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31.목요일 성탄 팔일 축제 제7일                                                 1요한2,18-21 요한1,1-18

 

 

 

하느님의 자녀답게 삽시다

-고귀한 품위의 인간-

 

 

 

하루하루 충실히 살다보니 2020년 12월31일 마지막날입니다. 2020.9.29.일 대형 교통사고에도 이처럼 멀쩡하니 하느님께 대한 감사感謝와 감회感懷가 참 깊고 새롭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답은 하나뿐입니다. 제 좌우명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그대로 하루하루 살면 됩니다. 참으로 좌절하지말고,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고 늘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것입니다. 두 차례 큰 공동체의 원장직을 수행했던 존경하고 사랑하는 수녀님으로부터 성탄과 새해 축복을 겸한 소박한 친필 편지를 받고 감격했고 각오를 새로이 했습니다.

 

“성탄을 축하드립니다. 늘 불암산과 같이 변함없이 굳건히 서서 수행하시고 공동체의 기둥이 되어 주시는 참 수도승修道僧이신 신부님 부럽습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2021년 새해에도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얼마전 수녀원장이 되신후 인사차 들린 수녀님으로부터의 반가운 메시지도 저에게 좋은 격려였습니다.

 

“신부님, 수도승修道僧으로서 존재하시는 모습 여전하시고, 푸근한 마음 전해져 잠간이지만 감사로운 시간이었어요. 또 뵙도록 하지요.”

 

성탄 밤미사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강론중 다음 진솔한 대목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모든 기쁨이신 외아드님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 대한 우리의 배은망덕과 수많은 우리 형제자매들에 대한 불의를 바라보면 의문이 생깁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이토록 많이 주신 것이 잘하신 일인가? 주님께서 아직도 우리를 믿어 주시는 것이 잘 하시는 일인가? 그분께서 우리를 너무 과대평가하시는 것은 아닌가? 

 

그렇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과대평가하고 계십니다. 우리를 죽도록 사랑하시기 때문에 그렇게 하십니다. 우리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그러하십니다. 우리와는 너무나 다르십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너무 감동적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정의 그대로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믿고 희망하고 사랑한다는 신망애信望愛 향주삼덕向主三德을 말하지만 반대로 하느님은 그 이상으로 우리를 믿고 희망하고 사랑한다는 신망애信望愛 향인삼덕向人三德이라 칭하고 싶습니다. 참으로 이런 하느님의 기대를 저버려선 안되겠습니다. 참으로 송구스럽게도 우리를 과대평가하시는 하느님의 기대에 응답하여 하느님을 닮도록 하루하루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고귀한 품위의 인간입니다. 사람은 살아있는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하느님이 인간이 되신 것은 인간이 하느님이 되기 위함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천사들 보다는 못하게 만드셨어도 영광과 존귀의 관을 씌워 주셨습니다. 그러니 답은 분명합니다. 한번뿐이 없는 고유한 유일회적 인생 하느님의 자녀답게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 닮기를 평생목표와 과제로 삼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존재이유이자 세상에 온 이유입니다.

 

어떻게 하느님의 자녀답게 고귀한 품위의 인간으로 살 수 있겠습니까? 오늘 복음의 참으로 장엄하고 웅장한 로고스 말씀 찬가가 답을 줍니다. 이와 곁들여 감상해야 할 찬가는 콜로사이서의 필립비서의 참으로 아름답고 장엄하고 깊은 두개의 ‘그리스도 찬가’(콜로1,15-20; 필립2,6-11)입니다. 이 둘은 우리가 저녁 성무일도 때 마다 매주 한 번씩 부르는 찬가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의 신비, 그리스도의 신비, 말씀의 신비, 인간의 신비가 함축된 요한복음 전체를 요약한 오늘 복음의 로고스 말씀 찬가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자녀답게 고귀한 품위의 인간으로서 살 수 있는 길을 보여줍니다. 바로 말씀이 사람이 되신 예수님이 그 좋은 본보기입니다. 제1독서에 요한 1서 말씀은 여전히 현실성을 띕니다. 

