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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8. 토요일 김 오순 글라라(1942-2016) 장례미사    

                                                                                                         욥기19,1.23-27 요한6,37-40

                                                                                                         일시;2016.10.8. 오전10시 

                                                                                                         장소; 의정부교구 별내성당


                                                                              영원한 삶


오늘 우리는 기도의 계절 가을, 묵주기도 성월에 가을의 들꽃처럼 참으로 소박하고 아름답게 살다가 하늘 나라에 가신 김오순 글라라 자매님의 장례미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슬픔의 장례미사가 아니라 흡사 기쁨의 하늘 나라 축제처럼 느껴지는 장례미사입니다. 


참으로 아름답게 사셨던 김오순 글라라 자매님 때문입니다. 어제 강론 부탁을 했던 자매님의 큰 따님 이 안나 수녀님의 기쁨 가득한 음성을 통해서도 자매님의 선종을 직감했습니다. 아름다운 삶에 아름다운 죽음입니다. 사실 아름답고 거룩한 죽음보다 남은 이웃에게 위로와 힘이 되는 좋은 선물은 없습니다. 오늘 제1독서 욥의 고백은 흡사 병고로 고통을 겪을 때 김 글라라 자매님의 말처럼 생각됩니다.


“아, 제발 누가 나의 이야기를 적어 두었으면! 제발 누가 비석에다 기록해 주었으면! 철필과 납으로 바위에다 영원히 새겨 주었으면!”


바로 이수철 프란치스코 수도사제인 제가 글라라 자매를 대신하여 이 장례미사를 통해 참석하신 여러분들의 마음 바위판에다 철필과 납으로 새기는 마음으로 강론을 합니다. 그러고 보니 하느님께서는 글라라 자매를 위한 장례미사강론을 프란치스코 신부에게 미리 예비해 두셨던 듯합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글라라 자매를 본 것은 지난 주일 오후 수도형제들과 병자성사를 드리기 위해 성 바오로 병원 호스피스 병동을 방문했던 때입니다. 참으로 그윽한 눈길로 수사님들을 바라보던 모습을 잊지 못합니다. 참으로 평화롭고 단순한 본래의 모습 그대로 글라라 성녀를 닮은 듯 했습니다. 


청순한 소녀같은 얼굴이요 눈길이었습니다. ‘어린이와 같이 되지 않으면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는 주님의 말씀이 즉각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어린이와 같은 가난과 순수로 빛나는 얼굴이었습니다.


더불어 잊지 못할 일은 1년여 이상 글라라 자매님의 병고 중 늘 함께했던 큰 따님 이 안나 수녀님입니다. 말 그대로 하느님이 친히 보내 주신 글라라 자매님의 수호천사가 이 안나 수녀님이었습니다. 효성 지극한 한결같은 마음으로 마지막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글라라 어머니와 함께 했던 수호천사 안나 수녀님이었습니다. 


그러했기에 수녀님의 음성도 표정도 그리 맑고 밝았습니다. 이미 사시는 동안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 영원한 삶을 사셨던 글라라 자매임이었습니다. 이에 대한 생생한 증거가 바로 하느님의 집인 수도원에 살고 있는 수도형제들입니다. 


누구보다 하느님의 집인 수도원을 사랑했고 수도형제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글라라 자매님이었습니다. 돌아가시고 나니 선명히 떠오르는 굽이굽이 아름답고 그리운 자매님의 발자취입니다. 수도원 30년 역사와 함께한 글라라 자매님의 후반부 인생이었습니다. 


고故 김마인라도 수사님의 조카딸로서 역시 수사님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글라라 자매님이셨습니다. 사랑하는 하느님과 가까이 사시고자 몇 년 전 수도원 인근의 별내 신도시로 이사하셨고, 장례미사 역시 이렇게 별내성당에서 거행하게 되었습니다. 


자매님의 큰 아드님인 이정훈 토마스 아퀴나스 형제도, 지금부터 2년전 2014년6월8일 성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성전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수도형제들의 축하를 받으며 제가 혼인미사를 집전했고 강론을 했습니다. 마침내 오늘 장례미사중 역시 강론을 제가 하게 되었으니 바로 이것이 글라라 자매님이 얼마나 하느님의 사랑을 많이 받았는가에 대한 명백한 증거입니다.


글라라 자매님은 참으로 인정이 많았고 붙임성과 친화력이 좋았던 분입니다. 또 가난하고 겸손했으며 신심도 깊었습니다. 수도형제들에 대한 사랑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습니다. 수십년동안 추석, 설날 등 명절 때 마다 나물을 해다 주셨으며 그 중 무나물의 진미를 모르는 수사님들은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아름답게 사셨으니 글라라 자매님의 장례미사가 축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추억들을 우리에게 선물로 가득 남기고 가신 참 좋은 글라라 자매님이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내 아버지의 뜻은, 또 아들을 보고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 나는 마지막 날에 그들을 살릴 것이다.”


아니 이미 생전에 아드님 안에서 영원한 삶을 사신 글라라 자매님이기에 주님은 마지막 날 글라라 자매를 살리실 것은 더욱 분명합니다. 안나 수녀님이 전해 준 글라라 자매님의 마지막 유언으로 강론을 마칠까 합니다.


“너희들은 모두 주님 안에서 한 가족이다.”

가족을 모두 모아 당신 손을 잡게 하신 후 유언입니다.

“모두를 다 쓰고, 다 주고 떠나라.”

두 번째 유언입니다. 


마지막 까지 온전히 모두를 다 나눠 주는 봉헌의 삶을 사시며 하늘에 보물을 쌓았던 글라자 자매님이었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장례미사 은총으로 글라라 자매님을 당신 나라에 받아들이시고, 남은 우리 모두에게는 한량없는 위로와 평화를 선물하십니다. 


“주님, 김글라라 자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비추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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