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7.14.연중 제14주간 금요일                                              창세46,1-7.28-30 마태10,16-23

 

 

 

모두가 하느님의 은총이다

-늘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성령충만한 삶-

 

 

 

“주님만 바라고 선을 하라.

 네 땅에 살면서 태평을 누리리라.

 

 네 앞길 주께 맡기고 그를 믿어라.

 몸소 당신이 해 주시리라.”(시편37;3,5)

 

어제 하루가 참 은혜로운 날이었습니다. 우연은 없습니다. 하느님의 섭리안에 펼쳐진 하루임에 감사했습니다. 모두의 축하를 받으며 세상을 떠난 요한 형님의 장례날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가족 모두가 평화롭고 감사로 가득한 분위기였습니다.

 

청담동 성당 오전 7시 장례미사 참석을 위한 차량봉사를 위해 밤 01:30분에 일어나 대전에서 02시에 출발한 조카 프란치스코가 수도원에 05시전에 도착하여 잠시 머물렀다가 청담동 성당에 여유있게 안내하여 주임신부님과 함께 만101세로 선종한 요한 형님의 조촐하고 아름다운 장례미사를 봉헌하니 얼마나 고맙던지요!

 

“요한 형님! 축하드립니다.”

 

라는 장례미사 강론 제목입니다. 정말 판란만장했던 세상살이 충실히 끝내고 아버지의 집에 귀향한 요한 형님입니다. 믿는 이들 모두가 귀향의 여정을 끝내면 아버지의 집에 귀향할 것이고 이렇게 축하를 받으며 떠날 이들이 얼마나 될런지요. 이어 수원교구의 안성 공원 묘지에서 잔잔히 내리는 우중의 하관식도 은혜로웠습니다. 마지막 기도문입니다.

 

“영원하시고 자비로우신 하느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시어, 요한의 잘못을 용서하시고 천국에 들게 하시며, 성인들과 함께 영원히 주님을 찬미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이미 지상에서의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의 삶이 얼마나 결정적으로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하관식까지 조용히 내리던 비가 마치 참았듯이 끝나자마자 억수같은 장대비가되어 쏟아지기 시작했고 오후 내내 많은 비가 내렸으니 이 또한 자비로운 하느님의 배려 은총이었습니다. 프란치스코 조카와 베로니카 형수님이 시종여일 충실히 함께 해주었고 오후 1시 수도원까지 잘 도착되니 얼마나 산뜻하고 기분 좋은 하루였던지요! 대전에 무사히 도착한 조카의 답신이었습니다.

 

“삼촌 신부님을 오랜만에 뵈니 좋네요! 저 대전집에 잘 도착하였습니다. 삼촌신부님과 숙모님 뵙고 많은 대화 나눌수 있어 좋았고, 유족분들에게 큰 위로를 주신 삼촌 신부님의 장례미사 강론과 하관식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편안한 저녁되세요. 고맙습니다. 저녁 밥맛이 꿀맛이네요.”

 

밤 01:30분에 기상하여 오후 6시 대전집에 도착하기 까지 온전히 하루를 하느님께 봉헌한 프란치스코 조카에게도 축복 가득한 하루였을 것입니다. 차중에서 나눈 조카의 아버지인 셋째 형님의 일화도 잊지 못합니다.

 

“학교에서 한문 선생님이 가훈을 써오라 했을 때 아버지는 ‘정직, 효도, 우애’ 세 단어를 써주셨습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중 수신제가修身齊家까지 해당되는 덕목입니다. 당시는 몰랐는데 나이들어 세월지나 갈수록 새록새록 생각납니다. 마음속에 심어졌다가 싹이 트고 계속 자라는 듯 합니다.”

 

성장과정에서 부모로부터 보고 배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셋째 형님이 얼마나 성실하고 충실했는지 조카인 3형제의 아들들을 보며 깨닫게 됩니다. 정말 평생 정직하고 성실하게 열정 넘치게 매사 최선을 다해 살면서 초등학교 교사로 정년 퇴직후 12년전에 돌아가신, 저를 가장 사랑해 줬던 바로 위 형님입니다. 형님은 세상을 떠나셨어도 효성과 우애가 뛰어난 삼형제 아들들이 형님의 뒤를 잇고 있으니 하느님의 은혜로운 섭리에 감사합니다.

 

하느님의 자비는 영원하십니다. 최민순 신부님이 번역한 시편 136장, 1절부터 26절까지 계속되는 “주님의 자비는 영원하시다” 후렴은 얼마나 은혜로운지 평생 부르며 살고 싶습니다. 오늘 제1독서 창세기에서 이스라엘로 개명된 야곱에 대한 하느님의 한결같은 자비도 은혜롭기 한이 없습니다. 청년시절 형 에사우의 보복이 두려워 피신하여 브에르 세바를 떠나던중 하느님을 만났던 야곱이 노년에 이집트의 요셉을 만나러 가던중 브에르 세바에서 제사를 드렸고 또 하느님을 만납니다.

 

“야곱아, 야곱아!”

“예, 여기있습니다.”

 

다정한 부름과 응답을 통해 하느님과 한결같은 사랑의 친교를 나눠 온 야곱의 삶임을 깨닫습니다. 야곱뿐 아니라 믿는 이들 모두가 주님과의 한결같은 친교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나는 하느님, 네 아버지의 하느님이다. 이집트로 내려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그곳에서 너를 큰 민족으로 만들어 주겠다. 나도 너와 함께 이집트로 내려가겠다. 그리고 내가 그곳에서 너를 다시 데리고 올라오겠다. 요셉의 손이 네 눈을 감겨 줄 것이다.”

 

마침내 하느님의 인도로 요셉을 만나 목을 껴안은채 우는 야곱의 고백입니다.

 

“내가 이렇게 너의 얼굴을 보고 네가 살아 있는 것을 알았으니, 이제는 기꺼이 죽을 수 있겠구나.”

 

평생 하느님과 함께 살아 온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 요셉에게서 하느님 없는 삶은 상상불가입니다. 저 역시 하느님 없는, 예수님 없는 삶은 상상불가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처럼 주님과의 한결같은 끊임없는 신뢰와 사랑의 삶이었는지 반성하게 되고 심기일전 다시 각오를 새로이 하게 됩니다. 

 

이들 이스라엘의 선조들처럼 오늘 복음의 주님께서도 당신과 제자들과의 친밀한 관계와 더불어 아버지의 영이 늘 함께 하심을 상기시킵니다. 그대로 시공을 초월하여 세상 영적 전쟁터에서 치열한 영적전투의 삶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충고 말씀으로 큰 위로와 힘이, 격려가 됩니다.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그러므로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 사람들을 조심하여라...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줄 것이니,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 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어떤 고을에서 너희를 박해하거든 다른 고을로 피하여라.”

 

주님과의 한결같은, 끊임없는 친교의 나눔이, 지혜롭고 순박한 처신이, 끝까지 견뎌내어 인내로 구원을 받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바로 이 모두를 가능하게 해주는 아버지의 영, 성령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주님과 신뢰와 사랑의 관계를 날로 깊게 해 주시며, 늘 성령충만한 찬미와 감사의 삶을 살게하십니다. 

 

“나는 주님 안에서 기뻐하며,

 내 주 하느님 안에서 춤추겠나이다.

 

 주 내 하느님은 나의 힘이시며,

 나를 사슴처럼 달리게 하시고,

 산 봉우리로 나를 걷게 하시나이다."(하박3,18-19).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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