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6.5. 금요일 

                                                                        성 보니파시오 주교 순교자(675-754)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토빗11,5-17 마르12,35-37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이다


오늘 독일의 사도라 칭하는 성 보니파시오 주교 순교자의 생몰연대를 보면서 새롭게 깨달은 '인명은 재천이다'라는 진리였습니다. 건강관리는 기본적으로 본인이 해야겠지만 궁극의 건강과 장수는 하느님께 달려 있다는 고백같은 말입니다. 특히 오늘 기념하는 성 보니파시오 같이 1300여년전 그 옛날, 독일 및 프랑스의 광활한 지역의 악조건 속에서 파란만장한 선교활동을 하며 순교하기까지 79세까지 장수했다는 사실에서 이런 진리를 실감하게 됩니다.


신앙인은 물론 성인들의 우선적 관심사는 하느님 사랑입니다. 성 보니파시오 주교 순교자와 52명 동료순교자들의 삶과 죽음을 통해 드러나는 그들의 하느님께 대한 열렬한 사랑입니다. 오늘 1독서의 토빗과 토비야의 삶도 예외는 아닙니다. 신앙도 부전자전, 아버지 토빗의 하느님 사랑과 믿음을 고스란히 이어 받은 아들 토비야 같습니다. 그대로 아버지의 하느님 믿음을, 사랑을 보고 배운 토비아임이 분명합니다. 


부자간의 사랑이 참 놀랍고 아름답게 표현됩니다. 이 또한 하느님 사랑의 반영입니다. 우선 마음에 와 닿은 것이 감사한 일을 겪었을 때 지체없이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올린 일입니다. 토빗이 눈을 뜨자 울면서 토비야 아들의 목을 껴안고 말한 대목이 감동적이며 의미심장합니다.


"얘야, 네가 보이는 구나, '내 눈에 빛(the light df my eyes)'인 네가."


토빗의 눈엔 토비야가 하느님의 선물, 하느님의 빛으로 보인 것입니다. 진정 믿음의 사람은 하느님의 빛같은 존재임을 깨닫습니다. 세상의 어둠이 아닌 하느님의 빛 같은 존재가 토비야 같은 믿음의 사람입니다. 이어 자연스럽게 터져 나오는 토빗의 하느님 찬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 그분의 위대한 이름은 찬미받으소서.“


이어 토비야 역시 기쁨에 넘쳐 소리 높여 하느님을 찬미하며 화답합니다. 마지막으로 며느리를 환영하며 하느님께 찬미와 더불어 축복을 비는 토빗의 모습이 참 아름다운 감동입니다. 진정 신앙 깊은 자비로운 어른을 보는 느낌입니다.


"얘야 잘 왔다. 너를 우리에게 인도하여 주신 너의 하느님께서 찬미받으시기를 빈다. 너의 아버지께서 복을 받으시고 내 아들 토비야도 복을 받고, 너도 복을 받기를 빈다.“


행복은 선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릴 때 축복이요 행복입니다. 하느님 사랑은 저절로 찬미와 감사로 표현되기 마련입니다. 찬미와 감사의 영성생활도 훈련이요 습관입니다. 하느님을 늘 기억하기 위해선 봐야 합니다. 보는 것이 사랑이요 기도요 믿음입니다. 하여 저는 요즘 면담성사나 집무실을 찾는 이마다 휴대폰 앞면 케이스에 요셉수도원의 로고를 붙여드리며 통화할 때 마다 로고를 보며 하느님을 기억하며 사랑을 고백하라 당부합니다. 고백성사후 가능하면 강복도 드립니다. 사소해 보이는 일상의 이런 수행이 하느님 사랑에 끊임없는 자양분이 됩니다. 매사 궁극의 해결책은 열렬한 하느님 사랑뿐입니다. 


오늘 복음의 실마리도 이런 하느님 사랑에서 풀립니다. 율법학자들의 말을 빌려 메시아 그리스도가 '다윗의 자손'이라 신앙고백해도 틀린 것이 아닙니다. 이 또한 믿음의 표현이요 마태복음 서두 역시 '다윗의 자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로 시작됩니다. 그런가 하면 그리스도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드님, 또는 주님이라 표현해도 무방합니다. 이 또한 믿음의 표현이요, 마르꼬 복음 서두가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은 시편 110장을 예로 들어 자신을 다윗의 주님이라 말씀하시는데 이것은 예수님 친히 발설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입을 빌어 파스카 주님을 체험한 초대교회신자들의 고백인 것입니다.


"이렇듯 다윗 스스로 메시아를 주님이라고 말하는 데, 어떻게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이 되겠느냐?“


제자들은 예수님의 입을 빌어 이렇게 반박했지만 깊은 믿음의 차원에서 보면 예수님은 '다윗의 자손'이기도 하고 '다윗의 주님'이기도 하다는 두 고백 다 맞는 것입니다. 오늘 매일미사 묵상란의 일화도 좋은 참고가 됩니다. 필자의 친구와 논문 지도교수간의 갈등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친구는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이라 주장했고, 지도교수는 메시아가 '하느님의 아드님'이라 주장하던 중, 지도교수님이 "우리 둘이 꼭 의견이 같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하고 끝을 맺고 논문을 통과시켜 줬다는 일화입니다. 오늘 강론의 취지에 비춰볼 때 전자는 마태복음의 관점이고 후자는 마르꼬 복음의 관점으로 두 신앙고백 다 맞는 것입니다. 각자의 한계를 인정한 존경받아 마땅한 겸손하고 관대한 교수님이심이 분명합니다. 이 또한 깊은 하느님 사랑의 열매입니다.


결과보다는 하느님 사랑의 동기와 과정이 중요합니다. 하느님 사랑의 동기와 과정은 다 같아도 사람마다 결과의 열매는 다 다를 수 있고 또 그것이 맞는 것입니다. 어제 읽은 다음 내용도 한없이 겸손하고 관대해야 함을 가르쳐줍니다.


"자아실현이라는 개념은 근대의 허구 중에서도 가장 파괴적이다. 이 허구는 단 한 종류의 삶에서만, 아니면 소수의 비슷비슷한 삶에서만 당신의 삶이 꽃필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다양한 삶의 방식으로 잘 살아갈 수 있다."(존 그레이;동물의 침묵).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당신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가 각자 주님 안에서 다양한 '행복의 꽃'을 피워 내며 잘 살게 하십니다. 다음 화답송 시편이 참 행복한 삶을 요약합니다.


"내 영혼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한평생 주님을 찬양하라. 이 생명 다하도록 내 하느님 찬송하리라."(시편146,1-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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