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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 연중 제1주간 화요일                                                                                히브2,5-12 마르1,21ㄴ-28



권위의 모범, 권위의 원천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한눈에 들어오는 말마디는 '권위'입니다. 복음 서두 말씀이 참으로 통쾌합니다.


‘카파르나움에서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 가르치셨는데, 사람들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다. 그분께서 율법학자들과 달리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기 때문이다.’


율법학자들의 해석하고 설명하는 따분하고 지루한 가르침이 아닌, 예수님의 생생한 하느님 체험에서 나온 살아있는 가르침의 권위앞에는 저절로 승복하기 마련입니다. 


권위가 실추되면 회복하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참된 권위를 갈망합니다. 권위없이는 살 수 없는 인간입니다. 권위주의는 배격해야 되겠지만 참된 권위는 필수입니다. 


아주 예전 희랍어를 배울 때 권위에 대한 어원에 대한 설명이 수십년이 지금도 생생히 남아있습니다. 즉 권위를 뜻하는 희랍어 ‘ex-ousia’는 ‘존재ousia’‘로부터ex’기원한다는 것입니다. 밖에서 덧붙여진 권위가 아니라 안의 존재로 부터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는 권위라는 것입니다. 바로 그 사람의 인격으로부터, 더 깊이 들어가면 하느님으로부터 기원하는 권위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이야말로 권위의 원천입니다.


이런 참된 권위를 지닌 분을 모신 사람은 행복합니다. 이런 권위의 사람으로부터 그 삶을 보고 배울수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읽은 남미 우루과이 무히카 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체 기사를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무히카는 대통령궁을 노숙인들에게 내주고, 몬테비데오 외곽 자택에서 지내며 시민과 얘기도 나누며 국정을 운영했데. 무히카는 여가시간엔 책을 읽거나 농장에서 노동을 했데. 무히카는 1억6000만원 연봉을 받았고, 매달 월급의 90%를 기부했데. 무히카는 부패에 한번도 연루되지 않았고 당선 때보다 늘어난 64%의 지지율로 퇴임했어. 무히카는 대통령일 때도 자기 직업을 농부라고 적었대.---무히카는 페페, 그러니까 ‘할베’라고 불렸대. 무히카뿐 아니라 제 나라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지도자는 가족처럼 친근하게 불리곤 해. ‘무민 마마’(핀란드의 할로넨 대통령), ‘엉클 호’(베트남의 호찌민), ‘무티’(독일의 메르켈 총리;무티는 표준어 어머니(Mutter)의 애칭이다. 우리말로 표현하면 '엄마'다. 독일 언론들은 메르켈의 리더십을 자상하고 다정한 '무티 리더십'으로 표현한다)등 올해 우린 새 대통령을 뽑을 테지. 정말이지, 동물로 지칭되는 대통령은 이제 그만 만나고 싶어. 우루과이는 볼 건 적어 생각할 건 참 많은 나라였어.”


이렇게 국민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대통령일 때 권위는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마련입니다. 감동을 주는 권위요 국민통합은 저절로 이뤄지기 마련입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습니다. 대통령뿐 아니라 본당 사제나 가정의 가장은 물론 어떤 공동체든 권위있는 지도자의 영향력은 절대적입니다. 지도자의 권위가 실추될 때 공동체 성원들의 겪는 내외적 혼란과 불행은 얼마나 큰지요.


이런 모든 권위의 모범이자 원천은 단연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의 권위는 ‘섬김의 권위’였습니다. 온통 가르침과 치유 활동으로 이루어진 섬김의 그 삶자체가 하느님으로부터 흘러나온 것이기에 사람들은 그 권위에 놀랍니다.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조차 예수님의 권위를 알아보며 격렬히 항의합니다만 예수님의 한 말씀에 더러운 영은 경련을 일으켜 놓고 큰 소리를 지르며 나갑니다.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새롭고 권위있는 가르침이다. 저이가 더러운 영들에게 명령하니 그것들도 복종하는 구나.”


더러운 영을 물리치신 예수님의 새롭고 권위있는 가르침을 목격한 이들의 반응입니다. 남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늘날 얼마나 많은 이들의 세상의 더러운 영에 시달려 고생하는지요. 무지, 탐욕, 교만, 허영, 나태, 분노, 절망, 불신, 불화, 증오, 질투, 중독 등 수도 없이 많은 더러운 영들입니다. 참 권위의 주님을 우리 삶의 중심에 모시지 않아, 중심을 잃음으로, 더러운 영들을 불러 모음으로 자초한 화입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시편 8장을 깊이 렉시오 디비나하며 예수님의 권위가 하느님으로부터 기인함을 깨닫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천사들보다는 잠깐 낮아지셨다가’ 죽음의 고난을 통하여 ‘영광과 존귀의 관을 쓰신’ 예수님을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죽음을 겪으셔야 했습니다. 만물은 하느님을 위하여 그분을 통하여 존재합니다. 이런 하느님께서 많은 자녀들을 영광으로 이끌어 들이시면서, 그들을 위한 구원의 영도자를 고난으로 완전하게 만드신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이런 죽음의 고난을 통하여 ‘영광과 존귀의 관을 쓰신’ 우리 구원의 영도자이신 파스카의 예수님이야 말로 참권위의 원천임을 봅니다. 하느님과 깊이 일치함으로 하느님으로부터 기원하는 권위입니다. 


참권위의 예수님만 관상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우리 모두 각자 존엄한 품위의 권위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진정한 권위는 밖의 소유가 아닌 안의 하느님 존재로부터 기원합니다. 참 권위의 예수님을 닮아갈수록 존엄한 품위의 권위있는 사람이 됩니다. 더러운 영에 시달리지 않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안의 모든 잡다한 더러운 영들을 말끔히 퇴출시켜 주시고, 우리 모두 각자에 알맞은 권위를 선물하십니다. 하여 서로의 권위을 존중하며, ‘권위있는 가톨릭교회’의 ‘권위있는 가톨릭신자’가 되어 살게 하십니다.


“주님, 당신 얼굴 이 종에게 비추시고, 당신 자애로 저를 구하소서.”(시편31,1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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