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7.5.수요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1821-1846)

2역대24,18-22 로마5,1-5 마태10,17-22

 

 

 

 

영적승리의 순교적 삶

-섬김의 사랑, 영광의 희망, 인내의 믿음-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5,10)

 

오늘 우리는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신심미사를 봉헌합니다. 1845년 8월17일 상해부근 김가항 성당에서 페레올 주교 집전으로 사제품을 받았으니 조선교회에 첫 사제입니다. 이어 사제생활 1년1개월만인 1846년 9월16일 새남터에서 군문 효수형을 받고 순교하였으니, 당시 성 김대건 신부의 나이는 만25세입니다. 참으로 꽃다운 한창 젊은 나이에 순교했고 저는 성인보다 무려 3배나 더 살고 있습니다.

 

만25세 나이로 순교했으나 성인의 삶은 참 판란만장했고 치열했으며 용감했습니다. 말그대로 주님의 전사로서 영적승리의 순교자의 삶이었습니다. 우리의 순교적 삶에 무한한 영감과 힘을 줍니다. 성덕의 삶은 얼마나 많이 살았느냐의 ‘삶의 양’이 아니라 하루하루 어떻게 살았느냐의 ‘삶의 질’에 있음을 봅니다. 성인의 마지막 1986년 8월26일 순교 얼마전 쓴 옥중편지는 얼마나 꿋꿋하고 박식하고 신심깊고 효심 깊었는지 언제 읽어도 감동적입니다. 끝부분만 인용합니다.

 

“저는 감히 주교 각하께 저의 어머니 우르술라를 부탁드리옵니다. 저의 어머니는 10년 동안 못 본 아들을 불과 며칠 동안 만나 보았을 뿐 또 다시 홀연 잃고 말았으니, 각하께 간절히 바라건대, 슬픔에 잠긴 저의 어머니를 잘 위로하여 주십시오. 이제 저는 진심으로 각하의 발 아래 엎디어, 저희 사랑하올 부친이요 공경하올 주교님께 마지막 하직의 인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이후 천당에서 뵙겠습니다. 예수를 위하여 옥에 갇힌 탁덕 김 안드레아.”

 

제2독서 윗 성인의 옥중편지후 이어지는 응송 바오로 사도의 고백은 그대로 성 김대건 순교자의 고백처럼 생각됩니다.

 

“나는 훌륭하게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이제는 의로움의 화관이 나를 위하여 마련되어 있습니다.”(2티모4,7-8ㄱ)

 

성가 287장 5절까지 이어지는 ‘최민순 작사, 이문근 작곡’의 가사와 곡도 불후의 작품으로 부를 때 마다 감동입니다. 최민순 시인 신부님의 가사가 참 아름답고 깊습니다. 시간되면 5절까지 불러보며 내용을 음미하기 바랍니다. 우선 1절만 인용합니다.

 

“서라벌 옛터전에 연꽃이 이울어라

 선비네 흰옷자락 어둠이 짙어갈 때

 진리의 찬란한 빛 그몸에 담뿍안고

 한떨기 무궁화로 피어난 님이시여.”

 

기념하고 기억할 뿐 아니라 순교적 삶을 살라고 우리를 분발케 하는 순교성인들입니다. 어떻게 영적승리의 순교적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첫째, 항구히 주님을 섬기는 사랑의 삶입니다.

성인들은 한결같이 항구히 삶의 목표이자 방향이신 삶의 중심이자 의미이신 주님만을 섬겼습니다. 이래야 갈림이 없는 하느님 중심의 내적일치의 삶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즈카르야 예언자가 줄기차게 말씀하신 것은 주님을 섬기라는 것입니다.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고 주님을 사랑하여 섬겨야 하는데 요아스 임금과 유다의 대신들은 주 저희 조상들의 하느님의 집을 저버리고, 아세라 목상과 다른 우상들을 섬겼고 이 죄 때문에 유다와 예루살렘에 진노가 내렸습니다.

 

주님께서는 그들을 당신께 돌아오게 하시려고 예언자들을 보내어 그들을 거슬러 증언했지만 그들을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오늘날도 여전히 우리를 유혹하는 배금주의, 물질주의, 소비주의, 극단의 이념들, 참으로 다양한 형태의 우상들입니다.  

 

참으로 일편단심 주님을 섬기는 삶이 참 자유요 행복인데 예나 이제나 우상들의 유혹에 빠져 하느님을 잊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아야 하는데 세상 “맛”에 따라 살아가니 세상 우상들의 유혹에 빠지는 것입니다. 마침내 하느님의 영에 사로잡힌 즈카르야 예언자의 경고는 그대로 오늘의 우리에게 주는 말씀입니다.

 

“너희는 어찌하여 주님의 계명을 어기느냐? 그렇게 해서 너희가 잘 될리 없다. 너희가 주님을 저버렸으니 주님도 너희를 저버렸다.”

 

마침내 요아스 임금은 즈카르야의 아버지 여호야다가 자기에게 바친 충성을 기억하지 않고 그의 아들 즈카르야를 죽입니다. 즈카르야의 마지막 임종어가 긴 여운으로 남습니다. “주님께서 보고 갚으실 것이다.” 참으로 시종여일, 죽는 그날까지 주님을 섬기는 삶에 항구하도록 주님의 은총을 청합시다.

 

둘째, 언제나 주님께 희망을 둔 희망의 삶입니다.

주님께 희망의 닻을 내리는 것입니다. 주님께 희망을 둘 때 한결같은 믿음이요 사랑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강조하는 바도 희망입니다. 

 

“믿음으로 의롭게 된 우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과 더불어 평화를 누립니다. 믿음 덕분에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가 서 있는 은총속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리라는 희망을 자랑으로 여깁니다. 우리는 환난도 자랑으로 여깁니다. 환난은 인내를 자아내고, 인내는 수양을, 수양은 희망을 자아냅니다. 그리고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성령을 통하여 우리 마음에 부어지는 하느님의 사랑에서 샘솟는 희망입니다. 바로 주님을 사랑할 때 저절로 주님께 희망을 두는 삶입니다. 이런 희망이 있어야 유혹에도 안빠지고 타락하지도 않으며 인간의 존엄한 품위를 견지할 수 있습니다.

 

셋째, 끝까지 견뎌 인내하는 믿음의 삶입니다.

사랑에서 희망이요, 희망에서 인내의 믿음입니다. 주님께서도 걱정하지 말라며 믿음을 강조하십니다.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알려주실 것이다.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이어 주님은 끝까지 인내의 믿음을 강조하십니다.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영적승리의 순교적 삶입니까? 

 

1.늘 주님을 한결같이 섬기는 사랑의 삶입니다.

2.언제나 주님께 궁극의 희망을 둔 희망의 삶입니다. 

3.끝까지 견뎌 인내하는 믿음의 삶입니다.

 

결국은 하느님께 대한 끝까지 한결같은 신망애의 삶입니다. 이래야 날로 주님을 닮아가는 하느님 중심의 영적승리의 순교적 삶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결정적 도움을 주십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받을 상이 크다. 사실 너희에 앞서 예언자들도 그렇게 박해를 받았다.”(마태5,1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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