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3.연중 제3주간 화요일                                                 2사무6,12ㄴ-15.17-19 마르3,31-35

 

 

하느님 중심의 한가정, 참가족, 참사람

-“하느님의 뜻을 실행합시다”-

 

 

어제의 감동을 잊지 못합니다. 저를 감동하게 한 것은 따뜻한 친절이었습니다. 서비스업, 섬김의 직무는 우리 믿는 이들의 공통적 직무입니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최우선적 조건은 친절한 환대일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종교가 있다면 그것은 친절이다. 이웃에 대한 따뜻한 배려다.”

법정스님의 책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나의 종교는 친절함이다. 가능할 때마다 친절하도록 하라. 그것은 언제나 가능한 것이다.”

달라이 라마의 말씀입니다.

“친절하라. 우리가 만나는 사람은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플라톤의 말입니다.

“친절함이란 작은 행동은 ‘사소함이 만드는 위대한 성공 법칙’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알려줄 것이다.”

톰피터스 말입니다.

“사랑은 친절합니다.”

사도 바오로 말씀입니다. 종교의 진수는 친절로써 표현됩니다. 친절한 인품 자체가 치유의 시작입니다. 어제 만났던 두분의 의사가 참 친절했습니다. 한분은 순환기 내과 여의사로 거의 10년을 치료해주는 분이고, 한분은 26년동안 치과치료를 해주는 치과의사로 두분다 한결같이 친절하고 실력 좋은 분들입니다.

 

“약 먹으면 됩니다. 하나 걱정할 것 없습니다. 전반적으로 양호합니다. 몇년전보다 콩팥기능도 아주 좋아졌습니다.”

혈액검사의 결과와 더불어 순환기 내과의사의 칭찬과 친절한 말에 순간 자유로움을 느꼈습니다. 약으로 산다는 것은 은총으로 산다는 것이니 약먹고 죄짓지 말아야 한다는 다짐을 새로이 합니다. 새삼 병의 치유에 약보다도 더 좋은 우선적 치유제는 친절, 희망, 기쁨, 감사임을 깨닫습니다.

 

치과병원에서는 의사와 더불어 네분의 간호원들이 신들린 듯 일하고 있었습니다. 치열한 복음선포의 현장이요 영적전투 치열한 전쟁터처럼 생각되었습니다. 참으로 주님의 서비스업, 섬김의 직무에 열심한 아름다운 모습들은 늘 감동을 선사합니다. 월요일이라 이렇게 환자분들이 많으냐 물으니 늘 그렇다 했습니다. 참으로 1.사람좋고, 2.실력좋고, 3. 환경좋은 서비스업의 3대 요소를 지닌 분으로, 매일 제 강론을 읽으며 꼭 답글의 메시지를 보내는 하느님의 뜻을 한결같이 실행하는 분입니다. 그러니 각자 삶의 자리에서 주님의 서비스업에 충실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을 잘 실행하는 길임을 깨닫습니다.

 

종교 유무에 관계 없이 온힘을 다해 이웃을 배려하며 한결같이 친절히 사는 분들, 바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분들입니다. 어제 저녁식사전 뜻밖에 보여준 수도형제들의 형제애가 저를 감동케했습니다. 제 오른쪽 볼 옆에 있는 검은 둥근 반점에 세분의 형제가 동시에 병원에 가보라고 했고, 한 형제는 ‘오상’이라 하며 웃었습니다.

“오상인 줄 몰랐습니다.”

대답하면서 혹시 오상일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어쨌든 저에게는 순간적 형제애의 진한 체험이었습니다. 어제 강론시 원고에 없던 서두에 나눴던 일화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하느님만이 영혼을 구원하는 치료제입니다.”

‘진리의 연인’이라 칭하는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씀입니다. 저는 말을 바꿔, “미사만이 영혼을 구원하는 치료제입니다.” 단연코 말하고 싶습니다. 인도의 성자 간디는 웬만한 병은 “하느님 이름을 간절히 부름으로 나았다”는 일화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교부의 다음 말씀도 저에게는 신선한 충격과 더불어 큰 위로였습니다.

“하느님은 아버지이시고, 교회는 어머니이시니, 우리는 형제입니다.”

여기에다 성 치프리아누스의 한 말씀도 추가합니다.

“교회를 어머니로 삼지 않는 사람은 누구도 하느님을 아버지로 삼을 수 없습니다.”

이래서 교부학이 소중합니다. ‘교부들의 가르침’에서 읽은 내용입니다. 성염 전 교황청 대사의 설명에 의하면 ‘인류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의 서사시인 성경에다 아름다운 가락을 붙여 들려주는 것이 교부학, 성전’이라 합니다. 

