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10.토요일. 성 대 레오 교황 학자(400-461) 기념일 

필리4,10-19 루카16,9ㄴ-15

 

 

하느님 중심의 삶

-참 아름답고 자유롭고 행복한 삶-

 

 

어제 ‘사막의 영성’ 금요 강론 중 나눈 대목중 ‘아름다움’에 관한 내용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교재의 마지막 장 주제는 ‘하느님과의 만남’이었고 결론 부분은 아름다움에 대한 강조였습니다.

 

“우리는 도시의 시끄러움 속에서도 사막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우리 자신과 싸우고 하느님을 만날 장소와 순간을 찾을 수 있다. 이들은 또한 변형의 장소들이자 순간들이다. 그때 우리는 아름다움의 놀라움과 더불어 가장 일상적인 것에서 비상한 신비를, 평범한 것에서 경이를 발견할 것이다. 그때 우리는 배우고 또 다시 배운다. 먹고 마심의 아름다움, 잠들고 깸의 아름다움, 걷기와 말하기의 아름다움, 단지 숨쉬기와 살아있음의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의 체험은 그대로 하느님 체험입니다.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라는 도스트에프스키의 소설 ‘백치’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도 생각납니다.  아름다움이 우리를 감동케 하고 마음을 정화합니다. 우리를 위로하고 치유합니다. 하느님은 아름다움 자체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아름다움으로 표현됩니다. 우리 가톨릭 교회 전례의 아름다움은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반영합니다. 매일 참여하는 아름다운 미사 전례가 우리를 아름다운 사람으로 변모시켜 줍니다. 

 

올 가을 단풍은 너무나 아름다워 곳곳에서 도반들이 보내는 아름다운 풍경이 그 어디나 하늘 나라처럼 생각됩니다. 사람 모두의 공통적 관심사 역시 아름다움임을 깨닫습니다.

 

“인생은 아름다워라Life is beautiful!”

 

수십년전 세수대야 물속에 선명히 적혀 있던 영어 글자의 신선한 충격도 있지 못합니다. 참으로 아름답고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가야 하는 것은 우리 인간의 책임이자 의무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하여 닮아갈 때 아름다운 삶에 아름다운 영혼이며, 이보다 더 중요한 일도 없을 것입니다. 사막교부들이 추구했던 삶도 결국은 아름다움이었고 우리가 일상의 사막에서 추구해야 할 것도 아름다운 삶일 것입니다. 얼마전 화답송 시편 한 대목도 생각납니다.

 

“주님께 청하는 오직 한 가지, 나 그것을 얻고자 하니, 내 한평생 주님의 집에 살며, 주님의 아름다움 바라보고, 그분의 성전 우러러보는 것이라.네.”(시편27,4)

 

그대로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의 심정을 대변하는 시편 성구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아름다움에 대한 관상이 참 자유와 행복의 길임을 깨닫습니다. 얼마전 주차장 윗 길 노란 단풍잎들 깔린 길이 너무 아름다워 많은 분들과 나눴고 어느 수녀님의 답도 생각납니다.

 

“감사합니다. 노란 단풍으로 덮인 아름다운 길이 조금 있으면 많은 길손들에게 기쁨을 주면서 발길에 바수어지는 빠스카의 여정으로 생을 마감하겠군요! 위대한, 아름다운 단풍이여! 저도 저런 모습을 닮고 싶습니다.”

 

아름다움이 오늘 복음에 대한 답을 줍니다. 하느님 중심의 아름다운 삶을 살 때 저절로 재물로 부터의 이탈이요 초연한 자유입니다. 이미 하느님 맛을, 하느님 아름다움의 맛을 본 사람은 세상 맛, 돈 맛에 빠질 수 없습니다. 

 

“너희는 맛보고 눈여겨 보아라, 주님께서 얼마나 좋으신지! 행복하여라, 그분께 피신하는 사람!”

 

미사전례는 물론 일상의 사막에서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맛보고 깨달아 가면서 저절로 아름다운 영혼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아름다운 영혼들은 재물 욕심으로부터 자유롭기에 불의한 재물을 다루는 데도 성실합니다. 루카는 재물을 불의한 재물이라 칭하며 재물을 선용할 것을 권합니다. 하여 땅이 아닌 하늘에 보물을 쌓는 자선을 권합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불의한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어라. 그래서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거처로 맞아들이게 하여라.”

 

바로 여기서 친구들은 도움을 받은 가난한 이들을 뜻합니다. 이어지는 주님의 단호한 말씀입니다. 

 

“어떠한 종도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다.---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섬길 수는 없다.”

 

참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체험한 자유로운 영혼들은 결코 하느님과 재물을 섬기지 않습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삽니다. 저는 양자택일의 문제라기 보다는 우선순위의 문제라고 봅니다. 하여 인간품위의 우선적 순서는 하느님 믿음-건강-돈이라 하며, 절대로 이 우선순위가 바뀌어선 안된다고 강조합니다. 하느님 믿음이 빠지면 건강이나 돈은 절대의 우상이 될 수 있습니다.

 

돈을 좋아하는 바리사이들은 이 모든 말씀을 듣고 예수님을 비웃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아름다움을 체험하지 못했을 때의 누구나의 가능성입니다. 이들바리사이들은 의로운 체 하지만 마음 속은 착취와 사악이 가득하고, 외행은 고상하지만 내심은 혐오스러운 흉물입니다. 

 

이들 바리사이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참 아름답고 자유로운 영혼이 사도 바오로입니다. 오늘 기념하는 성 대 레오 교황 역시 하느님 중심의 삶에 충실했던 참 아름답고 자유로웠던 영혼이었습니다. 바오로의 다음 고백은 늘 읽어도 신바람이 납니다. 참 아름다운 삶에 아름다운 고백입니다.

 

“나는 어떠한 처지에서도 만족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비천하게 살 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 줄도 알고, 배부르거나 배고프거나, 넉넉하거나 모자라거나, 그 어떤 경우에도 잘 지내는 비결을 알고 있습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나는 모든 것을 받아 넉넉하게 되었습니다.”

 

주님만으로 행복한, 충분한, 만족한 영혼에게 주어진 선물같은 고백입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주 그리스도 예수님이 바로 그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의 비결임을 깨닫습니다. 우리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영광스럽게 베푸시는 당신의 그 풍요로움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 주실 것입니다. 똑같은 주님께서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이런 자유롭고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부유하시면서도 우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시어, 우리도 그 가난으로 부유해지게 하셨네.”(2코린8,9). 아멘.

 

  • ?
    고안젤로 2018.11.10 07:14
    주님, 저희가 매일 주시는 말씀을 통해 세상속 물질에 마음을 두기보다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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