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9.16. 금요일 

                                                     성 고르넬리오 교황(+253)과 성 치프리아노 주교 순교자(+258) 기념일

                                                                                                                                          1코린15,12-20 루카8,1-3


                                                                                  공동체의 신비神祕


신비중의 신비가 공동체의 신비입니다. 믿는 이들의 공동체의 신비는 그대로 파스카의 신비와 직결됩니다.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이 공동체의 중심이 되시며 우리 모두가 파스카의 주님의 한 몸의 지체가 되어 파스카의 신비를 살고 있습니다. 파스카의 기쁨을, 파스카의 평화를 살고 있습니다.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이 주신 선물이 바로 기쁨과 평화입니다.


부활신앙에 기초한 그리스도교입니다. 죽은 이들의 부활에 전제되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부활입니다. 죽은 이들의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일부 코린토 교회 신도들에 대해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의 부활을 강력히 선포합니다.


“그리스도께서 되살아 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복음 선포도 헛되고 여러분의 믿음도 헛됩니다. 죽은 이들이 되살아 나지 않는다면 그리스도께서도 되살아 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되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여러분의 믿음은 덧없고 여러분 자신은 아직도 여러분 죄안에 있을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 잠든 이들도 멸망하였을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지 않으셨다면 아예 이 미사도 없습니다. 공동체도, 끊임없는 용서도 불가능합니다.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이 계시기에 미사도, 공동체도 가능합니다. 파스카의 주님의 계시지 않다면 우리는 영원히 허무와 무의미의 어둠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나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음은 파스카의 믿음 때문입니다. 이어 계속되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입니다.


“우리가 현세만을 위하여 그리스도께 희망을 걸고 있다면 우리는 모든 인간 가운데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 나셨습니다. 죽은 이들의 맏물이 되셨습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이, 파스카의 주님이 우리의 구원이요 불멸의 희망입니다. 이런 파스카의 믿음이 있어 주님을 위한 순교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이 없다면 우리의 삶은 헛되고 덧없을 것이며 순교 역시 참으로 무의미한 일일 것입니다. 


얼마전 염 추기경이 자비의 특별 희년 선포 및 병인순교 150주년 기념 성극 ‘요셉 임치백’의 첫날 공연에 카메오로 출연, 포도대장의 갖은 회유에도 “내 양들을 저버릴 수 없다”고 외치며 포졸들에게 끌려가는 연기를 펼쳐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는 기사를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습니다.

-포도대장역을 맡은 배우 유태균(토마스)씨가 극 중에 “네놈이 안성 출신의 파주 염씨 집안, 염수정 안드레아가 맞느냐?”고 묻자, 무릎을 꿇은 염 추기경은 “다 아는 얘길 왜 묻소?”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포도대장은 “6대째 천주학쟁이로, 조상 중에 순교자가 나왔으며, 조선을 대표하는 세 번째 추기경이라 하여, 널 따르는 자가 구름떼처럼 많아, 나라님도 무서워하는 대물이라 들었다”고 호령했고, 염 추기경은 “착각은 자유요, 내가 무슨 대물이요? 나는 천주님의 도구일 뿐이오”하고 맞받아쳤다.-


염 추기경 역시 잠시 연극에 출연하면서 부활신앙을 새로이 했을 것입니다. 죽음을 넘어서는 부활신앙입니다. 이런 부활하신 주님께 기초한 파스카의 공동체가 진정 강한 공동체입니다. 매일 미사은총이 견고한 파스카의 공동체를 이루어 줍니다.


오늘 복음의 주님의 공동체가 참으로 이상적 공동체입니다. 파스카의 예수님이 그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상호보완의 공동체입니다. 예수님 당대 이스라엘에서 여자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파격적인 일이 었습니다. 


예수님과 열두제자들은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그 복음을 전하는 외적 활동에 전념하였으며, 많은 여자들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의 일행에게 시중을 드는 내적활동에 전념하니 참 아름다운 상호보완, 섬김의 공동체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 공동체의 신비이자 자랑입니다. 파스카의 예수님이 공동체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기에 가능합니다.


상호경쟁이 아닌 상호보완, 상호협력의 형제적 공동체가 우리 믿는 이들의 파스카 공동체입니다. 각자 받은 은사대로 그리스도의 한몸 공동체의 지체가 되어 그 책임에 충실함으로 끊임없이 성장, 성숙하는 사랑의 공동체입니다. 며칠전 써놓은 ‘공동체의 신비’란 글을 나눕니다.


-아무도/무엇도/판단하거나 비교하지 마라

 모양/색깔/자리/높이/깊이/넓이/다 다르다

 획일화/동일화/규격화/정형화 할 수 없다

 하나하나/신비로운 고유의 존재들이다/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모두가/행복하고 자유롭게 살 권리가 있다-


파스카의 주님이 공동체의 중심이 자리잡고 계시기에 이런 이상적 상호보완, 사랑의 공동체입니다. 파스카의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공동체를 당신 뜻에 맞는 사랑의 공동체로 새롭게 리모델링해 주십니다.


“주님, 당신 눈동자처럼 저를 보호하소서. 당신 날개 그늘에 저를 숨겨 주소서. 저는 의로움으로 당신 얼굴 뵈옵고, 깨어날 때 당신 모습에 흡족하리이다.”(시편17,8;1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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