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6.8.23. 연중 제21주간 화요일                                                           2테살2,1-3ㄱ.14-17 마태23,23-26


                                                          회개悔改와 마음의 정주stability;定住


오늘 8.23일은 여름의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處暑입니다. 새벽 은은한 달밤, 배밭사이를 산책하면서도 간간이 울리는 벌레소리와 서늘한 느낌이 이제 기도의 계절, ‘가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불볕 무더위도 가고 본격적인 정주생활에 정진할 수 있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제가 강론을 쓸 때 단어 괄호안에 한자나 영어를 병기하는 것은 그 단어의 중요성 때문입니다. 한자나 영어를 병기하면서 그 뜻을 깊이 생각하고 마음에 담아 둡니다. 한자를 보면 마치 그 뜻을 그림으로 보는 느낌입니다. 오늘 강론의 주제는 마음의 정주입니다. 정주는 분도회의 수도서원중 첫째에 속하지만 오늘날 불안한 시대에는 참으로 중요한 영성임을 깨닫습니다.


회개와 정주는 함께 갑니다. 회개와 더불어 우리 삶의 중심이신 하느님께 돌아와 하느님 안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제대로 사는 것이 정주입니다. 바로 이것이 마음의 정주요 영원한 삶입니다. 마음이 하느님 안 제자리에서 벗어날 때 파생되기 시작하는 온갖 문제들입니다. 삶은 중심과 질서를 잃어 복잡해지고 혼란스러워집니다. 부단한 회개를 통한 마음의 정주와 더불어 삶은 단순해 지고 깊어집니다. 며칠전 읽은 좋은 글이 생각납니다.


“단순한 삶은 불행을 견디는 강한 힘이 있는 반면에 복잡한 삶은 불행에 취약하다. 적게 소유할수록 삶은 단순해지고, 많이 가질수록 삶은 복잡해진다. 삶의 방식이 단순할수록 삶은 본질에 가까워지고, 단순함에서 멀어지는 사람일수록 더 세속화된다. 적게 소유하고 크게 생각하라.”


마음의 정주와 더불어 본질적인 단순한 삶입니다. 오늘 말씀을 ‘마음의 정주’라는 주제라는 관점에서 볼 때 저절로 문제에 대한 답이 나옵니다. 마음의 정주에서 벗어나 자기를 잃었기에 위선적 눈먼 어리석은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의 삶입니다. 어제와 똑같이 이어지는 이들에 대한 주님의 불행선언입니다. 


“1.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박하와 시라와 소회향은 십일조를 내면서, 의로움과 자비와 신의처럼 율법에서 중요한 것들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십일조도 무시해서는 안되지만, 바로 이러한 것들을 실행해야 한다. 눈 먼 인도자들아! 너희는 작은 벌레들은 걸러내면서 낙타는 그냥 삼키는 자들이다.


2.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울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그 안은 탐욕과 방종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눈먼 바리사이야! 먼저 잔 속을 깨끗이 하여라, 그러면 겉도 깨끗해 질 것이다.”


마음의 정주를 잃었기에 분별의 눈을 잃어 주객전도主客顚倒, 본말전도本末顚倒의 눈먼 삶입니다. 본의 아니게 누구나 마음의 정주를 잃으면 위선자의 삶입니다.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은 물론 우리 모두의 회개를 촉구하는 말씀입니다. 마음의 정주에 충실하여 마음이 깨끗하고 단순해지면 저절로 밖의 삶도 깨끗해지고 단순해지기 마련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바로 부단한 회개를 통해 마음의 정주를 사는 이들의 축복입니다. 1독서에서처럼 누가 주님의 날이 왔다고 말할 때 쉽사리 마음이 흔들리거나 불안해 하지도 않을 것이며, 속임수에 넘어가지도 않을 것입니다. 마음의 정주를 잃어버릴 때 탐욕과 방종의 유혹에 빠지기 쉽고, 마음은 자주 불안과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되고 안정과 평화를 잃게 됩니다. 바오로 사도 역시 우리의 정주의 삶을 격려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복음을 통하여 여러분을 부르셨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차지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형제 여러분, 굳건히 서서 여러분이 배운 전통을 굳게 지키십시오.”


