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3.3. 사순 제3주간 목요일                                                                               예레7,23-28 루카11,14-23


                                                           “내 말을 들어라(Listen to my voice)”

                                                                      -예수님파냐 사탄파냐?-


하느님의 말씀은 시공을 초월하여 영원한 현재성을 지닙니다. 그대로 오늘의 우리를 향해 하시는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어떻게 이 말씀을 우리 삶에 적용할까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얼마나 주님의 말씀을 주의 깊게 듣고 있는지요? 우리는 매일의 상황에서 얼마나 분명히 하느님의 현존을 식별할 수 있는지요? 우리는 공동체안에서 어떤 영향력과 힘을 행사할 수 있는지요? 더 큰 일치인가요 혹은 분열인가요? 오늘 주님은 예레미야를 통해 말씀하십니다.


“내 말을 들어라. 나는 너희의 하느님이 되고 너희는 내 백성이 될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길만 온전히 걸어라. 그러면 너희가 잘 될 것이다.”


영어로 하면 ‘들어라Listen’로 시작됩니다. 구약의 예언자들은 물론 베네딕도의 긴 규칙도 ‘들어라’로 시작됩니다. 물론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영성생활은 들음에서 시작됩니다. 들음에서 응답의 기도요 소통이 이루어집니다. 잘 듣기 위한 침묵이요 잘 들어야 순종과 겸손이 뒤따릅니다. 주님의 말씀을 들어야 내외적 일치의 삶입니다. 그러나 예레미야 시대나 오늘이나 사람들의 반응은 비슷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순종하지도 귀를 기울이지도 않고, 제멋대로 사악한 마음을 따라 고집스럽게 걸었다. 그들은 앞이 아니라 뒤를 향하였다.”


오늘날의 인간 현실이 아닙니까? 제대로 하느님의 말씀을 귀기울여 들어야 편견, 선입견, 고정관념의 고질병도 치유되어 자유로워지는데 제대로 듣지 못하니 제멋대로 사악한 마음을 따라 고집스럽게 자기 길을 걸어갑니다. 완전히 주님을 떠난 내외적 분열의 삶입니다. 


주님을 따라 앞이 아니라 자기 뜻을 따라 뒤를 향합니다. 열심히 살았지만 눈먼 열심히라 결국은 뒤로 향했고 주님과 점점 멀어진 현실입니다. 오늘 예레미야의 말씀은 그대로 오늘날 사람들의 현실같습니다.


“그들의 입술에서 진실이 사라지고 끊겼다.”


진실은 생명입니다. 진실이 사라지고 끊겼다면 이건 사람이 아니라 사탄이요, 죽은 삶입니다. 예전 들었던 강론중 생각나는 내용이 있습니다. 예수님 깃발 아래 한창 싸우다 보니 사탄의 깃발아래 있었다는 웃지 못할 내용입니다. 예수님 깃발 아래에서의 시작은 창대했는데 주님의 말씀을 귀기울이지 않고 살다보니 어느새 사탄의 편에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영적전쟁중 자주 예수님의 깃발 아래 있는지 확인해 보라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둘중 하나입니다.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의 둘중 하나도 아니고, 예수님파와 사탄파 둘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적대자들의 모습은 오늘날도 그대로 재현됩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아낸다고 하고 예수님께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보여달라고 합니다. 완전히 예수님 반대편에 있는, 사탄파에 속한 사람들입니다. 우리에게 중립은 없습니다. 예수님파 아니면 사탄파입니다. 늘 하느님의 말씀에 열려있지 않아 선입견이나 편견에 사로잡혀 자기 뜻대로 살면 본의 아니게 사탄파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하느님의 힘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라면 하느님의 나라는 이미 우리에게 와있는 것입니다. 이미 예수님파가 되어 예수님과 함께 있기에 마귀가 우리를 손대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를 온전히 실감할 수 있는 시간이 주님과 일치를 이루는 이 거룩한 미사시간입니다. 복음의 비유에서 보다시피 가장 힘센 분인 예수님과 함께 있을 때 안전합니다. 


