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2. 대림 제1주간 월요일                                                                     이사4,2-6 마태8,5-11

 

 

 

하느님의 꿈, 이사야의 꿈, 예수님의 꿈

-뭇민족, 뭇백성의 구원-

 

 

 

대림시기 제1독서는 모두 이사야서입니다. 그러니 제1독서의 주인공 이사야와 복음의 예수님은 좋은 짝을 이루고 있습니다. 아마 예수님이 가장 좋아했던, 예수님께 절대적 영향을 미쳤던 분이 바로 이사야 예언자일 것입니다. 

 

정확히 말해 하느님의 꿈은 그대로 이사야를 통해, 그리고 예수님을 통해 면면히 계승되고 있음을 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꿈, 이사야의 꿈, 예수님의 꿈은, 비전은 무엇입니까? 바로 뭇백성의, 뭇민족의 구원입니다. 우리 교회가 결코 잊어서 안되는 온인류 구원의 보편적 전망이자 시야입니다.

 

바로 이런  전망과 시야를 그대로 견지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입니다. 백인대장의 믿음에 감동하신 예수님의 말씀에서 뭇백성, 뭇민족의 구원이란 하느님의 꿈, 이사야의 꿈이 실현되고 있음을 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적이 없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동쪽과 서쪽에서 모여와, 하늘 나라에서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당대의 유다인뿐 아니라 오늘날 그리스도교인들에게 경종이 되는 말씀입니다. 하느님 앞에, 예수님 앞에 일체의 기득권은 없다는 것입니다. 세례 받았다 하여, 그리스도교인이라 하여 무조건 구원 받으리라는 보장은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겸손한 믿음으로 하느님의 뜻대로 살았던 뭇백성의 구원이 바로 오늘 백인대장의 경우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봅니다. 

 

사실 명시적으로 그리스도교 신앙을 고백하지 않지만 백인대장처럼 겸손한 믿음을 지닌 이들은 세상 곳곳에 있고 이들은 백인대장처럼 우리의 믿음에 신선한 충격과 자극이 됩니다. 사실 저는 신심 깊은 불자들을 통해서도 이런 겸손한 믿음을 배우기도 합니다.

 

어제 헬무트 슈미트(1918-2015) 전 독일 총리가 1995년 8월 히로시마대학에서 명예학위를 받으면서 행한 연설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대로 하느님의 꿈, 이사야의 꿈, 예수님의 꿈이 실현된듯한 연설문 일부를 인용합니다.

 

“나는 전몰병사에 대한 사후의 영웅화나 미화도 진실에 대한 공격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들에게 그들의 자식이 영웅으로 죽었다는 말을 하는 것은 부도덕한 기만입니다. 전쟁이야 말로 압도적인 죄악입니다. 전쟁을 피하는 것은 통치의 책임을 진 자들에게는 무엇보다 큰 책무이고 사명입니다. 평화는 인간성 내부에 있는 본능의 힘에 유지되는 것이 아닙니다. 평화는 의도적으로, 그리고 성실히 언제까지나 반복해서 노력해야만 유지됩니다. 

 

우리 모두가 인류 전체를 위해서, 평화를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스스로 물어야 합니다. 역사는 선의의 추구만으로 불충분합니다. 선의를 행동으로 옮겨 현실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성과 합리성과 용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명시적으로 믿음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지만 온 인류에 대한 보편적 사랑과 평화가, 참 그리스도교 신앙이 깊이 체화된 전 독일 총리 헬무트 슈미트 인격임을 깨닫게 됩니다. 사실 독일 헌법 1조 1,2항은 성서의 인간 존중과 사랑이 고스란히 요약되어 있습니다.

 

-제1조 ① 인간의 존엄성은 침해되지 아니한다. 모든 국가권력은 이 존엄성을 존중하고 보호할 의무를 진다.

② 그러므로 독일 국민은 이 불가침不可侵, 불가양不可讓의 인권을 세계의 모든 인류공동체, 평화 및 정의의 기초로 인정한다.-

 

헬미트 슈미트 전 독일 총리 같은 분들이 오늘날의 백인대장이요 예수님의 제자라 할 수 있습니다. 20세기 예수님을 가장 충실히 따랐던 제자로 힌두교의 성자, 간디를 예로 든 경우도 읽은 적이 생각납니다.

 

하느님의 꿈은, 이사야의 꿈은 예수님을 통해 그대로 실현됨을 봅니다. 백인대장의 겸손한 믿음은 우리에겐 부단한 자극이 되고 우리 역시 백인대장처럼 활짝 열린 믿음과 사랑의 자세로 살라는 가르침을 줍니다. 우리의 배타심排他心이, 독점욕獨占慾이 또 사회 곳곳에 만연된 소위 ‘갑질’이라는 천박한 행위들이 얼마나 비복음적인지 깨닫게 됩니다. 

 

이런 면에서 종파에 관계 없이, 모든 이들에게 차별없이 열려 있는 환대의 영성과 겸손한 믿음은 얼마나 복음적이고 예수님의 생각에 일치하는지요. 우리가 진정 가톨릭 교회의 참된 전통에 깊이 뿌리 내려 예수님을 닮아 갈수록 우리 역시 이웃에 활짝 열려 있는 환대의 사람, 겸손한 믿음의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새삼 ‘환대의 집’으로서 우리 요셉 수도원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또 하느님의 꿈, 예수님의 꿈의 실현에 크게 기여하는지 깨닫게 됩니다. 참으로 예수님의 꿈을 현실화하는 겸손한 믿음의 사람들, 따뜻하고 친절한 환대의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주님 영광의 축복이 제1독서 이사야서 마지막 대목에서 잘 묘사되고 있습니다.

 

“정녕 주님의 영광이 모든 것을 덮어 주는 지붕과 초막이 되어, 낮의 더위를 피하는 그늘이 되어 주고, 폭우와 비를 피하는 피신처와 은신처가 되어 주리라.”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당신 친히 우리의 피신처와 은신처가 되어 주시고, 우리 모두 당신 꿈의 사람으로, 환대의 사람, 겸손한 믿음의 사람으로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우리 모두 백인대장처럼 겸손한 믿음과 환대의 사랑으로 주님의 성체를 영하도록 합시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아멘.

 

 

 

 

 

 

  • ?
    고안젤로 2019.12.02 13:26
    사랑하는 주님, 세상속 죄인인 저희에게 주님 자비와 구원을 내려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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