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5.5. 부활 제3주간 금요일                                                                              사도9,1-20 요한6,52-59 

 


나는 진짜 살아있는가?

-‘내적혁명; 회심, 성체성사, 경계인境界人’-



요즘 5월 성모성월은 계속되는 부활축제시기에다 휴일들, 5월9일 대선 날을 앞둔 어제에 이은 오늘의 사전투표날등 나라안이 온통 역동적 축제분위기입니다. 아마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나라가 한국일 것입니다. 가장 재미없는 천국은 미국, 가장 재미있는 지옥은 한국이란 언젠가 들은 말이 생각납니다.


오늘 복음과 제1독서의 주제는 너무나 선명합니다. 요한복음은 ‘생명의 빵’이고, 사도행전은 ‘사울의 회심’으로 위대한 바오로 사도의 영적탄생에 대한 보도로 참 신나는 역동적인 내용입니다. 마침 어제 읽은 대목에서 착안한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예수님과 밀접한 관계속에 사는 이들이 진짜 지금 여기 살아있는 자들이다.’ 전적으로 공감이 가는 대목에 제목은 ‘나는 진짜 살아있는가?’( Am I truly alive?)제하에 –‘내적혁명; 회심, 성체성사. 경계인’- 자못 복잡한 내용을 부제로 삼았습니다.


안식년중 3개월동안 광야분위기 같은 뉴튼수도원 생활중 잊혀지지 않는 뚜렷한 깨달음이 생각납니다. 진짜 살아있음을 체험하는 시간은 ‘공동식사’와 ‘미사와 시편성무일도의 공동전례기도’ 시간이었다는 것입니다. 정말 함께 형제들과 먹으면서 육신이 진짜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공동식사시간이었고, 함께 형제들과 기도하면서 영혼이 진짜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공동전례기도시간이었습니다.


피흘리지 않는 내적혁명의 회심을 통해 진짜 살아있는 삶의 실현입니다. 악순환의 반복이 아닌 회심의 내적혁명이 진짜 혁명입니다. 대선을 있게한 피흘림이 없었던 시민촛불혁명은 이런 측면에서 인류역사에 길이 남을 쾌거일 것입니다. 한국민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한국의 국격을 온 세상에 널리 선포한 참으로 자랑스러운 사건임이 분명합니다. 


오늘 바오로의 회심이 참 놀랍습니다. 전적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의 주도권하에서 이뤄진 회심이란 내적혁명입니다. 문득 생각난 아주 오래전 써놨던 ‘검정고무신’이란, 노오란 애기똥풀꽃 만발한 요즘 같은 때에 썼던 동요같은 시입니다.


-“볼품없는/검정고무신

  애기똥풀꽃밭에/다녀오더니

  꽃신이 되었다/하늘이 되었다

  노오란 꽃잎 수놓은/꽃신이 되었다

  노오란 꽃잎 별 떠오른/하늘이 되었다”-1998.5.7.


아침 이슬 머금은 애기똥풀꽃밭에 갔다가 검정고무신에 붙은 노오란 꽃잎들이 귀여워 떠오른 생각들을 모아놓은 시입니다. 그대로 오늘 바오로의 경우에 딱 드러맞습니다. 볼품없는 검정고무신이 꽃밭에 다녀와 꽃신이 되고 하늘이 되었듯이, 바오로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회심함으로 완전히 새사람이 되었습니다. 정말 내적혁명의 회심입니다. 


오늘 어린이날에도 잘 어울리는 주제입니다. 내적혁명의 회심으로 어린이처럼 순수한 영혼의 바오로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다음 대화의 만남 장면은 늘 대해도 새롭습니다. 강렬한 빛과 더불어 발현하신 부활하신 예수님과 사울의 대화입니다.


“사울아, 사울아, 왜 나를 박해하느냐?”

박해받는 이들과 자신을 동일시 하는 부활하신 주님의 은혜로운 말씀입니다. 이웃형제들에 대한 행위는 그대로 예수님을 향한 행위와 같음을 깨닫습니다.


“주님, 주님은 누구십니까?”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다.”