주님 안에 굳건히 서서 우리가 배운 교회전통을 굳게 지키는 삶이 바로 정주의 삶입니다. 바로 수도원의 일과표가 우리의 정주의 삶을 굳건히 해줍니다. 일과표에 충실할 때 비로소 회개와 정주의 삶의 일상화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비단 수도생활이 아니더라도 각자 삶의 자리에서 정주영성을 살기 위해서는 기도와 일의 균형이 잡힌 적절한 일과표가 필요함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를 사랑하시고, 당신의 은총으로 영원한 격려와 좋은 희망을 주시며, 우리의 힘을 북돋아 주시어 우리 모두 정주의 삶에 충실하게 하십니다.


“주님께 나아가면 빛을 받으리라. 너희 얼굴에는 부끄러움이 없으리라.”(시편34,6).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62 소명召命의 여정 -만남, 발견, 버림, 따름-2022.2.6.연중 제5주일 1 프란치스코 2022.02.06 156
1461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2022.1.22.연중 제2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22.01.22 156
1460 진리의 연인戀人 -주님과 사랑의 일치의 여정旅程-2021.12.21.화요일 12월21일 1 프란치스코 2021.12.21 156
1459 희망과 기쁨 -늘 새로운 시작-2021.12.17.금요일 12월17일 1 프란치스코 2021.12.17 156
1458 영적 승리의 삶 -예수님 모범, 예수님 사랑, 예수님 추종-2021.8.10.화요일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225-258) 축일 1 프란치스코 2021.08.10 156
1457 어떻게 살아야 하나? -신뢰, 꿈, 시야, 한결같음-2021.3.5.사순 제2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3.05 156
1456 날마다 새로워지고 깊어지는 영적 삶 -늘 처음처럼, 마지막처럼-2020.7.23.연중 제16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7.23 156
1455 참 멋진 주님 제자의 삶 -사랑, 추종, 환대-2020.6.28.연중 제13주일(교황주일) 1 프란치스코 2020.06.28 156
1454 오소서 성령님(Veni Sancte Spiritus)! -성령 예찬-2020.5.31.성령 강림 대축일(청소년 주일) 1 프란치스코 2020.05.31 156
1453 더불어 구원의 여정 -날마다, 자기 버림, 제 십자가, 주님 따름-2020.2.27.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2.27 156
1452 믿음과 실천 -자기 버림, 제 십자가, 주님 따름-2020.2.21.연중 제6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2.21 156
1451 기도와 삶 -공동체 일치의 중심인 그리스도 예수님-2019.10.28.월요일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 1 프란치스코 2019.10.28 156
1450 배움의 여정 -기쁨이 넘치는 아름다운 형제애의 공동체-2019.9.30.월요일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347-419/420)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9.30 156
1449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 -모든 사랑의 수행들-2019.6.21.금요일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1568-1591)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6.21 156
1448 참 행복한 예닮 삶의 여정 -신뢰, 기도, 비움-2019.4.14.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루카19,28-40 1 프란치스코 2019.04.14 156
1447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라”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2018.11.4.연중 제31주일 1 프란치스코 2018.11.04 156
1446 하느님의 자녀답게, 빛의 자녀답게 -마음, 말, 행동- 1 프란치스코 2018.10.29 156
1445 비우고 비워 하늘이 되고 싶다 -사랑, 지혜, 기쁨-2018.1.15. 월요일 사부 성 베네딕도의 제자 성 마오로와 쁠라치도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8.01.15 156
1444 하늘 나라의 삶 -자비와 용서가 답이다-2018.8.16. 연중 제19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8.16 156
1443 지상에서 천국을 삽시다 -공정이 물처럼, 정의가 강물처럼-2018.7.4. 연중 제13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7.04 156
Board Pagination Prev 1 ...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