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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9. 연중 제5주간 금요일                                                                   1열왕11,29-32;12,19 마르7,31-37



“에파타!-열려라!”

-지금 주님을 만남이 답이다-



오늘 복음 중 “에파타!-열려라!”라는 말마디의 뜻과 어감이 강렬하고 좋습니다. 얼마전 말마디 파스카의 삶을 요약한 “탈리타 꿈!”-소녀야, 일어나라!”라는 예수님 말씀도 생각납니다. 탈리타 꿈의 예수님, 에파타의 예수님이십니다. 하여 오늘 강론 제목은 두 말할 것 없이 “에파타!-열려라!"-지금 주님을 만남이 답이다-로 정했습니다.


“에파타!-열려라!”

예수님의 권위있는 말씀에 곧바로 귀먹고 말 더듬는 이는 귀가 열리고 묶인 혀가 풀려서 말을 제대로 하게 됩니다. 얼마나 감동적인 장면인지요. 말 그대로 ‘에파타의 예수님’이십니다. 세상에 이런 주님이 어디에 계시겠는지요. 아마 세상에 예수님 빼놓고 ‘제대로’, ‘올바로’ 듣고 말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정도의 차이일 뿐 누구나 영적으로 귀먹고 말 더듬는 자폐적인 사람들일 것입니다. 대부분 편견이나 선입견 따라 듣고 말하는 이들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지금 이 거룩한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에파타!-열려라!” 귀가 열려 제대로 듣고 입이 열려 제대로 말하는 것은 일상생활의 기초입니다. 어찌보면 우리 삶은 에파타의 여정, 즉 열림의 여정, 개방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날마다 주님을 만나가면서 우리 역시 날로 귀와 입은 물론 전존재가 주님과 이웃을 향해 점점 열려갈 것입니다.


사랑의 열림, 사랑의 개방입니다. 열림도 개방도 능력입니다. 두려움이 우리를 위축시켜 닫게 합니다. 두려움을 몰아내는 사랑입니다. 사랑과 함께 가는 개방입니다. 사랑이신 주님을 만나가면서 비로소 에파타의 삶, 개방의 삶입니다. 에파타에 앞선 주님의 텃치에 주목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에게 손을 얹어 주십사고 청합니다. 바로 주님의 텃치를 갈망합니다. 예전 로마에서 강의를 들을 때 어느 분도회 신부가 강조한 ‘텃칭 갇 touching God’ 말마디가 생생합니다. 주님을 텃치할 때 바로 치유의 구원입니다. 우리가 간절한 믿음으로 주님을 텃치하기도 하지만 오늘 복음처럼 주님 친히 우리를 텃치해 주시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나가셔서, 당신 손가락을 그의 두 귀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손을 대셨다.’


얼마나 정성스런 주님 사랑의 텃치인지요. 사랑의 텃치, 사랑의 기적, 사랑의 치유입니다. 마침내 주님 사랑의 텃치에 두려움에 위축되어 닫혔던 이의 귀가 열려 제대로 듣게 되고 묶인 혀가 풀려 제대로 말하게 된 사람입니다. 역시 예수님이, 사랑이 답임을 보여 줍니다.


“저분이 하신 일은 모두 훌륭하다.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못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시는구나.”


한 번으로 끝나는 사랑의 기적이 아닙니다. 복음과 똑같은 파스카의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은 모두 훌륭합니다. 바로 지금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우리를 사랑으로 텃치하면서 우리 모두 제대로 듣게 하시고 제대로 말하게 하십니다.


지금 주님을 만남이 답입니다. 지금 여기서 주님을 텃치할 때 악순환의 사슬은 끊기고 우리는 운명의 질곡에서 해방됩니다. 자유로운 것 같지만 자유롭지 못하게 타고 난 것도 많습니다. 


오늘 제1독서 열왕기 상권을 보십시오. 솔로몬의 죄업이 유전되고 있음을 봅니다. 솔로몬의 존재감 없는 죽음은 오늘 독서에서 생략되고 있습니다. 솔로몬의 죄업으로 인해 이스라엘은 분열되고 반란자 예로보암에게 열 지파가 넘어갑니다.


“이 열조각을 그대가 가지시오.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소. 이제 내가 솔로몬의 손에서 이 나라를 찢어 내어 너에게 열 지파를 주겠다.”


솔로몬의 대죄가 자초한 분열이요 주님의 심판입니다. 아마 우리도 알게 모르게 솔로몬의 후손들처럼 누군가의 죄업의 짐을 지고 살아가는지 모릅니다. 특히 한반도 땅은 억울하게 죽은 얼마나 많은 원혼들이 떠돌고 있겠는지요. 나라가 이렇게 어지럽고 오랫동안 남북이 분열되어 있음도 이런 죄업 탓인지도 모릅니다.


답은 주님뿐입니다. 바로 지금 주님을 텃치하고 주님께서 우리를 텃치할 때 치유요, 열리는 귀요 입이요 마음입니다. 온갖 악순환의 사슬에서, 사주팔자 운명론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참으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주님의 권능있는, 자유롭게 하는 말씀은 “탈리타 꿈!”-“일어나라!”, “에파타!”-“열려라!” 둘뿐입니다. 얼마전 읽은 ‘지금’이란 시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지금 말하라. 나중에 말하면 달라진다. 예전에 말하던 것도 달라진다. 지금 말하라. 지금 무엇을 말하는지. 어떻게 말하고 왜 말하는지. 이유도 경위도 없는 지금을 말하라. 지금이 기준이다. 지금이 변하고 있다. 변하기 전에 말하라. 변하면서 말하고 변한 다음에도 말하라. 지금을 말하라. 지금이 아니면 지금이라도 말하라. 지나가기 전에 말하라. 한순간이라도 말하라. 지금은 변한다. 지금이 절대적이다. 지금이 그 순간이다. 지금은 이 순간이다. 그것을 말하라. 지금 말하라.-김언


바로 지금 에파타의 주님을 텃치하라는, 만나라는 것입니다. ‘지금 말하라’에 앞서 한 말마디 덧붙인다면 ‘지금 들어라’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죄업의 사슬에서, 또 두려움의 사슬에서 벗어나 에파타의 삶을, 하느님과 이웃에 활짝 열린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 저희 마음을 열어 주시어, 당신 아드님 말씀에 귀 기울이게 하소서.”(사도16,1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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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로 2018.02.09 08:04
    날마다 주님을 만나가면서 우리 역시 날로 귀와 입은 물론 전존재가 주님과 이웃을 향해 점점 열려갈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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