서 함께 하는 우리들이지만 몇십년 후는 다 사라져 볼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잠시 함께 하는 형제자매들은 귀한 인연의 하느님의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평상시 얼마나 하느님의 선물들을 까맣게 잊고 지내는 지요. 며칠전 잠비아로 늦은 나이에 선교사 파견된 사제의 편지 한 단락도 생각납니다.


“한국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 이곳에서는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고 다반사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짜증도 나고 불평이 생겼으나 지금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한국에서 당연한 것을 감사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반성하게 됩니다.”


감사도 발견, 행복도 발견입니다. 옆에 놔두고 몰라서, 못봐서 불평이요 불행입니다. 이런 면에서 감사도, 행복도 선물이자 선택임을 깨닫습니다. 그러고 보니 눈만 열리면 감사 아닌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저 역시 날마다 매일 쓰는 강론이 하느님의 선물임을 통감합니다. 하느님께서 마음을 열어 주시기에 쓰는 강론이요 쓰고 난 다음에는 늘 감사하게 됩니다. 오늘 집회서 마지막 구절 앞부분은 공동번역으로 읽으면 더 실감이 납니다.


“당신을 본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하며, 당신과 맺어진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합니까?”(집회48,11ㄱ)


이 말씀은 25년전 어느 수녀님으로부터 받은 편지 한 구절이었는데 ‘당신’을 ‘저’로 착각하고 좋아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엘리야 당대에 살며 하느님의 사람, 엘리야 예언자의 삶을 본 사람들과 그와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하겠는가에 대한 부러움의 표현인데 말입니다.


오늘 복음은 이런 ‘엘리아의 재림’을 다룹니다. 집회서의 다음 예언이 세례자 요한을 통해 실현되었지만 사람들은 그를 몰라 보았다는 것입니다.


“당신은 정해진 때를 대비하여, 주님의 분노가 터지기 전에 그것을 진정시키고, 아버지의 마음을 자식에게 되돌리며, 야곱의 지파들을 재건하리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집회48,10)


예수님의 선구자 세례자 요한의 역할이 예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 당대의 사람들은 ‘하느님의 선물’인 세례자 요한이 엘리야의 재림임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알아 본 분은 단 한 분 예수님뿐입니다.


“과연 엘리야가 와서 모든 것을 바로 잡을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엘리야는 이미 왔지만,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었다. 그처럼 사람의 아들도 그들에게 고난을 받을 것이다.”(마태17,11ㄴ-12)


세례자 요한의 운명에서 자신의 운명을 읽은 예수님이십니다. 당대 사람들은 무지無知에 눈이 멀어 요한과 예수님이 하느님의 선물임을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었다는 것입니다. 우리 또한 만나는 하느님의 선물인 형제자매들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는 일도 비일비재할 것입니다. 하여 오늘 우리의 무지의 어둠을 몰아내달라는 본기도가 절실히 마음에 와닿습니다.


“전능하신 하느님, 하느님의 찬란한 빛으로 저희 마음을 밝히시어, 밤의 어둠을 모두 몰아내시고, 외아드님께서 오실 때에 저희가 빛의 자녀로 드러나게 하소서.”


눈만 열리면 모두가 하느님의 선물임을 깨달을 것입니다.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모두가 하느님 은총의 선물이라는 것입니다. 날마다의 오늘 하루도 선물이고, 매일의 미사도 선물이고, 성인들도 선물이고, 함께하는 형제들도 선물이고, 내 몸도 선물이고, 먹는 밥도 선물이고 도대체 선물 아닌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도대체 ‘내것’은 하나도 없고 모두가 하느님의 선물임을, ‘하느님것’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하느님의 선물에 대한 자각에서 저절로 행복한 삶이요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찬미와 감사의 응답입니다. 또 찬미와 감사의 응답이 끊임없이 우리 눈을 열어 주시어 삶이 하느님의 선물임을 깨닫게 해 줍니다. 하여 피정지도중 제가 가장 많이 화두처럼  던지는 질문이 있습니다.


“삶은 선물인가 짐인가?”


삶은 선물이자 과제(짐)입니다. 삶이 하느님의 선물임을 발견하여 기쁘고 감사하게 살아야 할 복福된 과제의 짐이라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눈을 열어 주시어 모두가 하느님의 선물임을 깨달아 우리 모두 행복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하느님, 저희를 다시 일으켜 주소서. 당신 얼굴을 비추어 주소서. 저희가 구원되리이다.”(시편80,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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