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29.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이사58,9ㄷ-14 루카5,27ㄴ-32

 

 

 

무지無知의 치유

-끊임없는 회개가, 예수님이 답이다-

 

 

 

새벽 인터넷 뉴스를 보면 저절로 한숨 짓게 됩니다. 좌우간 코로나 19 사태의 위기를 잘 통과해 나가야 하고 나갈 수 있고 나가야 함을 믿습니다. 작금의 사태를 보면서 잘못된 종교, 광신도의 광적 종교는 세상의 아편이나 부패, 암적 존재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전신에 퍼져나가는 암적 존재, 전신이 썩어가는 부패의 존재처럼 사회 전체에 퍼져가는 암적 존재, 부패의 존재말입니다.

 

참으로 바르게 믿어 세상의 빛, 세상의 소금과 같은 종교인이 진짜 종교인이고 우리 가톨릭을 포함한 그리스도교가 목표하는 인간이기도 합니다. 세상의 무지의 어둠을 몰아내는 세상의 빛인 참된 그리스도교인들이요, 세상의 부패를, 세상의 암세포의 확산을 막아주는 세상의 소금인 참된 그리스도교인들입니다.

 

참 많이도 강조했던 마음의 병, 무지입니다. 동방영성의 통찰이 참으로 고맙습니다. 인간 모든 불행이 무지라는 마음의 병에서 기인합니다. 무지의 어둠을 몰아내는 빛의 종교가 아니라 무지의 어둠을 조장하는 어둠의 종교라면 바로 아편이요 암적존재요 부패의 존재입니다. 예나 이제나 무지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인간, ‘무지의 인간’이라 정의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마음의 병중 가장 기본적인 병은 ‘무지ignorance’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무지의 병입니다. 무지를 선두로 ‘망각forgetfullness’이, ‘완고함hardness’이, ‘눈멈blindness’이, ‘오염contamination’이, ‘무분별imprudence’이 뒤를 잇습니다. 그러니 마음의 병의 근원적 치유는 무지의 병으로부터의 치유입니다. 

 

무지의 병은 무지의 죄, 무지의 악이라 해도 좋습니다. 참으로 무지의 병의 치유가 힘든 것은 무지의 사실조차 모르기 때문입니다. 광신狂信과 맹신盲信이 바로 이의 좋은 본보기입니다. 잘못된 종교에 미치면 답이 없습니다. 백약이 무효입니다.

 

무지의 병의 치유에 우리 믿는 이들에게 유일한 처방은 끈임없는 회개를 통한 예수님과의 만남뿐입니다. 하여 무지의 병의 치유는 단번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평생과정임을 깨닫습니다. 회개의 여정, 예수님과의 만남에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할 때 비로소 무지의 병, 무지의 죄, 무지의 악의 치유입니다. 

 

마음과 몸은 심신心身은 하나입니다. 영혼과 육신은 영육靈肉은 하나입니다. 마음이, 영혼이 밝고 건강해야 몸도 육신도 밝고 건강합니다. 육신의 병은 대부분 무지의 마음 병, 영혼 병에서 기인함을 깨답습니다. 무지에 대한 지엽적인 대책이 아니라 근원적 치유의 대책은 끊임없는 회개를 통한 예수님과의 만남뿐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오늘 복음의 이해도 확연해집니다.

 

세관에 앉아 있는 세리 레위는 바로 무지한 인간을 상징합니다. 이런 무지한 인간인 레위를 부르시는 예수님이십니다. 부르심에 앞서 무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레위의 갈망을 주목해야 합니다. 사실 우리가 공부하고자 하는 갈망은 무지에서 벗어나 하느님을 만나고자 하는 근원적 욕구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주님을 찾는, 무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갈망이 있을 때 주님의 부르심의 은총입니다. 

 

“나를 따라라.”(루카5,27ㄴ)

 

주님의 회개에의 부르심입니다. 루카는 마르코나 마태오와 달리 그리스 말의 '따르다'를 단순과거가 아닌 반과거로 씁니다. 바로 예수님을 따름, 곧 제자됨이 점진적이면서 항구적임을 깨닫게 합니다. 한 두 번 부르심과 따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평생, 끊임없이, 죽는 그날까지 부르심과 따름의 여정이라는 것입니다. 이래야만 비로소 무지로부터의 치유요 자유이겠습니다.

 

그러니 ‘회개한 죄인들’의 공동체가 예수님의 제자 공동체요 우리 교회 공동체입니다. 회개한 성인은 있어도 부패한 성인은 없습니다.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식사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흡사 살아 있는 미사장면을 연상케 합니다. 이에 이의를 제기하는 진짜 무지의 사람들인 바리사이 율법학자들에게 예수님은 통쾌한 답을 주십니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루카5,31ㄴ-32)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이 말씀에 해당되지 않을 자 하나도 없습니다. 참으로 의로운 사람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은 죄인을 치료받아야 할 환자로 여기시고 당신 자신을 의사로 비유하십니다. 무지는 죄이자 영혼의 병임을 깨닫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가 죄인이자 병자들이고, 새삼 무지의 죄이자 병에 대한 근원적 치유는 회개를 통한 예수님과의 만남뿐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무지의 죄와 병에 대한 근원적 치료는, 영육의 건강은 끊임없는 회개를 통한 예수님과의 만남뿐이요 이래야 비로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습니다. 끊임없는 회개를 통해 예수님을 만나 알아가고 닮아가는 ‘예닮의 여정’이 얼마나 본질적이고 결정적인지 알게 됩니다. 하여 매일 주님의 미사은총이 그리도 고마운 것입니다. 저절로 나오는 행복기도 다음 대목입니다.

