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4.3. 부활 팔일 축제 화요일                                                                                 사도2,36-41 요한20,11-18



부활하신 주님과 ‘만남의 여정’

-참나의 발견과 확인-



성서는 대부분 하느님과 사람의 만남의 이야기들로 이루어졌습니다.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 ‘사람들을 찾는 하느님’의 이야기들로 궁극엔 서로간의 만남을 지향합니다. 사실 우리 인생도 무수한 만남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과연 삶은 ‘만남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평생 만남의 여정을 통해 참나의 발견과 확인이요, 저절로 영적성장과 성숙도 뒤따릅니다. 육신의 성장은 멈추고 쇠퇴해도 영적성장과 성숙은 세상 마치는 날까지 계속 되어야 할 것입니다.


만남중의 만남이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파스카의 주님,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파스카의 주님과의 만남을 통해 하느님을 만나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을 만날 때 참나의 발견과 확인입니다. 날마다 끊임없이 발견하고 확인해야 하는 참나의 모습입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 말씀도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이 중심입니다. 참 좋은 선물이 부활하신 주님입니다. 베드로의 놀라운 변화도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기에 가능했습니다. 부활의 증인 베드로를 통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이들의 반응이 놀랍습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마치 우리를 향한 말씀처럼 들립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이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님을 주님과 메시아로 삼으셨습니다.”


우리가 죄를 지을 때마다 주님을 십자가에 못박는 것입니다. 베드로의 이 말에 마음이 꿰찔리듯 아파하는 사람들은 바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것입니다. 즉시 드러나는 회개의 반응입니다. 회개를 통해 참나를 발견한 것입니다.


“형제여러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대로 우리가 끊임없이 주님께 물어야 할 영원한 질문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베드로를 통해 ‘어떻게 해야 하나?’에 대한 답을 주십니다.


“회개하십시오. 그리고 저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여러분의 죄를 용서받으십시오. 그러면 성령을 선물로 받을 것입니다. 이 약속은 우리 하느님께서 부르시는 모든 이에게 해당됩니다.”


역시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회개-세례-죄의 용서-성령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바로 예나 이제나 우리가 타락한 세대로부터 자신을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이어 베드로의 구원의 초대에 무려 삼천명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세례를 받아 신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생생한 표지가 바로 세례임을 깨닫습니다.


세례성사는 한번으로 끝나지만 성체성사는 평생 계속됩니다. 이 거룩한 성체성사를 통해 끊임없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우리들입니다. 회개하여 주님을 모심으로 죄를 용서받고 성령을 받는 우리들이니 미사은총이 참으로 큽니다. 


주님을 찾을 때 만납니다. 사도행전의 사람들 역시 주님을 찾았기에 베드로를 통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듯이 오늘 복음의 마리아 막달레나도 간절한 사랑으로 주님을 찾았고 주님을 만났습니다. 주님과의 만남이 바로 구원입니다. 주님은 당신을 애타게 찾는 이들을 찾아 만나 구원해 주십니다.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


앞서 사도행전의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에 대한 우리의 물음에 이어 영원히 간직해야할 두 번째 주님의 질문이 “누구를 찾느냐?”입니다. 두말할 것 없이 영원히 찾아야 할 분은 파스카의 주님뿐입니다. 이어지는 주님과의 만남이 오늘 복음의 절정입니다. 순간적인 회개와 동시에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예수님께서 “마리아야!”하고 부르셨다. 마리아는 돌아서서 히브리 말로 “라뿌니!”하고 불렀다. 이는 “스승님!”이란 뜻이다.’-


역시 주님의 은총이 선행함을 봅니다. 주님이 “마리아야!” 부르시지 않았다면 마리아는 주님을 만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은총으로 찾아주시지 않으면 우리는 영원히 주님을 만나지 못합니다. 우리의 영원한 참목자이신 주님의 부르심에 즉시 마음의 눈이 활짝 열려 회개로 응답하는 마리아입니다. 여기서 ‘돌아서서’란 말마디는 바로 회개를 뜻합니다. “라뿌니!” 부활하신 주님을 만남으로 참나를 새롭게 발견한 마리아의 감격스런 고백입니다. 마치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을 때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고백했던 토마스를 연상케 합니다. 


사랑의 회개, 사랑의 개방입니다. 수도원 뜨락의 해가 지자 자기를 닫았던 튜립꽃이 해가 환히 떠오르자 활짝 자기를 열었습니다. 마치 주님을 만나 활짝 개방한 마리아 막달레나의 영혼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마리아의 주님 향한 열렬한 사랑이 회개를 촉발하여 주님을 만나 마음 활짝 열렸으니 말 그대로 사랑의 개방, 사랑의 구원입니다. 


새삼 우리 삶의 여정은 주님을 향한 회개의 여정, 만남의 여정, 개방의 여정, 구원의 여정’임을 깨닫게 됩니다. 결코 무의미한 허무한 인생이 아닙니다. 모든 출발점은 주님 향한 열렬하고 항구한 사랑입니다.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분명 “보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확약하셨습니다. 


늘 우리와 함께 계신 주님이시니 집착할 것도 없습니다. 사랑의 눈만 열리면 바로 늘 함께 계신 주님을 뵙겠기 때문입니다.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은 오늘도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를 환대해 주시며, 회개한 우리 모두와 온전한 만남의 일치를 이루어주십니다. 하여 우리도 마리아 막달레나 마리아처럼 고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요한20,18). 아멘.



  • ?
    안젤로 2018.04.03 08:49
    우리에 출발점은 주님 향한 열렬하고 항구한 사랑입니다.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은 언제나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 여기에 계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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