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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4.5. 부활 팔일 축제 금요일                                                                사도4,1-12 요한21,1-14

 

내 희망

“그리스도 살아 계시다!(Christ is Alive!)”

 

“이날은 주님이 마련하신 날,

 이날을 기뻐하며 즐거워하세.”(시편118,24)

 

금주 부활 팔일 축제중 날마다 부르는 복음 환호송이 마음을 파스카의 참기쁨으로 가득 채웁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에게는 매일이 부활 대축일입니다. 날마다 주님과 함께 부활의 기쁨을 사는 우리 믿는 이들이요 날마다, 살아 있는 그날까지 부를 시편 복음 환호송입니다. 어제 읽은 일화를 나눕니다. 19세기 러시아에서 살다 간 수도자 사로포의 세라피노 성인에 관해 이런 일화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인생고를 털어놓으려고 그를 수도원으로 찾아오면 그들이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거리까지 그들을 마중나오면서 소리소리 질렀다 합니다.

 

“기뻐하고 기뻐하여라. 그리스도께서 되 살아나셨다!”

 

성인의 입술에서 나오는 그 말마디가 얼마나 힘있었는지 그 말소리만 들어도 괴로움이 마음에서 싹 사라지고 희망이 솟아났다고 합니다. 금주 부활 팔일 축제내 복음 선포전 함께 부르는 부속가도 참 흥겹습니다. 어제 부속가 후반부가 새삼스럽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내 희망 그리스도 살아 계시니

 그 제자들 앞에서 갈릴래아로 가시리라.

 그리스도 죽은 이들 가운데서 

 정녕 부활하심을 우리는 아노니,

 승리자 임금이시여 우리를 불쌍이 여기소서.”

 

내 삶의 자리, 갈릴래아에서 언제나 함께 살게 된 내 희망 부활하신 그리스도입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우리의 희망입니다. 희망의 힘, 희망의 빛입니다. 희망이 있어야 삽니다. 희망도 은총이자 선택입니다. 우리의 희망이신 부활하신 주님을 선택해 살 때 천국입니다. 희망이 없는 곳이 지옥입니다. 희망이 있어야 믿음도 사랑도 살아납니다. 희망에서 기다림과 인내도 있고, 희망에서 샘솟는 기쁨입니다. 샘솟는 기쁨의 샘이 바로 희망이신 주님입니다. 그러니 희망보다 더 좋은 명약은 없습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 예수님! 바로 우리의 희망입니다. 오늘 복음은 절망을 상징하는 어둔 밤을 배경으로 합니다. 주님께서 십자가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진 일곱 제자들의 상황을 반영하는 수제자 베드로와 동료들과의 대화로 시작되는 오늘 복음입니다.

 

“나는 고기 잡으로 가네.”

“우리도 함께 가겠소.”

 

참 쓸쓸한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은 상징들로 가득한 참 아름다운 살아 있는 그림같은 장면입니다. 때는 밤이었고, 그날 밤에는 아무것도 잡지 못한 제자들의 마음은 참 춥고 삭막하고 밤처럼 어둠이 가득했을 것입니다. 저절로 입에서는 다음 시편 127장 고백이 흘러 나왔을 것입니다. 

 

“주께서 집을 아니 지어 주시면, 그 짓는 자들 수고가 헛되리로다.

 주께서 도성을 아니 지켜 주시면, 그 지키는 자들 파수가 헛되리로다.

 이른 새벽 일어나 늦게 자리에 드는 것도, 

 수고의 빵을 먹는 것도 너희에게 헛되리니...”

 

제자들은 위 시편과 더불어,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요한15,5ㄷ) 말씀도 연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자들 배경에는 다음 묘사에서 보다시피 아침 떠오르는 태양을 등지고 물끄러미 제자들을 바라보고 있는 부활하신 주님이 계셨습니다. 희망의 태양이 떠오르기 직전의 동녘하늘!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 또 아름다운 장면인지요!

 

‘어느덧 아침이 될 무렵, 예수님께서 물가에 서 계셨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분이 예수님이신 줄을 알지 못하였다.’

 

절망은 없습니다. 절망의 그 현장 우리 뒷 편에서 물끄러미 우리를 바라보며 떠오르는 태양처럼 서 계신, 마침내 절망의 어둔 현장에 희망의 빛처럼 개입하시는 부활하신 주님이십니다. 우리보다 우리 내면의 사정을 잘 아시는 사랑의 주님이십니다.

 

“얘들아, 무얼 좀 잡았느냐?”

“못잡았습니다.”

“그물을 배 오른 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제자들은 그물을 던졌고, 고기가 너무 많이 걸려 그물을 끌어 올릴 수가 없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함께 하실 때 텅빈 허무는 텅빈 충만의 기쁨으로 바뀌는 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전광석화, 그 순간 주님께서 사랑하신 애제자가 주님을 즉각 알아보며 고백합니다.

