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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3.27. 성주간 화요일                                                                                 이사49,1-6 요한13,21ㄴ-33.36-38



역사는 현재現在다

-하느님은 조화調和이시다-



‘역사는 현재다’, 어제 읽은 글귀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분은 조화이시다(Ipse harmonia est)’, 란 어느 교부의 말씀도 생각납니다. 두 말마디를 그대로 강론 주제로 택했습니다. ‘역사는 현재다’, 말마디를 바꾸어 ‘하느님은 현재다’라 해도 무방하겠습니다. 역사도 하느님도 초점은 오늘 여기 지금 현재에 있음을 봅니다. 역사는 하느님의 무대입니다. 끊임없이 역사로부터, 하느님으로부터 겸허한 마음으로 배워야 오늘의 현재를 제대로 살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조화이십니다. 현재를 보되 균형을 잃지 않고 전체를 보는 참으로 조화로운 안목이 필요합니다. 한쪽 문이 닫혀 있으면 한쪽 문은 열려있는 법입니다. 절망은 없습니다. 오늘 주님의 종, 예수님의 모습이 바로 그 모범입니다. 어제 복음의 주인공 마리아와 오늘 복음의 두 제자인 유다, 베드로가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어제 마리아의 크나큰 진정성 가득한 사랑이 예수님께 큰 위로를 준 반면, 오늘 유다와 베드로의 배반은 예수님께 큰 환멸을 안겨줍니다.


이에 대한 예수님의 균형잡힌 지혜로운 안목이 조화를 이룹니다. 하느님은 조화이십니다. 하느님의 조화로운 시야를 지니신 예수님은 어느 한쪽의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마리아와 유다와 베드로 전부를 보십니다.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과 연민을 지니셨음이 분명합니다. 배신자 유다나 베드로에 대한 환멸에 머물지 않고 그 넘어 하느님의 섭리를 읽은 예수님의 깊고도 넓은 시야입니다.


“이제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되었고, 또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하느님께서도 영광스럽게 되었다.”


사탄의 유혹에 떨어진 유다가 밤의 어둠속에 사라지자 마자 이어지는 예수님의 고백은 마치 예수님 어둔 마음을 환히 밝힌 빛의 체험처럼 느껴집니다. 이미 부활의 영광을 내다보는 예수님이십니다. 오늘 이사야서는 주님의 종의 두 번째 노래입니다. 예나 이제나 교회는 이사야서의 주님의 종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봅니다.


“너는 나의 종이다. 이스라엘아, 너에게서 나의 영광이 드러나리라.” 


바로 이 말씀에서 예수님은 자신의 신원을 확인하셨음이 분명합니다. 예수님뿐 아니라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의 신원이기도 합니다. 제가 자주 고백성사중 처방전 말씀으로 써드리는 성구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늘 이런 빛나는 신원의식속에 살 수는 없는 법입니다. 다음 주님의 종의 탄식은 유다와 베드로의 배신에 대해 예수님의 심중을 대변하는듯 합니다.


“나는 쓸데없이 고생만 하였다. 허무하고 허망한 것에 내 힘을 다 써버렸다.”


아무리 최선을 다한 삶이라도 삶의 허무가 물밀 듯 밀려올 때가 있는 법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일에 최선을 다한 주님의 종이었다면 곧장 믿음의 탄력을 회복합니다. 다시 균형을 찾아 조화로운 안목을 회복하는 주님의 종은 그대로 예수님의 면모이자 우리의 면모입니다. 새삼 절망은 없음을 깨닫습니다. 악의 평범성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절망적 상황에서도 곧장 믿음의 빛으로 나가야 합니다. 하느님 믿음의 끈을 놓쳐선 안됩니다.


“그러나 내 권리는 나의 주님께 있고, 내 보상은 나의 하느님께 있다. 그분께서는 나를 모태에서부터 당신 종으로 빚어 만드셨다. 나는 주님의 눈에 소중하게 여겨졌고, 나의 하느님께서 나의 힘이 되어 주셨다. 그분께서 말씀하신다. 나의 구원의 땅끝까지 다다르도록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문장의 주어는 ‘그분께서’의 하느님이십니다. 주님의 종은 온전히 하느님 섭리의 도구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의 경우도 똑같습니다. 하느님만이 우리 삶의 의미입니다. 하느님만이 우리의 현재요 미래요 희망이십니다. 우리 믿는 이들의 삶의 문장의 주어 역시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께서 불러 주셨기에 오늘 지금 여기 이 자리에 살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하느님은 당신 최선, 최상의 방법으로 오늘 지금 여기까지 우리를 인도해 주셨습니다.


그러니 오늘 지금 여기서 현재를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느님은 현재이십니다. 역사는 현재입니다. 현재도 여전히 반복되는 역사입니다. 역사를 필히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있습니다. 어제 복음의 마리아, 오늘 복음의 배신자 유다와 베드로 역시 우리 모두의 가능성이자 우리가 만나고 있는 현실입니다.


참으로 균형잡힌 전체를 보는 조화로운 안목이 절실합니다. 이래야 절망하거나 비관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하느님을 내 삶의 문장의 주어로 하여 내 삶의 성경책을 렉시오 디비나 하는 것입니다. 바로 하느님을 내 삶의 중심에 놓고 하느님의 눈으로 보는 것입니다. 바로 화답송 후렴 시편의 고백은 내 고백이 됩니다.


“주님, 제 입은 당신 구원의 행적을 이야기하리이다.”(시편71,15ㄴㄷ).


하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 길은 하느님 찬양과 감사뿐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균형잡힌 조화로운 안목을 지닐 수 있는 길도 하느님 찬양과 감사뿐입니다. 우리의 어둠을 빛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죽음을 생명으로 바꾸는 길 역시 끊임없는 하느님 찬양과 감사뿐입니다.


역사는 현재입니다. 하느님도 현재이십니다. 또 하느님은 조화이십니다. 하느님 찬양과 감사가 답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가 답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 현재를 살게 하고 주님을 만나게 하는 하느님 찬양과 감사의 미사은총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에게 균형잡힌 조화로운 안목을 선물하시며 참 이스라엘인들인 우리 믿는 모두를 격려하십니다.


“너는 나의 종이다. 이스라엘아, 너에게서 나의 영광이 빛나리라.”(이사49,3). 아멘.


  • ?
    안젤로 2018.03.27 07:48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는 나의 종이다. 안젤로아, 너에게서 나의 영광이 빛나리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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