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20.연중 제33주간 토요일                                                         1마카6,1-13 루카20,27-40

 

 

희망의 빛, 부활의 희망, 희망의 천국

-“죽음은 새 새명의 시작입니다”-

 

 

“주님, 

지극히 높으신 분, 

저는 당신 안에서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당신 이름 찬미하나이다.”(시편9,3)

 

요즘 거의 한달 이상 아침 수도원 산책때 마다 부르는 ‘바다’라는 옛 동요 제1절입니다.

 

“아침바다 갈매기는 금빛을 싣고, 고기잡이 배들은 노래를 싣고,

희망에 찬 아침바다 노저어 가요, 희망에 찬 아침바다 노저어 가요.”

 

요즘 거의 한달 이상 저녁 수도원 산책때 마다 부르는 ‘바다’라는 옛 동요 제2절입니다. 

 

“저녁바다 갈매기는 행복을 싣고, 고기잡이 배들은 고기를 싣고,

넓고넓은 바다를 노저어 와요, 넓고넓은 바다를 노저어 와요.”

 

위령성월慰靈聖月 11월은 희망성월希望聖月이자 성인성월聖人聖月이라 언급했던 일이 새롭게 떠오릅니다. 그렇습니다. 11월 위령성월은 우리 모두 성인이 되기를 소망하며 지내는 희망성월이자 성인성월이요 이 또한 하느님이 바라시는 일입니다. 

 

지옥과 천국을 정의합니다. 지옥과 천국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희망의 하느님을 등질 때 지옥이고, 반대로 희망의 하느님을 향할 때 천국입니다. 똑같은 천국에서 하느님을 등지면 지옥이고, 똑같은 지옥에서 하느님을 향하면 천국입니다. 하느님을 등지는 것이 죄이고 하느님을 향하는 것이 회개입니다. 그러니 지옥과 천국은 선택이자 은총임을 깨닫습니다.

 

“Becoming Love”(사랑되기), 

이번 ‘토마스 머튼의 삶과 영성’을 주제로 한 연피정 모토였습니다. 줄줄이 생각나는 소망들이었습니다.

 

“Becoming Faith”(믿음되기)

“Becoming Hope”(희망되기)

“Becoming Truth”(진리되기)

“Becoming Good”(선善되기)

“Becoming Beauty”(아름다움되기)

 

이런 존재론적 변화라면, 영적여정이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신망애信望愛의 사람이, 진선미眞善美의 사람이 되는 것, 바로 이것이 하느님을 믿는 자들인 우리의 궁극의 희망이자 소망일 것입니다. 단적으로 “Becoming God”(하느님 되기), “Becoming Jesus”(예수님 되기)가 궁극의 희망이자 소원인 것입니다. 이런 희망이 생생할 때 행복한 선종이요 죽음은 새 생명의 시작이 됩니다.

 

이런 희망이 생생할 때 참으로 넉넉하고, 홀가분하고, 자연스럽고, 자유롭고, 초연한, ‘텅 빈 충만’의 행복한 가을 인생이 될 것입니다. 만추의 가을이 되어 모두가 단풍으로 물드니 모두가 초연한 아름다움에 향기입니다. 봄꽃의 아름다움과 향기와는 비할 수 없는 가을 단풍 특유의 초연한 아름다움과 향기입니다. 만추晩秋의 일출日出도 아름답지만 만추晩秋의 일몰日沒의 평화로운 아름다움은 그 격格이 다릅니다.

 

바로 죽음에 대한 답은 이런 하느님께 대한 궁극의 희망 하나뿐입니다. 참으로 죽음에 대해 많이 말해도 죽음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세월의 흐름이요 죽음입니다. 그러니 누구도 알 수 없는 최종 인생 시험이 죽음의 날자입니다. 

 

하루하루가 죽음을 준비하는 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무리 잘 살았어도 무지와 허무중의 죽음이라면, 슬픔과 회한 가득한 절망의 죽음이라면 얼마나 그 인생 억울하고 허망虛妄하겠는지요! 바로 오늘 제1독서 마카베오기의 주인공 안티오코스 임금의 최후의 죽음이 그러합니다.

 

“내 눈에서는 잠이 멀어지고 마음은 근심으로 무너져 내렸다네.---내가 예루살렘에 끼친 불행이 이제 생각나네.---그 때문에 나에게 불행이 닥쳤음을 깨달았네. 이제 나는 큰 실망을 안고 이국땅에서 죽어가네.”

 

안타깝게도 너무 늦은 후회입니다. 회개도 때가 있습니다. 회개하라 유예되어 있는 날들입니다. 유비무환입니다. 젊고 힘있을 때부터, 아니 미룰 것 없이 지금 여기서부터 하느님 희망나무, 하느님 꿈나무를 키워가는 것입니다.

 

참으로 이웃에게 줄 수 있는 최고, 최상의 선물은 행복한 선종의 죽음일 것입니다. 천사와 부활의 존재를 부인하는 사두가이들이라면 결코 선종의 행복한 죽음을 맞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리사이들처럼 우리는 천사도 부활도 믿습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영적 바리사이들입니다. 

 

예수님이 바로 부활의 희망이 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그 희망의 실체를 명쾌히 밝혀 주십니다.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이 그 생생한 희망의 실체입니다. 그 전문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이 세상 사람들은 장가도 들고 시집도 간다. 그러나 저 세상에 참여하고 또 죽은 이들의 부활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받는 이들은 더 이상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을 것이다.

 

천사들과 같아져서 더 이상 죽는 일도 없다. 그들은 또한 부활에 동참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그분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사실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 있는 것이다.”

 

이미 이런 부활의 희망을 앞당겨 영원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그러기에 죽음은 우리에게는 끝이 아니라 아버지의 집으로의 귀가歸家이자 새생명의 시작임을 깨닫습니다. 오히려 죽음이 가까울수록 하느님을 만날 귀가의 희망과 기쁨에 설레이는 노년을 살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음 위령 감사송 대목이 우리의 영원한 참 희망을 북돋웁니다.

 

“주님 믿는 이들에게는 죽음이 죽음이 아니요, 새로운 삶으로 옮아감이오니, 세상에서 깃들이던 이 집이 허물어지면, 하늘에 영원한 거처가 마련되나이다.”

 

주님은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희망 충만한 기쁨의 삶을 살도록 힘을 주십니다. 사실 날마다의 이 은혜로운 미사보다 더 좋은 선종의 죽음 준비도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

저는 하느님 곁에 있어 행복하옵니다. 

저는 주 하느님을 제 피신처로 삼아

당신의 모든 업적을 알리렵니다.”(시편73,28).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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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1.11.20 11:10
    "사랑하는 주님, 주님께서 주신 이 시간 주님과 함께함을 기억하게 하시어
    세상 속 저의 생각보다 주님 닮은 삶을 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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