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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3.16.사순 제4주간 화요일                                                           에제47,1-9.12 요한5,1-16

 

 

 

강江같은 삶

-치유와 생명의 강江-

 

 

 

기후위기의 징후가 곳곳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코로나와 더불어 요즘은 미세먼지가 극성입니다. 하나뿐인 지구가 중병을 앓고 있다는 징후들입니다. 작년도 유례없이 무려 2달여의 긴 장마기간이었습니다. 장마 덕분에 맑게 흐르는 시냇물과 더불어 물오리를 보고자 거의 매일 아침, 점심 식사후 동요를 부르며 시냇가를 걸었던 작년 여름이었습니다. 

 

물이 없으면 살 수 없습니다. 말그대로 생명의 물입니다. 끊임없이 샘솟는 우물이나 호수, 끊임없이 맑게 흐르는 시냇물이나 강물을 보면 시간가는 줄을 모릅니다. 아마 이런 장면을 좋아하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아주 예전에는 시골 어디나 곳곳에 맑게 흐르는 시냇물들에, 맑게 샘솟는 옹달샘, 우물들이었는데 오늘날은 거의 보기가 힘듭니다.

 

꼭 하늘 비가 내려야만 맑게 흐르는 시냇물인가, 비오지 않고 가물어도 늘 한결같이 맑게 샘솟는 우물같은 삶, 늘 한결같이 맑게 흐르는 시냇물 같은, 강같은 삶이면 얼마나 좋겠나 하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바로 이런 소망이 담긴 다음 고백같은 시입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끊임없이 하느님 바다를 향해

맑게 흐르는 강이 되어 살았습니다.

때로는 좁은 폭으로 또 넓은 폭으로

때로는 완만하게 또 격류로 흐르기도 하면서

결코 끊어지지 않고 

계속 맑게 흐르는 하느님 생명과 사랑의 강이 되어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이런 관점에서 오늘 말씀을 대하면 이해가 확연해 집니다. 오늘 제1독서 에제키엘서 말씀도, 복음도 참 아름답습니다. 성전에서 샘솟아 세상 곳곳에로 흘러가며 만물을 치유하고 살리는 생명수의 강이 바로 예수님이심을,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임을 깨닫습니다. 더불어 주님의 생명수의 강이 되어 세상에 파견되는 우리들임을 깨닫습니다. 

 

생명수의 강은 이미 창세기 에덴 동산 이야기에서 나옵니다. ‘강 하나가 에덴에서 흘러나와 동산을 적시고 그곳에서 갈라져 네 줄기를 이루었다.’(창세2,9), 그런가 하면 오늘 화답송 시편중 강물에 대한 묘사도 참 아름답습니다. 마치 에제키엘서의 성전에서 샘솟아 흐르는 생명수의 강을 연상케 합니다.

 

“강물이 줄기줄기 하느님의 도성을, 지극히 높으신 분의 거룩한 거처를 즐겁게 하네. 하느님이 그 안에 계시니 흔들리지 않네. 하느님이 동틀녘에 구해 주시네.”

 

창세기 저자의 꿈은 에제키엘에게서 활짝 피어나고 묵시록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그 천사는 또 수정처럼 빛나는 생명수의 강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 강은 하느님과 어린양의 어좌에서 나와 도성의 거리 한 가운데를 흐르고 있었습니다. 강 이쪽 저쪽에는 열두 번 열매를 맺는 생명나무가 있어 다달이 열매를 내놓습니다. 그리고 그 나뭇잎은 민족들을 치료하는데에 쓰입니다.”(묵시22,1-2)

 

흡사 미사은총을 상징하는 듯 싶습니다. 에제키엘서의 마지막 대목과 그대로 일치됩니다.

 

“이렇게 이 강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 이 강가 이쪽저쪽에는 온갖 과일나무가 자라는데, 잎도 시들지 않으며 과일도 끊이지 않고 다달이 새 과일을 내놓는다. 이 물이 성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 과일은 양식이 되고 잎은 약이 된다.”

 

창세기의 저자나, 에제키엘 예언자, 묵시록의 저자, 모두가 하느님 꿈의 사람들이자 사랑의 시인이자 신비가였음을 봅니다. 이런 하느님의 꿈을 완전히 실현한 분이 파스카의 예수님이십니다. 하느님의 꿈은 요한복음의 생명의 빵이자 생명수의 강인 예수님에게서 완전히 실현됨을 봅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고,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요한6.35)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 와서 마셔라. 나를 믿는 사람은 성경 말씀대로 생수의 강들이 흘러나올 것이다.”(요한7,37-38).

 

참으로 치유와 생수의 강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모시는 파스카의 예수님뿐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세 번째 창조의 표징, 생명의 표징에 속합니다. 벳자타 못가에서 한량없이 기다리던 38년 동안 중풍병을 앓던 이가 진짜 치유와 생명의 못 벳자타 못인 예수님을 만나 치유되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장면입니다. 

 

눈만 열리면 오늘 지금 바로 여기가 파스카의 예수님 계신 치유와 생명의 벳자타 못임을 깨닫습니다. 생명의 예수님을 만남으로 운명의 질곡에서 벗어나 치유 구원된 중풍병자입니다. 예수님의 분별의 잣대는 안식일법이 아니라 중풍병자의 절박한 현실이었습니다. 

 

“건강해지고 싶으냐?”

중풍병자의 갈망을 직시하신 주님은 이어 치유를 선언하십니다.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

이어 더 이상 죄를 짓지 말 것을 권하는 예수님이십니다.

“자, 너는 건강하게 되었다. 더 나쁜 일이 너에게 일어나지 않도록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

 

죄스런 삶을 포기할 때 육신과 영혼의 완전한 조화에 온전한 건강임을 깨닫습니다. 결코 중풍병자가 죄를 지었기에 중풍병을 초래했다는 것을 함축하는 말씀이 아니라, 육신의 건강은 영혼의 건강에 직결된다는 것을 말씀하는 것이 주님의 의도입니다. 죄를 지어 영혼과 마음에 손상을 주면 알게 모르게 육신도 손상을 입는 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평생성사인 고백성사와 성체성사가 영육의 전인적 온전한 건강에 얼마나 결정적인지 깨닫습니다. 

 

참 망각의 동물이 사람인 듯 합니다.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는 주님의 권고를 까맣게 잊고 예수님을 유다인들에게 밀고한 배은망덕한 치유받은 중풍병자요 이어지는 예수님께 대한 유다인들의 박해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치유받은 우리 모두를 당신 치유와 생명수의 강으로 메마른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죽음의 세상에 생명의 강으로, 절망의 세상에 희망의 강으로, 어둠의 세상에 빛의 강으로, 바로 주님 파스카의 강으로 파견하시어 하늘 나라 꿈을 실현하며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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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1.03.16 08:45
    "사랑하는 주님, 저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일어나는
    교우들과의 대화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기보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이해하면서 십자가에 계신 주님의 뜻을 생각하고 찾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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