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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6.18.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역대기하24,17-25 마태6,24-34


                                                               하느님 중심의 행복한 삶

                                                                -하느님이냐 재물이냐?-


어느 누구도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습니다.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는 없습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내 인생 전부가 달린 문제입니다. 재물보다는 아람어 ‘마몬’의 뜻이 풍부합니다. 마몬은 재물 또는 돈을 뜻하며 큰 힘을 지닌 까닭에 재력 또는 금력이라 합니다.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마력을 발휘하거나 역신으로 둔갑하여 인간을 지배하기도 합니다. 


마몬의 재물이 상징하는 바 온갖 우상들입니다. 오늘날은 대표적 우상이 돈이지만 오늘 제1독서의 유다 땅은 아세라 목상과 다른 우상들로 가득합니다. 하느님이 아닌 우상을 택한 결과 하느님의 심판으로 유다 나라는 아람 군대에 의해 초토화되고 요아스 임금은 비극적 죽음을 당합니다. 순교직전의 즈카르야의 예언이 그대로 실현된 것입니다.


“너희는 어찌하여 주님의 계명을 어기느냐? 그렇게 해서 너희가 잘 될리 없다. 너희가 주님을 저버렸으니 주님도 너희를 저버렸다.”


여전히 오늘날도 현실성을 띄는 예언자의 경고입니다. 오늘날 곳곳에서 목격되는 우상인 돈의 위력입니다. 돈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인간관계요, 변질되는 인간 심성입니다. 돈 우상의 폐해가 참으로 큽니다. 말 그대로 하느님과 돈과의 끊임없는 싸움 중에 고단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돈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돈-밥-집-일’ 모두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각박한 오늘의 자본주의 현실입니다. 


결론하여 하느님을 삶의 중심으로 선택하여 하느님 중심의 단순한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제가 피정지도 때 단골로 자주 인용되는 예가 둘입니다.


“노년의 품위를 유지하기 위한 순서는 하느님 믿음, 건강, 돈이다. 하느님 믿음이 빠져서도 안되고, 이 우선순위가 절대로 바뀌어서도 안된다. 하느님 믿음이 우선 중심으로 자리 잡아야 마음의 평화로 몸의 건강도 따르고 절제의 힘으로 과도한 돈 욕심도 줄일 수 있다.”


“물보다 진한게 피이고 피보다 진한게 돈이고 돈보다 진한게 하느님 믿음이다.”


다소 거칠다 싶은 비유이지만 모두가 웃으며 공감합니다. 돈 중심이 아닌 하느님 중심의 삶을 선택하라는 것입니다. 하느님 중심에 저절로 따라오는 사람을 귀히 여기는 사람 중심의 삶입니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예전 모 대선 후보의 모토였지만 정확히 말하면 ‘하느님이 먼저다.’가 맞습니다. 


오늘 복음은 온통 ‘걱정하지 마라’는 말씀이 주조를 이룹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에서 벗어났을 때 끊임없이 증폭되는 두려움과 불안, 걱정의 환상입니다. 삶은 더욱 혼란해지고 복잡해 집니다. 온갖 세상 것들에 노예가 되어 자유를 잃습니다. 그대로 오늘날 사람들의 현실입니다. ‘사탄의 시스템’ 중에도 ‘하늘나라 시스템’을 살 수 있는 비결은 하느님 중심의 삶뿐입니다. 시공을 초월한 오늘 주님의 복음 말씀이 그대로 우리의 무디어진 마음을 두드립니다. 오늘 복음은 주석이나 설명이 필요없습니다.


“하늘의 새들을 눈여겨 보아라. 그것들은 씨를 뿌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곳간에 모아들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그것들을 먹여 주신다. 너희는 그것들보다 더 귀하지 않으냐? 너희는 왜 옷 걱정을 하느냐? 들에 핀 나리꽃들이 어떻게 자라는지 지켜보아라. 


그것들은 애쓰지도 않고 길쌈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솔로몬도 그 온갖 영화 속에서 이 꽃 하나만큼 차려입지 못하였다. 오늘 있다가도 내일이면 아궁이에 던져질 들풀까지 하느님께서 이처럼 입히시거든, 너희야 훨씬 더 잘 입히시지 않겠느냐?”


얼마나 통쾌한, 신바람 나는 주님의 말씀인지요. 그대로 주님의 육성을 듣는 느낌입니다. 대책없는 낙관적 삶을, 물욕의 초연한 삶을 살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하느님 믿음 부족을 질책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한없이 신뢰하라는 것입니다. 하느님 믿음 부족에서 파생되는 온갖 걱정에 두려움입니다. 주님은 하느님 중심의 믿음의 삶만이 유일한 답임을 천명하십니다.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함을 아신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


오늘 날 온갖 걱정 중에 살아가는 우리를 향한 주님의 우레같은 말씀입니다. 탓할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우리의 믿음 부족입니다. 하루하루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으며, 활짝 열린 마음과 눈으로 오늘 지금 여기를 직시하며 살라는 것입니다. 온갖 환상에서 벗어나 오늘 지금 여기를 살기 위해 꼭 기억해야 하는 둘이 바로 하느님이요 죽음입니다.


많은 이들이 과거의 아픔에 미래의 걱정에 현재의 고단함에 포위되어 하느님을, 나를 잊고 너무 힘겹게 살아갑니다. 진정 지금 여기를 살지 못합니다. 단언하건데 기쁨과 행복은 오직 현재에 있습니다. 다른 어디에도 없습니다. 현재(present)가 바로 하느님의 선물(present)입니다. 드 멜로 신부는 말합니다.


“너는 행복해질 수 있는 네가 필요로 하는 것을 바로 지금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은 선택이자 발견이요,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어제의 행복은 지나갔고, 내일의 행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만일 내가 지금 행복하지 못하다면 나는 결코 행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은 여기 지금 계십니다. 다른 어디에도 계시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언제나 만날 수 있습니다. 


철저한 하느님 중심의 하느님주의자가 철저한 현실주의자임을 깨닫습니다. 좋으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의 걱정과 두려움의 환상을 말끔히 거둬 주시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모든 은총을 내려 주시며 말씀하십니다.


“영원토록 너에게 내 자애를 베풀리라.”(시편89,29ㄱ).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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