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23. 대림 제3주간 토요일                                                                             말라3,1-4.23-24 루카1,57-66



삼감三感 가득한 하루의 순례여정

-주님의 길을 닦으십시오-



어제 하루 제 생애 처음으로 감탄사와 탄식, 신음을 가장 많이 토해낸 감동 가득한 하루 였고, 대림 특강 차 제주도 모슬포 성당에 초대해 주신 주님께 참으로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말그대로 감동感動, 감탄感歎, 감사感謝의 ‘삼감三感의 하루’였습니다. 생각해 보니 성탄을 앞두고 주님의 길을 잘 닦은 2박3일의 모슬포 여정이었음을 깨닫습니다. 무엇보다 본당 신부님(이원희 사도요한)의 혼신의 힘을 다한 환대가 이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마지막 어제 하루가 절정이었습니다. 하루의 일정을 요약 소개합니다. 수녀원에서 아침식사후 본당 신부님은 모슬포 성당 관할 구역내에 있는 김정희 추사 유배지로 안내해 주었고 이어 부근의 성녀 정난주 마리아(황사영 순교자 아내)의 묘소가 있는 성지로 안내했습니다. 김정희 추사의 유배지의 기념관에서 추사의 삶과 활동, 작품을 보며 얼마나 감탄사를 발했는지 모릅니다.


인간의 본질은 광야임을 깨닫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삶의 본질은 광야이며 바로 거기 그 자리에서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며 하늘나라를 살아야 한다는 깨달음이었습니다. 문득 떠오른 '광야를 사랑하라.'는 자작시입니다.


-“광야를 사랑하라/광야의 침묵과 고독을 사랑하라

외로워하지 마라/쓸쓸해하지 마라

그 어디나 광야이다/삶의 본질은 광야이다

하느님을 만나야 할

하느님과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야할

하늘 나라 낙원樂園/바로 그 이름 광야이다.”-


야같은 유배지에서 동네 아이들을 가르치고 주변 선비들과 교류하며 무려9년의 유배생활 동안의 척박한 환경중에서도 최선을 다한 추사 김정희의 감동적 생애에서 참 많이 배웠습니다. 


정난주 마리아의 생애 역시 감동이었습니다. 1801년 유배되어 관비官奴로 있으면서 1838년 타계할 때까지 무려 37년 동안 ‘서울 아주머니’란 호칭과 더불어 존경을 한몸에 받으며 신앙의 증인으로 최선을 다한 삶이었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비극적인 한많은 삶이었겠는지요! 온전히 하느님께 희망을 둔, 상상을 초월한 고통을 신앙으로 승화한 참 거룩한 삶이었음을 통절히 깨달았습니다.


엠마오 연수원, 이시돌 목장, 글라라 수녀원에 이어 방문한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 일행이 표류중 표착한 용수성지 역시 감동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제주교구에서 성지관리에 치밀한 정성을 다한 자취가 감동이었습니다. 정난주 마리아 성지는 물론 용수성지에서 역시 참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용수성지 기념관에서는 제주 천주교회사의 역사를 한눈에 일람하며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어제 하루 여정중 절정은 4.3평화기념관이었습니다. 여기서는 얼마나 많은 신음과 탄식을 쏟아내며 아픔을 느꼈는지 모릅니다. 제주도는 물론 한국의 근현대사를 공부한 느낌이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우리 역사를 많이 모르고 산 자신의 삶이 참 부끄러웠습니다. 무엇보다 광대한 지역에 아름답게 디자인된 4.3평화 기념 공원과 기념관에 쏟은 사람들의 정성은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시간되면 며칠은 머물며 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말 그대로 하루 온통 주님의 길을 닦은 느낌이었습니다. 오후 3시 비행기로 제주공항을 이륙하여 김포공항에 도착한 후 수도원에 도착하니 오후 7시40분이었습니다. 이어 공동체 수도형제들의 환대를 받으며 원장의 강복을 받고 7시45분 끝기도에 참석후 주님의 길을 잘 닦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미사를 봉헌한후 9시에 잠들었다가 새벽 2시에 일어나 쓰는 강론입니다. 


참 감사한 모슬포 성당 방문 여정이었고 주님 성탄을 앞두고 주님의 길을 참 잘 닦은 것 같아 감사하는 마음 가득합니다. 대림 특강 주제대로 ‘하늘길 여정중의 삶’에 두고 두고 효험을 발휘할 평생 영적 보약을 섭취한 기분이었습니다. 흡사 세례자 요한은 물론 저를 통해서도 말라키 예언이 실현된 느낌이었습니다.


“보라, 내가 나의 사자를 보내니, 그가 내 앞에서 길을 닦으리라. 너희가 찾던 주님, 그가 홀연히 자기 성전으로 오리라.”


초대교회 신자들은 세례자 요한을 주님에 앞서 그분의 길을 닦으라고 미리 보낸 엘리야의 재림으로 믿었고 저 또한 성탄에 앞서 세례자 요한처럼 모슬포 본당신부님과 함께 주님의 길을 잘 닦은 기분이었습니다. 


주님 오실 날이 임박했습니다. 남은 동안 주님의 길을 잘 닦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즈카르야는 세례자 요한이 탄생하자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 판에 쓰는 순간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 말을 하기 시작하였고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벙어리가 되어 침묵피정중에 주님의 길을 닦다가 마침내 하느님을 찬미함으로 주님의 길을 닦는 사명을 완수합니다. 그가 닦은 길로 세례자 요한이 왔고 이어 그길로 우리 구원자 예수님이 오시게 되었습니다.


나름대로 주님의 길을 닦아야 합니다. 똑같은 주님께서 각자 닦은 길을 통해 오십니다. 아무쪼록 오시는 주님을 잘 마중 나가 환대할 수 있도록 마지막 마무리를 잘 하시기 바랍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 마지막 주님의 길을 잘 닦을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12월23일 마지막 저녁성무일도 ‘마리아의 노래’ 감동적 ‘O후렴’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오! 임마누엘 우리의 임금이시요, 입법자이시며 만민이 갈망하는 이요, 구속자이시니 오시어 우리를 구원하소서. 우리 주 하느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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