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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20. 사순 제1주간 화요일                                                                                   이사55,10-11 마태6,7-15



삶의 조각彫刻

-기쁨의 원천原泉-



얼마전 인용했던 ‘조각’이란 자작시를 다시 나눕니다.


-조각을 하듯/강론을 쓴다

말씀으로/예수님 얼굴을 조각한다

날마다/조각하는 예수님 얼굴

“어, 예수님 얼굴이/내 얼굴이네!”

이런 날도 있으리라/소망하며

조각을 하듯/강론을 쓴다-


다시 오늘 강론을 묵상하면서 ‘삶의 조각-기쁨의 원천’이란 제목하에 위의 시를 개작했고, 시 제목은 그대로 강론 제목으로 택했습니다.


-조각을 하듯/하루를 산다

말씀과 기도로/예수님 얼굴을 조각한다

날마다/조각하는 예수님 얼굴

“어, 예수님 얼굴이/내 얼굴이네!”

이런 날도 있으리라/소망하며

조각을 하듯/하루를 산다-


말씀으로 바치는 기도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님의 기도가 그렇고 매일 바치는 시편의 성무일도가 그렇습니다.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습니다. 말씀은 생명이요 빛입니다. 말씀은 영이며 생명입니다. 말씀으로 기도를 바치는 시간은 바로 예수님 얼굴을 조각하는 시간입니다. 예수님 얼굴을 조각하며 동시에 조각되는 우리 얼굴이요 점차 예수님 얼굴을 닮아가는 우리의 속얼굴입니다.


기도와 삶은 함께 갑니다. 기도하는 만큼 살고 사는 만큼 기도합니다. 사람이 기도하고 기도가 사람을 만듭니다. 기도가 삶이고 삶이 기도입니다. 살기위해, 영혼이 살기위해 기도합니다. 나중 남는 얼굴은 기도한 얼굴인가 기도하지 않은 얼굴인가 둘중 하나입니다. 


삶이 간절하고 절실하면 글도 말도 기도도 짧고 단순합니다. 사부 성 베네딕도는 ‘기도가 하느님의 은총에서 영감을 받은 열정으로 길어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기도는 짧고 순수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 역시 오늘 복음에서 기도할 때에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하십니다.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착각하지만 우리 아버지께서는 우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의문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이 청하기도 전에 다 알고 계시는 데 굳이 기도할 필요가 있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짧은 생각입니다. 하느님이 아닌 우리를 위해 기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기도하면서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또 하느님이 누구이며 내가 누구인지 깨달아 알아가기 때문입니다. 결국 기도와 함께 앎이 깊어지면서 남는 것은 찬미와 감사 둘 뿐일 것입니다.


바로 이런 기도의 모델, 기도의 거울로 제시되는 오늘 복음의 주님의 기도입니다. 주님은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말씀하시며 당신 기도의 노하우를 그대로 우리에게 전수하십니다. 예수님의 전 삶을 요약하는 참 단순하고 본질적인 주님의 기도입니다. 끊임없이 주님의 기도를 바치며 주님을 닮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의 기도가 깊어질수록 하느님과 우리에 대한 앎은 더욱 깊어질 것이고, 우리는 더욱 기본에 충실하게 되고 본질적이 되며, 삶은 더욱 단순하고 진실해질 것입니다. 아마 우리의 예수님 얼굴 조각에, 내 얼굴 조각에 주님의 기도보다 더 좋은 기도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하루 공식적으로 아침성무일도, 저녁성무일도, 미사 때 전부 3회 바치지만 묵주기도등 수없이 많이 바치는 기도가 주님의 기도입니다. 마르지 않는 기도의 샘같은 주님의 기도입니다. 


하느님 중심이 우리 삶에 중심과 질서를 잡아주고 우리 삶을 단순투명하게 합니다.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란 호칭이 우리를 하나로 모아주면서 우리의 신원을 분명히 자각시켜 줍니다. 하느님은 우리 모두의 아버지이시며 우리는 모두 형제자매들이라는 것입니다. 


바로 청원기도중 우선적인 것이 하느님 중심의 삶을 확고히 잡아주는 ‘아버지의 이름’ ‘아버지의 나라’ ‘아버지의 뜻’ 셋에다,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본질적인, 일용할 양식, 죄의 용서, 유혹에 빠지지 않음, 악에서 구함, 넷의 청원이 뒤따릅니다. 우리의 모든 청원이 이 안에 다 들어있기에 새삼 다른 청원기도가 필요없습니다. 우리를 참으로 겸손하게, 지혜롭게, 마음을 비워 순수하게 하는 무사한 기도가 주님의 기도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그대로 실현되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바로 끊임없이 바치는 이런 주님의 기도가 우리를 진실하고 단순한 본질적 삶으로 이끌어 주고, 우리를 알게 모르게 주님을 닮은 모습으로 조각해간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방적으로 하느님 은총에 떠넘기지 않고 우리의 책임責任을 자각하여 최대한 협력을 다하는 노력勞力입니다. 바로 100% 하느님 손에 달린 듯이 기도하고, 100% 내 손에 달린 듯이 노력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주님과 우리가 하나되어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 주님의 기도는 그대로 이루어집니다. 바로 제1독서 이사야서가 이를 입증합니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비와 눈이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돋아나게 하여 씨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양식을 주듯 말씀도 바로 그러하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내 입에서 나가는 나의 말도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


특히 주님의 입에서 나온, 우리가 마음을 다해 바치는 ‘주님의 기도’가, 시편과 미사전례 기도가 그러합니다. 주님의 기도의 가장 적절한 자리는 아마 미사중 성찬전례가 끝나고 성체를 받아 모시기 전일 것입니다. 미사중 주님의 기도에 온 마음을 담으시기 바랍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 마음 안에 예수님의 얼굴을 조각하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예수님의 얼굴이 바로 나의 참 얼굴입니다. 


"주님을 바라보아라, 기쁨이 넘치고, 너희 얼굴에는 부끄러움이 없으리라."(시편34,6).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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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로 2018.02.20 08:15
    기도는 하느님이 아닌 우리를 위해 기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기도하면서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또 하느님이 누구이며 내가 누구인지 깨달아 알아가기 때문입니다. 결국 기도와 함께 앎이 깊어지면서 남는 것은 찬미와 감사 둘 뿐일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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