부활하신 예수님과 충격적 만남으로 시작된 바오로의 회심입니다. 마침내 예수님의 지시에 따라 주님의 제자 하나니아스를 만났고 하나니아스는 안수와 더불어 바오로에게 자초지종 과정을 설명해 줍니다.


“사울 형제, 당신이 다시 보고 성령으로 충만해지도록 주님께서, 곧 당신이 이리 오는 길에 나타나신 예수님께서 나를 보내셨습니다.”


이어 사울의 눈에서 비늘같은 것이 떨어져 다시 보게 되었고, 세례를 받은 다음 음식을 먹고 기운을 차린후 이어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 선포하니 참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사건입니다. 이런 회심이야 말로 진짜 혁명입니다. 회심의 은총으로 예전의 사울은 죽고 이제 새롭게 탄생한 사도 바오로입니다.


그러나 이런 비상한 회심은총은 일상적인 것이 아닙니다. 회심으로 이끄는데 이보다 더 확실하고 좋은 것이 바로 매일 참여하는 이 거룩한 성체성사입니다. 성체성사의 은총이 우리를 평생 회심의 내적혁명으로 이끌어 줍니다. 하여 오늘 바오로의 회심에 관한 독서와 한 셋트를 이루는 복음의 ‘생명의 빵’ 즉 성체성사 이야기입니다. 유다인들은 예수님의 성체성사에 대해 완전 무지했고 무지로 빚어진 오해였습니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살아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참으로 성체성사를 통한 내적혁명의 회심이요 진짜 살아있는 삶임을 깨닫게 됩니다. 도대체 성체성사를 능가할 수 있는 은총의 성사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온 마음과 온 사랑으로 모시는 주님의 말씀과 성체성혈뿐만 아니라 일상의 모든 사랑의 선행들 역시 주님의 사랑의 성체와 성혈을 모시는 것으로 놀라운 내적변화의 회심으로 우리를 이끌어 줄 것입니다. 바오로의 회심도 성체성사를 통해 더욱 깊어졌을 것이며 바오로 사도의 ‘이제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그리스도가 사는 것’이란 고백이 이를 입증합니다.


더불어 소개드리고 싶은 내용이 있습니다. 어제 신문에서 읽은 독일에 살고 있는 송두율 교수와 인터뷰 내용중 공감한 ‘경계와 경계인’에 대한 설명입니다.


-“원래 ‘경계’나 ‘경계선’은 전투적 개념이다. 적군과 아군이 대치하는 최전선이다. 그러나 이 선이 면이 되고 면이 공간이 되면 그 ‘제3’의 공간이 열린다. 대립과 갈등을 넘어서기 위해 ‘경계선’을 ‘휴전선’이나 나아가 ‘평화지역’으로 바꿀 때 이는 새로운 관계를 다지는 기초가 된다. 경계나 경계선은 ‘이것이냐 아니면 저것이냐’라는 양자택일이 아니라 ‘이것이면서도 저것일 수 있다’는 새로운 발상을 열게 만든다. 양자물리학자 하이젠베르크(W. Heisenberg)나 보어(N. Bohr)는 ‘이 것이냐 저 것이냐’라는 양자택일의 논리를 ‘악마의 산물’이라고까지 지적했다. 바로 이를 세계 인식의 기초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나는 ‘경계인’이라고 부른다.”-


바로 경계선은 회심한 자들의 자리입니다. 경계인의 삶 자체가 예언적입니다. 원래 토마스 머튼도 수도승들을 경계인 또는 주변인marginal man이라 불렀습니다. 좌우를 다 아우룰 수 있는 내재하면서도 초월적 평화의 내외적 제3의공간을 만드는 이들이 수도자들이요 그 삶의 자리가 수도원이라 했습니다. 바로 내적혁명의 회심이 목표하는 바도 이런 깨어있는 파수꾼같은 경계인일 것입니다. 회심한 믿는 이들이야말로 좌파도 우파도 아닌 양쪽을 다 아우룰수 있는 그리스도파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성체성사를 통해, 우리 모두 끊임없는 회심으로 주님을 닮아가는, 진짜 살아있는 내적혁명의 삶으로 이끌어 주시며, 늘 깨어있는 그리스도파의 경계인으로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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