 

교부 아우구스티누스의 전문가인 성염 대사의 업적 역시 불가사의입니다. 지난 30년간 교부 아우구스티누스의 저서 열다섯 권을 라틴어-한글 대조본으로 분도출판사의 교부문헌 총서로 편찬했고, 열권 가량을 더 펴낼 계획이라 하니 놀라울 뿐입니다. 83세의 노령인 지금도 하루 열시간 번역하며 공부한다 하니 말그대로 하느님에 취해 사는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입니다. “제대로 미치면 성인, 잘못 미치면 폐인”이란 말마디도 떠오릅니다. 10여년전 성염부부가 수도원을 방문했을 때 교수님이 좋다하여 써드렸던 시도 생각납니다.

 

“새벽 숲 

 온갖 새들 맑은 소리

 임의 찬미에 

 밝아오는 아침, 잠깨는 숲

 새로 시작하는 하루

 새벽을 잃으면 하루 전부를 잃는다”-2001.5.29

 

오늘 마르꼬 복음의 장면이 그대로 미사를 연상케하는 분위기입니다. 마르코 복음은 예수님의 탄생이 아닌 세례로부터 시작합니다. 예수님의 공적 사명은 참으로 유일하게 하느님의 뜻에 인도되었음을 봅니다. 시편40장을 인용한 히브리서 “나는 당신의 뜻을 행하러 왔다”는 말씀이 예수님의 전삶을 요약합니다. 이와 일맥상통하는 오늘 복음입니다. 복음의 주고 받는 제자들과 예수님의  문답이 너무 생생하여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우리에게도 깊은 깨우침을 줍니다.

 

“보십시오. 스승님의 어머님과 형제들과 누이들이 밖에서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

반문하신후 당신 주위에 앉은 사람들을 둘러보시며 말씀하십니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참으로 예수님의 참가족이, 또 참사람이 되는 길은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수행자로 사는 길뿐임을 깨닫습니다.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가? 아주 단순명료합니다. 바로 우리가 평생 한결같이 따르고 섬기고 닮아가는 분 예수님 자체가 바로 하느님의 뜻이고 하느님 나라의 실현입니다. 

 

하느님은 아버지이고 교회는 어머니이고 우리는 형제들이라고 했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 장면을 연상케 하는 이 은혜로운 미사전례를 통해 통감하는 진리입니다. ‘하느님의 한가족’을 이뤄주는 미사보다 더 큰 하느님의 선물은 없습니다. 1인가구가 날로 늘어나는 위기의 시대에 이제 많은 외로운 이들이 하느님의 한가족을 이루는 미사전례를 찾을 거란 예감이 듭니다. 

 

하느님의 인류를 위한 사랑의 대 서사시가 성경이라 했습니다. 그러니 하느님은 최고의 시인이라 할 수 있고, 우리가 늘 노래하는 시편 성무일도가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깨닫습니다. 시이자 노래이자 기도인 시편을 통해 끊임없이 하느님 사랑을 고백할 때 우리는 최고의 시인인 하느님을 닮아 저절로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게 될 것입니다. 시, 노래, 기도에다가 춤까지 결합되면 금상첨화일 것이니 바로 제1독서의 샘솟는 열정의 다윗이 그 모범입니다.

 

다윗은 싸움도 잘하고, 시도 잘짓고, 기도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고, 또 여기에다 오늘 제1독에서 보다시피 춤도 잘 춥니다. 주님의 궤를 모시니 너무 좋아 춤을 추는 모두를 갖춘 다윗입니다. “다윗은 아마포 에폿을 입고, 온 힘을 다하여 주님 앞에서 춤을 추었다.” 그대로 하느님 사랑의 표현입니다. 그러니 누구보다 주님을 위해 온힘을 다해 춤을 추었듯이 온힘을 다해 하느님의 뜻을 받들어 실행했을 다윗입니다. 언젠가 써놨던 사랑이란 시입니다.

 

“사랑을 

 글로 써내면 시가 되고,

 사랑을 

 색깔로 그리면 그림이 되고,

 사랑을 

 소리로 부르면 노래가 되고,

 사랑을

 몸으로 풀면 춤이 됩니다.”-1998.5.5

 

기도는 사랑입니다. 이런 사랑의 행위는 그대로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가 됩니다. 온힘과 온마음의 사랑으로 봉헌하는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하느님의 한가족 공동체를, 예수님의 참가족 공동체를 이루어, 참사람이 되어 살게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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