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9.5.연중 제23주간 월요일                                                                    1코린5,1-8 루카6,6-11

 

 

 

주님과 일치의 여정중인 우리들

-그리스도 중심의 삶-

 

 

 

“주님, 당신의 정의로 저를 이끄소서.”(시편5,9ㄴ)

 

요즘처럼 공동의 집인 지구의 자연이 고맙고 사랑스럽게 여겨지긴 처음입니다. 하나뿐인 내 인생 아끼고 돌보듯 하나 뿐인 이웃 하나하나의 인생을, 하나뿐인 공동의 집인 지구의 자연을 아끼고 돌봐야 할 것입니다. 9월1일부터 10월4일 아시시 성 프란치스코 축일까지의 창조시기에 바치는 매끝기도후 기도문이 시작부터 참 정겹습니다.

 

“만물의 창조주이신 주님, 주님 사랑의 친교에서 주님 말씀이 나시어, 주님께 찬미의 노래를 부르는 생명의 교향악을 만드셨나이다.”

 

풀벌레 찬미 노래와 더불어 익어가는 열매들의 요즘 가을 시기에 참 적절한 기도문입니다. 때 되니 하늘에 별들을 달 듯 싼 배봉지안의 배들도 수확의 날이 가까워져 곧 하느님의 별들을 따듯 배들을 따게 될 것이고, 밤송이들도 벌써 벌어져 밤알도 떨어지고 있으며 대추 열매들도 뚜렷한 윤곽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창조주 주님의 침묵중에 묵묵히 일하시는 모습이 놀랍고 고맙습니다. 제 유일한 선의의 경쟁 대상은 이런 주님이십니다.

 

“밤마다

가을 풀벌레 찬미 노래 들으며

 

둥글게 익어가는

가을 열매 형제들

 

청초하게 피어나는

달맞이꽃 자매들

 

반갑다, 고맙다

사랑스럽다.”-2022.9.4.

 

어제 써놓은 ‘찬미 관상의 형제자매들’이란 시입니다. 그래서 오늘 저절로 떠오른 강론 제목은 “주님과 일치의 여정-그리스도 중심의 삶-”입니다. 참으로 그리스도 중심의 삶과 더불어 날로 주님을 닮아가는 주님과 일치의 여정을 살아가는 우리 믿는 이들입니다. 회개한 성인은 있어도 부패한 성인은 없다며 다윗과 솔로몬을 비교한 교황님 말씀을 잊지 못합니다.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부단한 회개요 이를 위한 우리의 파스카 양이신 그리스도의 중심의 삶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것입니다. 부패인생을 발효인생으로 바꾸는 성령의 누룩, 그리스도 은총의 누룩입니다. 제1독서의 후반부 말씀이 적절한 도움이 됩니다.

 

“묵은 누룩을 깨끗이 치우고 새 반죽이 되십시오. 여러분은 누룩 없는 빵입니다. 우리의 빠스카 양이신 그리스도께서 희생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묵은 누룩이 아니라, 순결과 진실이라는 누룩없는 빵을 가지고 축제를 지냅시다.”

 

그리스도와 중심의 삶과 더불어 주님과 일치의 여정에 충실할 때 비로소 순결과 진실이라는 누룩없는 빵이 되어 이 거룩한 미사축제를 지낼 수 있습니다. 참으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회개와 더불어 부패를 막아주며 변질變質이나 변절變節됨이 없이 한결같이 순결과 진실의 누룩 없는 빵으로 살게 하십니다. 

 

바로 이런 그리스도 예수님의 진면목이 오늘 복음에서 잘 드러납니다. 예수님은 그대로 살아 계신 하느님의 현현顯現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을 만나며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과의 일치도 날로 깊어집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지식은 차고 넘쳤겠지만 주님을 통찰하는 지혜는 전무한 정말 무지한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을 고발할 구실을 찾으려고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시는지 지켜봅니다.

 

사랑이 절대적이라면, 율법은 상대적입니다. 분별의 잣대는 사랑이요,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 안식일법의 잣대가 아닌 사랑의 잣대로 보면 저절로 답이 나옵니다. 예수님께서는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일어나 가운데에 서라.”하고 이르십니다. 흡사 이 거룩한 미사시간, 마음이 오그라든 우리를 향해 하시는 말씀 같습니다.

 

“일어나 가운데에서 서라.”

 

오늘 화두처럼 간직하고 사시기 바랍니다. 넘어지는 것이 죄가 아니라 자포자기 절망으로 일어나지 않는 것이 정말 큰 죄입니다.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삶의 한복판, 중심 자리에 서서 다시 주님을 바라 보며 사는 것입니다. 이어 용기있고 지혜로운 주님의 단도직입單刀直入의 질문이 이들을 침묵시킵니다. 주님의 질문 안에 이미 답이 있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묻겠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안실일법 잣대가 아닌 무엇이 좋고 목숨을 구하는 일인지 사랑의 잣대로 하면 답은 너무나 자명합니다. 그리스도 예수님은 안식일의 주인입니다. 예수님을 통해서, 예수님 안에서, 예수님과 함께 일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과연 예수님은 어떻게 처신하셨겠는가? 가 생각하면 정답은 저절로 나옵니다. 

 

그러니 그리스도 중심의 삶과 더불어 주님과 일치의 여정이 우리 삶의 모두임을 깨닫습니다. 날로 주님과의 일치가 깊어질 때 분별의 지혜는 더욱 빛을 발할 것입니다. 무지와 허무의 어둠에 대한 유일한 답은 파스카의 그리스도 예수님뿐임을 깨닫습니다.

 

“손을 뻗어라.”

 

주위의 무지한 이들을 둘러보시고는 손이 오그라든 장애인에게 말씀하시자 그 손이 성하게 됩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시간, 흡사 오그라든 마음의 우리를 향한 말씀처럼 들립니다. 오그라든 손을 뻗듯이 오그라든 마음을 활짝 펴라는 말씀입니다. 

 

악의 저항은 참으로 집요합니다. 이 무지한 적대자들은 골이 잔뜩 나서 예수님을 어떻게 할까 서로 의논합니다. 무지의 악에 포로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입니다. 주님은 이들의 반응에 개의치 않고 진리와 사랑, 생명의 길을 가십니다.

 

동방영성에서 얼마나 많이 강조된 무지의 악, 무지의 죄, 무지의 병인지요! 참으로 이에 대한 유일한 답은 파스카의 그리스도 예수님뿐임을 깨닫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님 중심의 삶과 더불어 날로 깊어지는 주님과 일치의 여정이 무지와 허무에 대한 유일한 해법임을 깨닫습니다.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주님과의 일치가 날로 깊어지는 우리들입니다.

 

“주님께 피신하는 우리들 모두 즐거워하며, 

영원토록 환호하리이다.

주님 이름을 사랑하는 우리들, 주님이 감싸시니, 

우리는 주님 안에서 기뻐하리이다.

 

하느님, 주님께서는 우리 의인에게 복주시며

사랑으로 방패 삼아 감싸 주시나이다.”(시편5,12-1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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