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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22.화요일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1베드5,1-4 마태16,13-19

 

 

착한 목자 영성

-배움과 섬김의 여정-

 

 

오늘은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다시피 예수 그리스도께서 베드로 사도를 선택하시어 당신의 지상 대리자로 삼으신 것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원래 고대 로마에서 2월22일은 가족 중에 죽은 이들을 기억하는 날이었는데, 그리스도인들은 죽은 이를 기억하는 관습에 따라 4세기 무렵부터 이날 베드로와 바오로 무덤을 참배하였습니다. 

 

이후 6월29일 베드로와 바오로 축일이 새로 정해지면서 2월22일은 베드로 사도를 교회의 최고 목자로 공경하는 축일로 남게 되었으며, 특히 오늘은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시기 막중한 중책을 맡아 분투의 노력을 다하는 그의 후계자 프란치스코 교황을 위해 기도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교황님의 간절하고 감동적인 삶을 통해 참많은 것을 보고 배웁니다. 교황님께서 우리에게 자주 부탁하시는 “여러분, 저를 위하여 기도하여 주십시오.” 말씀도 생각납니다. 본격적 강론에 앞서 몇가지 나누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1.“예수는 진리 이전에 기쁨으로 항상 우리 곁에 있다.”

'예수평전(김근수저)' 서문 맨 끝에 나오는 참 멋진 말마디입니다. 기쁨으로 늘 우리 곁에 계신 예수님이야 말로 우리가 보고 배울 평생 도반이자 스승인 영원한 롤모델입니다.

 

2.“본것들은 많은데 말할 것이 없다.”

제주도 성지순례에 다녀온 저에게 인상적인 것이 뭐였느냐에 대한 수도형제에 대한 답변입니다.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수한 감동들이라 딱잡아 말할 수 없었습니다. 정말 감동과 놀라움, 신비로움으로 가득한 보물섬 제주도는 평생 품고 살게 될 것 같습니다. 제주도뿐만 아니라 우리 삶도 눈만 열리면 감동과 놀라움, 신비로움으로 가득해 참으로 보고 배우고 배워도 끝이 없는 보물섬같을 것입니다.

 

3.“간절한 쪽이 이긴다.”

요즘 자주 회자되는 말마디입니다. 영적 삶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진리입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지성이면 감천이다’, 모두가 간절함의 표현입니다. 주님의 전사, 주님의 학인, 주님의 형제로서 우리의 삶은 참으로 간절해야 합니다. 기도도 공부도 수행도 믿음도 희망도 사랑도 참으로 간절하고 한결같아야 영적 승리의 삶입니다. 사막교부들은 물론 성인들의 삶이 참 간절했습니다. 간절함에서 끊임없이 샘솟는 주님께 대한 갈망이요 그리움입니다. 

 

4.안토니오 사막교부에 대한 일화입니다. 매년 세 제자들이 스승 안토니오 압바를 찾아 각자의 삶을 보고 하는데 한 제자만 언제나 압바의 얼굴만 물끄러미 바라보며 침묵할뿐 한마디도 말을 하지 않기에 오랜 기간이 지난후 마침내 안토니오 압바가 그 사유를 물었을 때 그 제자의 답입니다.

 

“저에게는 사부님인 당신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It is enough for me to see you, Father).”

 

침묵중에 스승 안토니오 압바를 보고 배움으로 충분하다는 제자의 진솔한 고백이 참 아름답습니다. 때로 말보다는 침묵으로부터 우리는 더 많은 것을 깊이 배우기도 합니다.

 

위 예화에 모두 해당되는 분이 우리의 영원한 스승이자 주님인 예수님입니다. 오늘 제1독서와 복음의 주인공은 예수님의 수제자 베드로입니다. 예수님께 부르심을 받은 이후 예수님곁에서 참 많이도 보고 배웠을 베드로 사도의 말씀이라 더욱 공감이 갑니다. 오늘 화답송 시편도 그대로 착한목자 하느님을 닮은 예수님을 지칭합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착한 목자 예수님으로부터 무엇을 배웁니까? 오늘 베드로 1서의 베드로 사도의 말씀은 비단 주교들이나 사제들인 사목자들뿐 아니라 착한 목자 영성을 살려는 우리 모두에게도 큰 도움이 됩니다. 

 

“하느님의 양떼를 잘 치십시오. 그들을 돌보되 억지로 하지 말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자진해서 하십시오. 부정한 이익을 탐내지 말고 열성으로 하십시오. 여러분에게 맡겨진 이들을 위에서 지배하려고 하지 말고, 양떼의 모범이 되십시오.”

 

‘하느님의 양떼를 잘 치십시오.’라는 대목에서는 예수님과 베드로의 요한복음(21,15-19)의 대화 내용이 생각납니다. 예수님의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는 물음에 사랑한다고 대답한 베드로에게 주님은 “내 양들을 돌보아라.”고 세 번 연거푸 간곡히 당부합니다. 그러니 참으로 주님을 사랑한다면 베드로의 권고 말씀을 지켜야 할 것이며, 이런 이들에게 베드로는 으뜸 목자 예수님께서 나타나실 때, 시들지 않는 영광의 화관을 받을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베드로의 가르침은 얼마나 일목요연하고 명쾌한지요. 한 마디로 착한 목자 예수님을 닮아 섬기는 목자가 되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 참 잘 보고 배운 베드로입니다. 명불허전名不虛傳, 오늘 복음에서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고백한후 예수님께 극찬을 받은 수제자 베드로 사도답습니다. 한마디로 주님을 닮아 겸손한 사랑의 섬기는 목자가 되라는 것이며 믿는 이들 모두가 겸손한 섬김의 사랑으로 형제들을 대하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예수님을 잘 보고 배울 때 비로소 섬김의 리더쉽, 섬김의 직무, 섬김의 권위, 섬김의 모범, 섬김의 형제애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것이 복음의 핵심입니다. 그러니 깊이 들여다 보면 믿는 이들은 모두 섬김의 일,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이후 보다시피 그리스도 예수님께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께 대한 오해로 주님의 수난을 만류하다 사탄이라 호된 질책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파스카의 주님께 대한 이해와 신뢰, 사랑도 날로 깊어졌기에 오늘 이런 권고가 가능했음을 봅니다. 

 

새삼 평생 배움의 여정, 섬김의 여정에 충실했던 착한 목자 베드로 사도임을 깨닫습니다. 우리의 사부 성 베네딕도는 당신의 수도공동체를 주님을 섬기는 배움터라 정의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각자 ‘주님을 섬기는 배움터’인 공동체에서 날로 착한 목자 당신을 닮아 배움과 섬김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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