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2.대림 제2주간 목요일                                                      이사41,13-20 마태11,11-15

 

 

 

영적 삶의 목표

-우리 삶 자체가 ‘하늘 나라’가 되는 것-

 

 

 

청도 운문사 회주 명성眀星스님(90)의 전설같은 삶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종파를 초월하여 참 수행자의 삶을 지향하는 모든 이들에게 사표가 될 만한 분이었습니다. 스님에 대한 기사 일부를 인용함으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80권의 화엄경 원문 전체를 ‘4년 8개월 15일간’ 새벽마다 두시간씩 필사했다. 그 방대한 한문 글씨들이 마치 인쇄물인 듯 하나도 삐뚤거나 어긋남이 없다. ‘매사 진실을 다하라’는 즉사이진卽事而眞을 좌우명으로 삼는 그답다. 

그는 공부는 잘 하는데 일을 못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공부가 삶이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이를 선두에서 보여줬다. 그는 ‘욕자여欲敎餘 선자교先自敎’라는 ‘불치신경佛治身經’구절을 들려준다. ‘다른 사람을 가르치려면 자신부터 교육하라’는 뜻이다. “평범한 스승은 말을 하고, 훌륭한 스승은 설명을 해요. 뛰어난 스승은 모범을 보이고, 위대한 스승은 감화를 줍니다.”-

 

공부와 삶, 기도와 삶이 하나될 때 감화를 줍니다. 참으로 감화, 감동, 감명을 받을 때 내적변화로 교육의 목적도 달성될 것입니다. 바로 우리 영적 삶의 목표로 삼아야 할 바 공부와 삶, 기도와 삶의 일치입니다. 

 

‘평화를 주십사’ 기도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자체가 평화가 되어야 할 것이며, 기쁜소식을 전하기 앞서 우리의 삶 자체가 기쁜소식이 되어야 할 것이며, 하늘 나라를 선포하기에 앞서 우리의 삶 자체가 하늘 나라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삶 자체가 아름답고 감동적이며 이보다 아름답고 원대한 영적목표도 없을 것입니다. 사실 믿는 우리들 모두 이렇게 살라고 불림 받았습니다. 주님은 오늘 복음에서 우리의 분발을 촉구합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없다. 그러나 하늘 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마태11,11)

 

‘하늘 나라’ 곧 하느님의 나라는 예수님과 함께 시작합니다. 세례자 요한은 그 입구에 서 있습니다. 하여 예수님과 그분의 제자들인 우리들, 그리고 요한 사이에는 일종의 단절, 근원적 새로움이 있습니다. 예수님 자체가 하늘 나라의 실현이요 예수님과 늘 함께 오늘 지금 여기 하늘 나라를 사는 우리들은 세례자 요한 보다 더 크다는 폭탄 같은 선언입니다. 

 

참으로 예수님처럼 우리 하나하나 ‘하늘나라’가, ‘기쁜 소식’이, ‘평화’가 되어 살아야 함을 깨닫습니다. 이런 아름답고 고귀한 삶자체가 이웃에게는 감동과 감명, 감화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삶의 실현은 부단한 시련과 고난을 통과해가야 할 것입니다. 결코 값싼 하늘 나라나 은총은 없기 때문입니다.

 

“세례자 요한때부터 지금까지 하늘 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 폭력을 쓰는 자들이 하늘 나라를 빼앗으려고 한다.”(마태11,12)

 

아니 지금까지만 아니라 앞으로도 하늘 나라는 계속 폭행을 당할 것이고 폭력을 쓰는 자들은 하늘 나라를 빼앗으려 하고 무너뜨리려 할 것입니다. 그러니 깨어 종신불퇴終身不退의 정신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지금 여기에서 하늘 나라를, 기쁜 소식을, 평화를 살아 내는 것입니다. 종신불퇴, ‘몸이 다하기까지 물러나지 않는다’는 이 말마디는 성철 큰 스님의 좌우명이기도 했습니다.

 

“귀있는 사람은 들어라”(마태11,15)

 

깨어 수행자로서의 각오를, 전의戰意를 새로이 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추호도 두려워할 바 없습니다. 바로 오늘 하느님은 친히 이사야서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말씀하십니다.

 

“나 주님이 너의 하느님, 내가 네 오른 손을 붙잡아 주고 있다. 나는 너에게 말한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를 도와 주리라. 주님의 말씀이다. 이스라엘의 거룩한 분이 너의 구원자이다.”(이사41,13.14ㄴ)

 

우리의 구원자 하느님은 파스카의 예수님을 통해서 늘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우리 모두 오늘 지금 여기에서부터 근원적 새로움의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늘 나라를 살게 하십니다. 이어 바로 하느님은 이런 하늘 나라 비전을 환히 보여 주시며 우리를 격려하십니다. 여기서 ‘그들은’ 바로 우리들입니다. 

 

“나 주님이 그들에게 응답하고, 나 이스라엘의 하느님은 그들을 버리지 않으리라. 나는 벌거숭이산들 위에 강물이, 골짜기들 가운데에 샘물이 솟아나게 하리라. 광야를 못으로, 메마른 땅을 수원지로 만들리라.”

 

정말 귀있는 사람은 귀기울여 들어야 할 주님의 복음입니다. 이 은총의 대림시기 주님께서 함께 하시니 근원적 새로움의 하늘 나라를 살게 된 우리들입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맙시다.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우리 하나하나 하늘나라가, 평화가, 기쁜소식이 되어 삽시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과 함께 이렇게 근원적 새로움의 하늘 나라를 살게 하십니다. 

 

“하늘아, 위에서 이슬을 내려라. 구름아, 의로움을 뿌려라. 땅은 열려 구원이 피어나게 하여라.”(이사45,8).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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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19.12.12 10:04
    사랑하는 주님, 저희가 진정 주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지금 사랑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부족한 저희에게
    주님의 은총으로 힘과 용기를 내려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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