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6.21. 목요일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1568-1591) 기념일

집회48,1-14 마태6,7-15



주님의 기도

-예수님을 닮게 하는 기도-



성인들의 한결같은 특징은 기도의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오늘은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 기념일입니다. 곤자가 성인 역시 기도의 사람임에 분명합니다. 성인이 병중에 어머니께 드린 편지가 감동적입니다. 그 일부를 인용합니다.


“존경하올 어머니, 이제 심혈을 기울여 산 이들의 나라에서 영원하신 하느님을 찬미할 수 있는 천국을 갈망해야 합니다. 저로서는 벌써 그곳에 가 있고 싶었고 이미 그곳으로 여행을 떠난 줄로 진정코 생각했습니다. 어머니도 저와 함께 무한한 기쁨을 가지셔야 합니다. 어머니의 은덕으로 하느님께서 저에게 참된 행복을 보여 주셨고 또 그것을 잃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주시어 온갖 두려움에서 건져 주셨습니다.”


기도의 은총이 아니곤 죽음을 앞두고 이런 기쁨 가득한 편지를 쓸 수 없습니다. 성인의 어머니 또한 기도의 사람이었음을 봅니다. 기도 역시 보고 배웁니다. 제가 성인 축일을 지낼 때 마다 늘 확인하는 것은 성인의 생몰연대입니다. 우선 저보다 적게 살았는가 많이 살았는가 확인합니다. 


곤자가 성인은 1568년에 태어나셔서 1591년, 예수회 신학생으로 로마에서 환자들을 돌보다 흑사병에 전염되어 만 23세에 선종하셨습니다. 참 짧은 생애였습니다. 성인들의 삶과 산햇수가 우리에겐 영원한 도전이자 자극이 되어 더욱 깨어 하느님을 찾고 기도하게 합니다. 우리 모두 성인이 되라 불림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피정자들에게 강론중 늘 강조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하느님을 향한 인생여정중, 여러분의 나이를 일일일생, 하루로 압축하면 대략 몇시쯤에 위치하고 있겠습니까? 오전입니까, 혹은 오후입니까? 또 여러분의 나이를 일년사계로 압축할 때 여러분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계절에 위치하고 있습니까?”


절박한 물음입니다. 영원한 인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현재의 위치를 확인할 때 남은 생애 동안 더욱 깨어 하느님을 찾으며 기도할 수뿐이 없을 것입니다. 기도가 답입니다. 끊임없는 기도가 있어 끊임없는 회개입니다. 또 제가 고백성사 보속 말씀 처방전으로 가장 많이 써드리는 바오로 사도의 권고도 생각납니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여러분에게 보여주신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5,16-18).


끊임없이 기도할 때 기쁨과 감사의 삶도 자연스럽게 뒤따르기 마련입니다. 기도중의 기도가, 끊임없이 바치는 기도가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입니다. ‘주님의 기도’ 앞에 서면 늘 초보자 같은 느낌입니다. 평생 배워도 끝이 없는 참 깊고도 깊은 주님의 기도입니다. 


참으로 군더더기 없는 간결담백한 본질적 기도입니다. 예수님의 삶이 그대로 드러나는 예수님의 노하우와 같은 주님의 기도입니다. 사람이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 명쾌한 해답을 주는 기도입니다. 


이런 주님의 기도가 우리를 단순하고 진실한 참 사람으로 만들어 줍니다. 평생 배우고 실천해야 할 주님의 기도입니다. 성 치프리아노는 주님의 기도 해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주님의 기도에는 참으로 크고도 많은 신비가 담겨 있습니다. 몇 마디 말로 표현되지만, 영신적 힘에서는 풍요합니다. 천상 교리의 요약인 이 기도에는 우리가 기도할 때 청하는 모든 것이 들어 있고 빠진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주님은 기도할 때 빈말을 되풀이 하지 말라 하십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합니다.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고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십니다.


주님은 다 알고 계시지만 우리는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무지無知의 사람’이라 하지 않습니까? 정말 하느님보다 우리에게 더 필요한 것이 주님의 기도입니다. 주님의 기도가 깊어지면서 점차 하느님과 인간에 대한 이해도 깊어집니다. 정말 무엇이 본질적인지, 필요한 것인지 깨닫게 됩니다. 주님과 인간에 대한 이해도 날로 깊어집니다.


우리 삶의 중심과 질서를 잡아주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혼란하고 복잡한 삶은 단순하고 질서잡힌 삶으로 변모됩니다. 우리 삶의 중심에 하느님 아버지가 자리잡고 계시기 때문이며 주님의 기도를 통한 아버지와 우리의 관계도 날로 깊어집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 호칭했습니다. 함께 기도 바치는 이들은 모두 하느님을 한 아버지로 모신 한 형제들이 됨으로 하나의 가족을 이루게 됩니다. 더불어 하느님 아버지의 자녀답게 살아야 겠다는 책임감에 대한 자각과 더불어 자발적 협력의 실천이 뒤따르게 됩니다.


하느님 아버지 중심의 삶과 더불어 현세 삶에서의 본질적 청원 넷입니다. 일용할 양식, 죄의 용서, 유혹에 빠지지 않음, 악에서 구해 주십사 하는 청원들입니다. 저절로의 은총은 값싼 은총은 없습니다. 참으로 우리가 노력할 때 선사되는 은총입니다. 하여 100% 하느님 손에 달린 듯이 기도하고, 100% 내 손에 달린 듯이 노력하라는 것입니다.


노력없이는 은총도 없습니다. 하느님 아버지께 일방적 청원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최선을 다한 협조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일용할 양식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하느님께 죄를 용서받기 위해 이웃을 용서해야 하고, 유혹과 악에 빠지지 않기 위해 늘 깨어 기도하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루에도 가장 많이 바치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평생 바쳐도 늘 배워야 하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주님의 기도 앞에 우리 모두는 영원한 초보자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우리의 신원을 깊이 깨닫게 해주고 예수님을 닮은 참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기도입니다. 제1독서 열왕기 상권에 주목되는 대목이 있습니다.


“엘리야가 소용돌이에 휩싸일 때, 엘리사는 엘리야의 영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엘리사는 일생동안 어떤 통치자도 두려워하지 않았고, 아무도 그를 굴복시키지 않았다.”


엘리야의 영이 엘리사를 영적전쟁에 승리의 전사로 만들었듯이 예수님의 성령이 ‘주님의 기도’에 따른 우리의 책임을 다함으로 우리 또한 영적전쟁에 승리의 전사로 살게 해 주실 것입니다. 


아마도 주님의 기도의 참 좋은 자리는 공동미사전례중 영성체 예식 때일 것입니다. 모두 함께 마음을 모아 주님의 기도를 바치고 서로 평화의 인사를 나눈후 일용할 양식인 성체를 모심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날로 주님의 기도를 깊이 살게 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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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로 2018.06.21 08:47
    우리 삶의 중심과 질서를 잡아주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혼란하고 복잡한 삶은 단순하고 질서잡힌 삶으로 변모됩니다. 우리 삶의 중심에 하느님 아버지가 자리잡고 계시기 때문이며 주님의 기도를 통한 아버지와 우리의 관계도 날로 깊어집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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