 

“주님이십니다.”

 

사랑할 때 보이고 압니다. 사랑의 영안이 활짝 열린 애제자의 고백에 베드로의 반응 역시 수제자답습니다. 주님이시라는 말을 듣자, 옷을 벗고 있던 베드로는 겉옷을 두르고 호수로 뛰어 듭니다. 오매불망, 꿈에 그리던 주님의 출현에 놀란 베드로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수제자 베드로와 애제자의 모습이 흡사 활동가와 관상가의 조화로운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익명의 애제자가 상징하는바 교회공동체내의 숨겨진, 교회의 심장같은 사랑의 관상가들입니다. 교회 공동체내에서 참 좋은 조화와 보완관계를 이루는 수제자 베드로 같은 사랑의 활동가들과 애제자와 같은 사랑의 관상가들입니다. 주님과 깊은 사랑의 친교를 나누는 공동체의 숨겨진 보물, 애제자 관상가들이 있어 비로소 살아 있는 교회 공동체가 됩니다. 이런 사랑의 관상가, 애제자가 되고 싶지 않습니까? 저는 교회 공동체 곳곳에 숨겨진 이런 보물같은 주님의 애제자같은 분들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만, 아마도 주님은 모두를 속속들이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방금 잡은 고기를 몇 마리 가져오너라.”

 

시몬 베드로가 배에 올라 그물을 뭍으로 끌어 올렸고, 그 안에는 큰 고기가 백쉰세 마리나 가득 들어 있었다 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기적같은 현실은 고기가 그토록 많은데도 그물이 찢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바로 부활하신 주님 안에 머물 때 견고한 일치의 교회 공동체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절망은 없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떠오르는 태양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과 더불어 밤의 허무의 어둠은 사라지고 희망과 기쁨, 생명과 빛으로 충만한 삶이 펼쳐집니다. 고해인생은 축제인생으로 바뀝니다. 저절로 터져나오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입니다. 부활하신 주님 계시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만한 세상입니다. 

 

“와서 아침을 먹어라!”

 

흡사 아침 미사에 우리를 초대하시는 주님 말씀처럼 들립니다. 바로 이런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할 때 선교열정으로 표현되기 마련입니다. 명설교가 된 베드로는 옛 베드로가 아닙니다. 사도행전에서 열화와 같은 베드로의 설교가 이를 입증합니다. 수제자 베드로의 감동적인 설교 일부를 그대로 나눕니다.

 

“여러분 모두와 온 이스라엘 백성은 이것을 알아야 합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곧 여러분이 십자가에 못 박았지만 하느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바로 그분의 이름으로 이 사람이 여러분 앞에 온전한 몸으로 서게 되었습니다.

이 예수님께서는 ‘너희 집짓는 자들에게 버림을 받았지만,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신 분’이십니다. 그분 말고는 다른 누구에게도 구원이 없습니다. 사실 사람들에게 주어진 이름 가운데에서 우리가 구원받는 데에 필요한 이름은 하늘 아래 이 이름밖에 없습니다.”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에서 베드로가 사용하는 부활하신 주님의 선교 그물은 얼마나 크고 넓은지요! 복음의 그물과는 비교할바가 아닙니다. 그리고 얼마나 감동적인 베드로의 설교인지요! 부활하신 그리스도! 우리의 희망입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할 때 날마다 축제의 삶입니다. 오늘 4월5일과 내일 6일은 총선 사전투표날이고, 4월10일은 총선 투표날입니다. 나라의 명운이 달린 선거입니다.

 

나라가 일제 압제에서 해방된지 79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중인 나라의 독립운동이요, 참으로 역사의식, 민족의식, 공동체 의식, 시대정신과 좋은 역사와 전통을 지닌, 나라와 국민을 참으로 사랑하는 당과 사람들을 잘 분별하여 대표를 뽑아야 할 것입니다. 정당이나 사람은 잘 바뀌지 않습니다. 살아온대로 삽니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정말 나라와 국민을  위한 정당이요 사람들이었는지 잘 살펴보고 투표하시기 바랍니다. 

 

정말 우리 모두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거룩한 미사를 봉헌합니다. 고해인생을 축제인생으로 바꿔주는 미사은총입니다. 오늘 화답송 후렴이 참 좋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집짓은 이들이 내버린 돌같은 예수님을, 우리를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게 하십니다. 모퉁이의 머릿돌 답게 주님 주시는 분별의 지혜 은총으로 투표를 잘하시기 바랍니다. 모두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세육창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하느님 만세!

 부활하신 예수님 만세!

 성령님 만세!

 대한민국-한반도 만세!

 가톨릭 교회 만세!

 성모님 만세!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여러분 모두 만세!”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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