 

“자녀 여러분, 지금이 마지막 때입니다. ‘그리스도의 적’이 온다고 여러분이 들은 그대로, 지금 많은 ‘그리스도의 적들’이 나타났습니다.”

 

예수님 죽으시고 부활하신 당대 1세기나 오늘날의 21세기나 똑같이 반복되는 현실입니다. 빛에 그림자처럼 그리스도의 적은 교회 안팎에서 끊임없이 준동하며 공격을 감행합니다. 세상 끝날 때까지 그러할 것입니다. 그러니 그때의 지금이나 오늘의 지금이나 마지막 때입니다. 당대의 시각으로 보면 언제나 절박하기가 마지막 때 같았고 교회는 이를 타개해 왔습니다. 그러니 깨어 다시 새롭게 지극한 인내와 지혜로 진선미眞善美와 신망애信望愛의 향주삼덕의 인생을 사는 것입니다.

 

첫째, 말씀과 그리스도의 사람입니다.

아, 이게 우리의 신원입니다.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있습니다. 말씀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입니다. 우리를 끊임없이 정화하고 성화하고 창조하는 말씀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신 예수님이십니다. 바로 사람의 본질은 말씀임을 깨닫습니다. 

 

말씀이신 그리스도입니다. 말씀 사랑과 그리스도 사랑은 분리된 것이 아닙니다. 참으로 말씀을 사랑함이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입니다.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보다 아무것도 낫게 여기지 말아야 합니다. 참으로 말씀 사랑에 전념할수록 그리스도를 사랑하게 되며 그리스도를, 하느님을 닮아 하느님의 자녀로서 참 나의 실현에 이르게 됩니다. 고귀한 품위의 회복입니다. 

 

인생 허무와 무지의 대한 답도 말씀이신 그리스도뿐입니다. 말씀의 빛이 허무와 무지의 심연을 환히 밝힙니다. 허무와 무지의 심연의 본질은 하느님 사랑의 충만임을 깨닫게 합니다.

 

둘째, 생명과 빛의 사람입니다.

죽음이 답이 아니라 생명이 답이요 어둠이 답이 아니라 빛이 답입니다. 말씀의 생명, 말씀의 빛이 우리를 생명과 빛의 사람이 되게 합니다. 죽음의 문화가 지배하는 죽임의 세상에 생명 충만한 삶을 살림의 세상을 살 수 있게 된 우리들입니다.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다.”

 

모든 생명의 원천이 말씀이신 그리스도입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될수록 생명 충만한 삶입니다. 이것이 최고의 영육건강의 비법입니다. 생명은 바로 빛입니다. 생명의 빛인 그리스도입니다.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이 세상에 왔습니다. 그분께서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지만, 세상을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분께서 당신 땅에 오셨지만 그분의 백성은 그분을 맞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계속되는 인간 무지의 현실입니다. 대낮같이 환한 문명의 세상이라지만 내면은 캄캄한 어둠이요 문명의 야만이란 역설이 여전한 현실입니다. 참빛이신 말씀이신 그리스도를 잊었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참 생명의 빛이신 주님과 일치될수록 우리 역시 세상의 참빛이 되어, 생명의 빛이 되어 살 수 있습니다. 이래야 비로소 고귀한 품위의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삶입니다.

 

셋째, 은총과 진리의 사람입니다.

은총과 진리의 사람으로 살 때 참 아름답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으로 빛납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신 그리스도 예수님이 우리 삶의 원형입니다. 참 감격스런 말씀 찬가의 절정부분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신, 아버지의 외아드님으로서 지니신 영광을 보았다. 그분의 충만함에서 우리 모두 은총에 은총을 받았다. 은총과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왔다. 아무도 하느님을 본적이 없다. 아버지와 가장 가까우신 외아드님, 하느님이신 그분께서 알려 주셨다.”

