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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7.9.연중 제14주간 토요일                                                                이사6,1-8 마태10,24-33

 

 

참사람

-진보나 보수냐 가톨릭이냐?-

 

 

아침성무일도 찬미가중 '모세의 노래'중 다음 대목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생각없고 미련한 백성들아,

너희는 이 따위로 주님께 은혜갚음 하느냐.

주님은 너를 낳아주신 아버지가 아니시며, 

너를 만드시고 보존하시는 주님이 아니신가.

 

독수리가 제 새끼를 보호하듯이,

당신은 두 날개를 펴시어

너를 품어주시고,

주님의 날개로 너를 인도하셨도다.”(신명32,6.11)

 

이런 하느님을 만나야, 체험해야 비로소 참사람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하느님을 만나지 못하면 결코 참사람이 되기 힘들 것입니다. 어제 ‘선교사의 여행’이란, ‘남북한을 사랑한 메리놀회 함제도 신부 이야기’란 책 후반부의 내용에서 오늘 강론을 착안했습니다. 인용합니다.

 

-‘얼마전에 함 신부님께 물었다. 이젠 친해져서 이런 질문도 가볍게 할 수 있다. 세월호 노란 리본을 달고 있는 신부님 사진을 본 것이 생각나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다.

“그런데 신부님은 진보입니까, 보수입니까?”

“나는 가톨릭이에요.”

그의 이야기를 이어받아 쓰는 나의 이야기는 어쩐지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될 것 같다.’-

 

평범한 내용이지만 저에겐 깊은 가르침이자 깨우침이었습니다. 주목할 점은 함신부님은 1951년부터 장익주교님과 메리놀 소신학교 시절부터 무려 70년간을 깊은 우정을 나누며 절친으로 지냈다는 사실에서 두분 역시 참사람임을 깨닫게 됩니다. 이렇게 사후 분명히 진가를 알게 되는 장익주교님입니다.

 

얼마전 타계하신 이문희 대주교님의 재발견도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아주 소탈한 분이셨다. 친히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는 것을 즐겼다.” 오랫동안 우정을 나눈 마르틴 아빠스님의 증언입니다. 역시 참사람 이문희 대주교님입니다. 두 타계한 주교님들 전화 받을 때는, “예, 이문희입니다”, “예, 장익입니다” 다만 이름을 말했다 합니다. 

 

가톨릭이 지칭하는바 극우나 극좌 어느 쪽에도 경도되지 않은 참사람입니다. 진보나 보수, 좌파와 우파도 아닌 하느님파, 그리스도파, 가톨릭입니다. 요즘은 좌나 우냐, 진보나 보수냐 보다는 정상이냐 비정상이냐, 또는 상식이냐 비상식이냐 묻고 싶습니다. 비상한 참사람, 온전한 사람이기 보다는 지극히 평범한 정상적인 사람, 상식적인 참사람, 온전한 사람인데 찾아보기 힘듭니다. 

 

무엇보다 하느님을 두려워할 줄 알고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참사람, 온전한 사람입니다. 거룩하신 하느님을 만날 때 체험할 때 비로소 참사람이요 두려움도 부끄러움도 알고 놀라움의 감각도 살아납니다. 이사야 예언자나 예수님께 좌파냐 우파냐 묻는 다면 두말 할 것 없이 하느님파라 대답할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이사야의 소명체험을 소개합니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만군의 주님! 온 땅에 그분의 영광이 가득하다.”

 

하느님의 거룩함을 체험한 이사야처럼 우리도 매일 미사를 통해 하느님의 거룩함을 체험함으로 회개와 더불어 참사람으로 회복됩니다.

 

“큰 일 났구나. 나는 이제 망했다. 나는 입이 더러운 사람이다. 입술이 더러운 백성 가운데 살면서, 임금이신 만군의 주님을 내 눈으로 뵙다니!”

 

그대로 거룩하신 하느님은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비춰주는 거울입니다. 이런 하느님을 만날 때 비로소 참 나를 발견하고 두려움도 부끄러움도 놀라움도 회복합니다. 경천, 경배, 경건, 경애, 경청, 경외등 ‘경敬’이 사라져 급기야 괴물들로 전락한 시대 ‘경敬’의 영성을 회복합니다.

 

“내가 누구를 보낼까?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가리오?”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 주십시오.”

 

거룩하신 하느님을 만나 비로소 참나를 발견하고 세상에 파견되는 하느님파 이사야 예언자입니다. 우리 역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거룩하신 하느님을 만나, 하느님파, 그리스도파, 가톨릭이 되어 세상에 참사람으로 파견됩니다. 

 

참사람은 하느님파 사람은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사실 하느님을 참으로 두려워하면 세상 그 누구도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거룩하신 하느님 체험없이 참사람이 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극단의 좌나 우의 사람이 되기 십중팔구입니다. 

 

거룩하신 하느님을 체험할 때 그리스도파 사람이 되어 담대하게 주님을 증언하며 복음을 선포합니다. 오늘 복음 소주제 역시 두려워하지 말고 복음을 선포하라 입니다. 예수님은 무엇보다 하느님을 두려워할 것과 세상 무엇도 두려워하지 마라 신신당부하십니다.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오히려 영혼도 육신도 지옥에서 멸망시키실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 참새 두 마리가 한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너희 아버지 허락없이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오늘 복음의 핵심입니다. 참으로 거룩하신 하느님을 체험할 때, 하느님을 두려워하게 되고 세상 그 무엇도, 그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이런 하느님께 대한 두려움은 공포의 두려움이 아니라 공경하는 두려움 경외입니다. 참으로 경외의 사람이, 참사람이며 두려워할 줄,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문득 개신교 신학자 옥중서간의 저자 독일의 본훼퍼의 말이 생각납니다.

 

“일어나는 모든 일이 하느님의 뜻은 아니다. 그러나 하느님 허락없이 일어나는 일은 하나도 없다.”

 

이런 하느님을 경외하며 믿고 사랑할 때 웬만한 두려움은 저절로 사라질 것입니다. 참사람의 회복에, 두려움과 부끄러움, 놀라움의 감각의 회복에 거룩하신 하느님 체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래서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가 그렇게 소중하고 고마운 것입니다.

 

요즘 두려움도 부끄러움도 모르는 적반하장, 후안무치의 사람들도 참 많이 눈에 띱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거룩하심을 체험할 때 회개와 치유에 따른 참나의 회복이요 거룩한 온전한 삶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후 우리 모두 당신의 참사람으로, 하느님파, 그리스도파, 가톨릭파 사람으로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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