예수님과 함께 예수님파가 되어 살아갈 때 건강과 행복이요 안정과 평화입니다. 늘 하느님의 말씀에 귀기울이며 편견이 아닌 하느님의 뜻을 따르게 됩니다. 오늘 복음의 결론같은 예수님 말씀도 예수님 편에 설 것인지 사탄편에 설 것인지 우리의 선택을 촉구합니다.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버리는 자다.”


주님 편에 서서 모아들이는 ‘일치의 삶’을 살 것이지 주님 반대편의 사탄편에 서서 흩어버리는 분열의 삶을 살 것인지 선택하라는 것입니다. ‘주님과 함께’의 삶보다 더 좋은 삶은 없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주님의 말씀 뒤엔 꼭 ‘내가 너와 함께 있다’란 말이 뒤따릅니다. 마태복음 마지막 말씀도 생각납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우리는 좌파도 우파도, 진보파와 보수파도 아닌 예수님파입니다. 이 두파를 아우루고 화해시킬 수 있는 것은 예수님파뿐입니다. 그러니 늘 예수님 깃발 아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된다합니다. 끊임없이 예수님 깃발을 확인하지 않으면, 하느님의 말씀에 귀기울이지 않으면, 사탄과 싸우다 사탄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편견과 그릇된 생각을 치유해주시고 당신과 일치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오늘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시편95,7ㄹ과 8ㄴ).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44 평상심平常心의 믿음-2016.8.1. 월요일 성 알퐁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주교 학자(1696-1787)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08.01 457
3343 벽(壁)이 변하여 문(門)으로-2015.4.27. 부활 제4주간 월요일(인보성체수도회 피정지도 7일째)- 프란치스코 2015.04.27 456
3342 봉헌생활의 축복 -“제 눈이 주님의 구원을 보았습니다.”-2016.2.2. 화요일 주님 봉헌 축일 프란치스코 2016.02.02 455
3341 하느님 안에 정주한 이들 -내적부요의 자유인-2015.11.23. 연중 제34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5.11.23 455
3340 희망과 기쁨의 표지-성모 마리아-2015.8.15. 토요일 성모 승천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5.08.15 454
3339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사람들-2015.4.8. 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5.04.08 452
3338 복음 선포의 사명-축제 인생-2015.4.25. 토요일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인보성체수도회 피정지도 5일째) 프란치스코 2015.04.25 450
3337 봉헌의 축복: 2015.2.2. 월요일(뉴튼수도원 84일째) 주님 봉헌 축일 프란치스코 2015.02.02 450
3336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인생 항해(航海)-2015.4.18. 부활 제2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5.04.18 449
3335 하느님의 나라 -기다림(望), 내맡김(信), 보살핌(愛)-2015.6.14. 연중 제11주일 프란치스코 2015.06.14 448
3334 피에타의 성모님-2015.9.15. 화요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5.09.15 446
3333 성령의 사람-2015.12.26. 토요일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프란치스코 2015.12.26 444
3332 나눔의 기쁨:2015.1.26. 월요일(뉴튼수도원 77일째)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5.01.26 443
3331 매일이 첫날이자 새날이다-2016.1.1.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세계 평화의 날) 프란치스코 2016.01.01 438
3330 삶은 선택이다-2015.8.23. 연중 제21주일 여호24,1-2ㄱ.15-17.18ㄴㄷ 에페5,21-32 요한6,60-69 프란치스코 2015.08.23 438
3329 사도들의 사도 -마리아 막달레나-2016.7.22. 금요일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프란치스코 2016.07.22 437
3328 예수님을 등에 업고 2000리를 걸어간 사나이 -주님과의 우정-2015.3.27. 사순 제5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5.03.27 437
3327 왜 우리는 미사(성체성사)를 봉헌하는가? -하느님 자랑-2017.6.18. 주일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2 프란치스코 2017.06.18 436
3326 사랑 예찬 -함께하는 사랑, 사랑의 기적- 2015.2.13. 연중 제5주간 금요일(성모영보수녀원 피정9일째) 프란치스코 2015.02.13 436
3325 내 얼굴-2015.5.1. 부활 제4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5.05.01 43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