 

참 신비가요 관상가인 사도 요한입니다. 아니 우리 모두 참 신비가로, 관상가로 불림 받고 있습니다. 참으로 말씀이자 진리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을 깊이 관상하여 일치할 때 우리 역시 은총과 진리가 충만한 삶, 하느님의 영광을 환히 드러내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참으로 말씀의 신비는 인간의 신비, 그리스도의 신비, 하느님의 신비를 푸는 열쇠임을 깨닫습니다.

 

얼마나 가슴 설레게 하는, 가슴 벅차게 하는 하느님 자녀로서의 고귀한 품위의 사람으로서의 우리의 신원인지요. 한번뿐이 없는 삶! 이런 고귀한 품위의 신원을 망각하고 산다면 말그대로 너무 억울한 ‘천추千秋의 한恨’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말씀과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생명과 빛의 사람으로, 은총과 진리의 사람으로 사는 것입니다. 

 

답은 단 하나, 말씀이신 그리스도와의 일치입니다. 바로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날로 주님과 깊어가는 일치의 관계와 더불어 이런 고귀한 품위의 하느님의 자녀되어 살게 하십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20.12.31 09:08
    "주님께서는 우리를 과대평가하고 계십니다. 우리를 죽도록 사랑하시기 때문에 그렇게 하십니다. 우리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그러하십니다. 우리와는 너무나 다르십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93 한계限界의 영성 -지옥에는 한계가 없다-2016.10.21. 연중 제29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6.10.21 149
3192 한결같은 주님의 전사戰士 -두려워하지 마라, 함께하라, 선포하라-2020.6.21.연중 제12주일 예레20,10-13 로마5,12-15 마태10,26-33 1 프란치스코 2020.06.21 179
3191 한결같은 삶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마라-2022.5.26.목요일 성 필립보 네리 사제(1515-1595)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05.26 208
3190 한결같은 배경의 의인 -성요셉 예찬-2023.3.20.월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3.03.20 334
3189 한결같은 기도와 삶 -부활 희망과 믿음, 기도-2021.6.2.연중 제9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6.02 110
3188 한결같은 ‘하느님의 전사戰士’로서의 삶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2019.10.31.연중 제30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0.31 240
3187 한결같은 ‘하느님 중심의 삶’ -경청敬聽, 환대歡待, 우정友情-2021.2.10.수요일 성녀 스콜라 스티카 동정(480-543) 축일 1 프란치스코 2021.02.10 182
3186 한결같는 하느님 중심의 삶 -하루하루, 이제부터, 늘 새로운 시작-2023.5.22.부활 제7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05.22 265
3185 한결같고 초연한 정주의 삶 -사랑, 신뢰, 지혜, 가난, 겸손-2021.12.30.목요일 성탄8일 축제 내 제6일 1 프란치스코 2021.12.30 138
3184 하루하루가 좋은 날입니다 -일일시호일-2020.10.3.연중 제26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20.10.03 135
3183 하루하루 한결같이 최선을 다하는 삶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2022.2.3.연중 제4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22.02.03 145
3182 하루하루 성인聖人을 목표로 삽시다 -참 좋은 삶과 죽음-2020.4.5.주님 수난 성지 주일 1 프란치스코 2020.04.05 151
3181 하루하루 삽시다 -평생처럼,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2018.2.15.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2.15 200
3180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절망은 없다-2022.7.20.연중 제16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2.07.20 251
3179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참되고 단순하고 절박한 삶”-2022.6.9.연중 제10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2.06.09 303
3178 하닮의 여정, 예닮의 여정 평생 과제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 것-2024.2.26.사순 제2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4.02.26 133
3177 하닮의 여정 -주님의 일꾼, 주님의 전사, 자비의 전사-2023.6.19.월요일 성 로무알도 아빠스(951-1027)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6.19 331
3176 하닮의 여정 -자비하신 하느님을 닮읍시다-2022.3.22.사순 제3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2.03.22 186
3175 하닮의 여정 -기도, 감사, 자비-2022.9.11.연중 제24주일 프란치스코 2022.09.11 223
3174 하닮의 여정 -갈망, 찬미, 사랑-2022.2.20.연중 제7주일 프란치스코 2022.02.20 143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169 Next
/ 169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