 

-“예수님, 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저의 생명, 저의 사랑,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

 

오늘 제1독서 이사야서 말씀은 어제의 참된 단식에 관한 내용의 연장입니다. 다음 참된 단식에 따른 축복의 은총은 그대로 회개를 통해 주님을 만난 우리가 받은 축복의 은총을 보여 줍니다. 참으로 정의와 공정의 사랑 실천뿐 아니라, 회개하여 주님을 만난 이들에게 주시는 넘치는 축복의 현실입니다. 더불어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중 회개한 우리 각자에게 선사되는 축복의 은총이기도 합니다.

 

“네 빛이 어둠 속에서 솟아오르고, 암흑이 너에게는 대낮처럼 되리라. 주님께서 늘 너를 이끌어 주시고, 메마른 곳에서도 네 넋을 흡족하게 하시며, 네 뼈마디를 튼튼하게 하시리라. 그러면 너는 물이 풍부한 정원처럼, 물이 끊이지 않는 샘터처럼 되리라.”(이사58,10ㄴ-11).

 

이 거룩한 사순시기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대로, 참된 회개의 수행으로 ‘오래된 폐허를 재건하고, 대대로 버려졌던 기초를 세워 일으키는’(이사58,12ㄱ) 시기입니다. 하여 주님은 우리 모두 ‘당신 안에서 기쁨을 얻고 세상 높은 곳 위를 달리게’(이사58,14ㄱ) 해주십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20.02.29 11:08
    사랑하는 주님, 부족한 저희가 지금의 혼란 속에서도 주님을 찾게 하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38 예닮의 여정 -영적 성장과 성숙-2019.9.5.연중 제22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9.05 159
1537 누가 밀이고 누가 가라지인가? -지혜, 겸손, 자비, 인내-2019.7.27. 연중 제16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7.27 159
1536 축복받은 삶 -하느님은 축복의 근원이시다-2018.2.16. 금요일 설 1 프란치스코 2018.02.16 159
1535 최후의 심판 -심판의 잣대는 사랑-2017.11.26. 연중 제34주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주간) 프란치스코 2017.11.26 159
1534 “어떻게 참으로 살 것인가?” -지키라!, 찾으라!, 나누라!-2018.7.1. 연중 제13주일(교황주일) 2 프란치스코 2018.07.01 159
1533 주님과의 일치가 답이다 -비우고 닮고 담아라-2017.7.20. 연중 제15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7.07.20 159
1532 내 삶의 성경책의 렉시오 디비나 -하느님은 곡선(曲線)인생을 사랑하신다-2017.7.14. 연중 제14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7.07.14 159
1531 예수 성탄의 큰 기쁨-하느님께 영광, 사람들에게 평화-2016.12.25. 주일 예수 성탄 밤 미사 프란치스코 2016.12.24 159
1530 공동체의 신비神祕-2016.9.16. 금요일 성 고르넬리오 교황(+253)과 성 치프리아노 주교 순교자(+258)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09.16 159
1529 새로운 출발 -끝은 시작이다-2016.7.9. 연중 제14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6.07.09 159
1528 믿음의 여정-믿음 예찬-2016.1.30. 연중 제3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6.01.30 159
1527 삶의 목표-2015.3.2. 사순 제2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5.03.02 159
1526 동정 성모 마리아의 사랑의 성덕(聖德) -침묵, 경청, 순종-2023.12.20. 수요일 12월20일 프란치스코 2023.12.20 158
1525 성전정화 -성전정화의 일상화- “하루하후, 날마다, 평생-”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1795-1839)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1마카4,36-37.52-59 루카19,45-48 프란치스코 2023.11.24 158
1524 성화(聖化)의 여정 -성인(聖人)이 되는 것은 우리의 거룩한 소명(召命)이다-2023.11.22. 수요일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230)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11.22 158
1523 떠남의 여정 -늘 새로운 시작-2022.5.17.부활 제5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2.05.17 158
1522 죄를 짓지 마십시오 -끊임없는 기도와 말씀공부, 회개의 삶-2022.2.24.연중 제7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2.02.24 158
1521 새해 2022년 소원 -“어둠속의 빛”-2022.1.3.주님 공현 대축일 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2.01.03 158
1520 바라봄의 관상 -하느님 나라의 표징을 읽고 삽시다-2021.11.26.연중 제34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1.11.26 158
1519 하느님과 관상적 일치의 삶 -침묵, 들음, 순종-2020.7.27.연중 제17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7.27 158
Board Pagination Prev 1 ...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