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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4.24.부활 제3주간 월요일                                                          사도6,8-15 요한6,22-29

 

 

위로부터의 삶

-영원한 생명이신 주님을 찾는 삶-

 

 

“행복하여라,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 사는 이들!”(시편119,1)

 

이런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 사는 행복한 사람들이 바로 위로부터의 사람들입니다. 주님을 찾는 삶은 아름답습니다. 바로 영원한 생명을 추구하는 삶이기도 합니다. 사실 누구나 마음 깊이에는 이런 열망이 있습니다. 어제 아름다운 분과의 만남이 참 좋았습니다. 유난히 친화력이 뛰어나고 붙임성이 좋은 분으로 시간될 때 마다 수도원을 찾아 주방에서 봉사하는 분입니다. 주고 받은 내용입니다.

 

“본당 신부님의 소개를 받아 수도원에 왔습니다. 와서 봉사하다 보면 치유되는 느낌입니다. 수사님들은 순수하셔서 세상에 섞여져도 곧 구별되는 분들입니다.”

“요양원에서 일한다는데 힘들지 않습니까?”

“아닙니다. 요양원 근무하기 7년인데 오히려 어르신들을 좋아하고 어르신들이 저를 좋아하기에 오히려 에너지를 받습니다. 즐겁습니다.”

 

바로 이런 분이 위로부터의 사람입니다. 참 좋으신 분이라 칭찬했습니다. 세상 한 복판에서도 하느님을 찾으며 참 맑은 기쁨으로 사시는 자매님이였습니다. 사실 세상 곳곳에는 영원한 생명이신 주님만을 추구하며, 세상에 희망을 두지 않고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파스카의 꽃’처럼 청초하게 사는 분들도 많습니다. 

 

요즘 담쟁이가 한참 담장을 타오르고 있습니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선명히 떠오르는, 자주 인용했던 “담쟁이”란시입니다. 주님을 찾는 구도자적 열정을 지닌 분들이 좋아하는 시입니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작년가을 붉게 타오르다 사라져 갔던 담쟁이

 어느새 다시 시작했다

 

 초록빛 열정으로 

 힘차게 하늘 향해

 담벼락, 바위, 나무 타오르기 시작했다

 

 마침내

 붉은 사랑으로 타오르다

 가을 서리 내려 타오르는 날까지 

 또 계속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제자리 삶에도

 지칠줄 모르는 초록빛 열정

 

 다만 오늘

 하늘 향해 타오를뿐 

 내일은 모른다

 

 타오름 자체의 과정이

 행복이요 충만이요 영원이다

 오늘 하루만 사는 초록빛 영성이다”-1998.6.3.

 

무려 25년전 이 자리에서 쓴 시이지만 읽을 때마다 늘 새롭습니다. 젊음은, 영적 건강은 나이에 있는게 아니라 하느님을 찾는 열정에 있습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찾는 열정이 한결같으면 늘 영원한 청춘이요, 지금과 같은 늘 신록의 계절, 신록의 기쁨, 신록의 아름다움을 살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들의 삶을 일컬어 “위로부터의 삶(the life from above)”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을 보면 “위로부터의 삶(the life from above)”과 “아래로부터의 삶(the life from below)”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제1독서 사도행전부터 드려다 봅니다. 은총과 능력이 충만하여 백성가운데에서 이적과 표징들을 일으키는 스테파노는 분명 위로부터의 사람입니다. 

 

반면 스테파노의 적대자들은 아래로부터의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스테파노와 논쟁을 벌였으나 그의 말에서 드러나는 지혜와 성령에 대항할 수가 없자 사람들을 선동하여 악의적인 거짓 증언으로 스테파노를 곤경에 빠뜨립니다. 마지막 구절이 스테파노가 위로부터의 사람임을 입증합니다. 6장15절 말씀은 7장55-56절로 연결해보면 스테파노의 위로부터의 삶임이 환히 드러납니다.

 

‘최고 의회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모두 스테파노를 유심히 바라보았는데, 그의 얼굴은 천사의 얼굴처럼 빛났다. 스테파노는 성령이 충만하였다. 그가 하늘을 유심히 바라보니 하느님의 영광과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예수님이 보였다. 그래서 그는 “보십시오, 하늘이 열려 있고 사람의 아들이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하고 말하였다.’

 

늘 영원한 생명이신 예수님을 추구했던 스테파노 삶의 비밀이 잘 드러납니다. 바로 스테파노의 지혜와 성령은 위의 주님으로부터의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빵의 기적을 보고 예수님을 찾은 사람들이야 말로 전형적인 아래로부터의 사람들이요 바로 우리의 모습일 수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은 이들을 향해 위로부터의 삶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합니다. 바로 위에서 오신 예수님께서 우리 모두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그 양식은 사람의 이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는 아래로부터의 삶에서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는 삶으로 전환을 촉구하는 말씀입니다. 저절로 은총의 선물이 아니니 우리 또한 하루하루 영원한 생명이신 주님에 가까이 이르고자 분투의 노력을 다하라는 말씀입니다. 끊임없이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영원한 생명 자체이신 주님을 찾아 일치의 삶을 살라는 말씀입니다. 이래야 비로소 위로부터의 삶입니다. 마지막 대목의 주고 받은 대화도 깊은 가르침이자 깨우침이 됩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참으로 우리가 청해야 할 바 믿음의 은총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사랑하여 일치가 깊어질수록, 주님을 닮아갈수록 우리는 위로부터의 삶을 살게 될 것이고 우리가 하는 일은 모두 하느님의 일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부족한 믿음을 도와주시며 영원한 생명이신 당신 만을 찾는 위로부터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 파스카의 영약으로 저희의 본성을 새롭게 하셨으니, 저희가 옛 삶에서 벗어나 그리스도를 따라 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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