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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7.7. 연중 제14주간 화요일                                                                                                             창세32,23-33 마태9,32-38


                                                                                             소통疏通의 대가大家


소통의 대가 야곱입니다. 소통중의 소통이 하느님과의 소통이요, 하느님과 소통의 대가인 야곱입니다. 아니 야곱뿐 아니라 아브라함, 이사악, 요셉, 모세 등 성경의 모든 인물들이 하느님과 소통의 대가들입니다. 우리 수도승들 역시 하느님과 소통인 '하느님의 일(Opus Dei)'인 기도에 우선을 둡니다.


-한 밤중/또는/새벽녘

목마름에/눈떴고/눈뜨면 목말랐다

아픔에/눈떴고/눈뜨면 아팠다

목말라/그분을 찾고/아파서 그분을 찾는다

예전도/그랬고/지금도 그렇다-


문제는 우리 안에 있고 답은 하느님 안에 있습니다. 하느님과 소통해야 궁극의 목마름도 해갈되고 아픔도 치유됩니다. 목말라서, 아파서 눈뜨지만 두려움에 불안에, 걱정에 눈떠 하느님을 찾습니다. 어제 야곱이 에사우를 피해 도주하면서 한 밤중에 꿨던 사다리 꿈도 야곱의 착잡한 심정을 반영합니다. 분명 불안과 걱정에 하느님과 소통을 갈망했던 야곱에게 계시된 천사가 오르락 내리락 하던 사다리요, 이어 전개된 주님과의 소통인 대화의 기도입니다. 


주님과 소통할 때 풍성한 축복입니다. 오늘은 어제 독서와는 대조적으로 풍성한 축복을 받고 거의 20년만에 금의환향 귀가하는 야곱이 에사우 형과의 재회가 두려워, 재회에 앞서 밤새 주님과 소통의 기도를 하는 장면입니다.


'그 무렵 야곱은 밤에 일어나, 두 아내와 두 여종과 열한 아들을 데리고 열한 아들을 데리고 야뽁 건널목을 건넜다. 야곱은 이렇게 그들을 이끌어 내를 건넨 다음, 자기에게 딸린 모든 것도 건네 보냈다. 그러나 야곱은 혼자 남아 있었다.‘(창세32,23-25).


오늘 맨몸, 빈손으로 출행랑을 쳤던 야곱이 어마어마한 축복을 받고 귀가하는 위 창세기 첫 대목을 읽으면서 웃었습니다. 참으로 항구히 인내하며 우보천리牛步千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성실히 살아왔던 야곱이었습니다. 물론 늘 하느님과 소통중에 살았음이 분명합니다. 역시 값싼 은총, 값싼 축복은 없음을, 또 영성생활에 비약이나 도약도 불가함을 깨닫습니다. 


온갖 파란만장한 삶중에도 일확천금을 꿈꾸지 않고, 잔머리를 굴리지 않고 우직하면서도 지혜롭게 제 삶의 자리에 충실하며 내공을 쌓았던 이상주의적 현실주의자現實主義者 야곱이요 결국 자기와의 싸움에 승리한 위대한 인간, 야곱입니다.


'야곱은 혼자 남아 있었다.‘


하느님과의 소통이자 최후의 결전決戰인 영적전쟁을 앞둔 고독하고 비장한 모습입니다. 오늘 야곱과 하느님과의 최후의 결전 장면이 참 흥미진진합니다. 야곱의 집요함이 우습기까지 합니다. 축복해 주시지 않으면 하느님을 놓아드리지 않겠다며 집요하게 바지를 잡고 늘어지는 바람에 바지가 벗겨질까봐(?) 항복할 수 뿐이 없는 하느님이십니다. 마침내 하느님의 항복 선언과 더불어 축복을 받아낸 위대한 영적 전사戰士이자 소통의 대가인 야곱입니다. 역시 값싼 영적승리도 없음을 깨닫습니다.


"네가 하느님과 겨루고 사람들과 겨루어 이겼으니, 너의 이름은 이제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라 불릴 것이다.“


평생 '이스라엘'이란 이름의 빛나는 훈장을 지니고 살게 된 야곱입니다. 이제 형 에사우를 만날 일만 남았고, 우려했던 형 에사우와의 만남도 해피엔드로 끝나게 됩니다. 오늘 창세기를 읽을 때 마다, 40년전 감신대 구약학 교수 민영진 박사가 강연중 그 아름다움에 대해 극찬한 대목이 생각납니다. 


'야곱이 프니엘을 지날 때에 해가 그의 위로 떠올랐다. 그는 엉덩이뼈 때문에 절뚝거렸다.'(창세32,32).


하느님과 영적전쟁의 승리를 축하하는 햇빛 은총을 가득 받으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며, 영광의 상처 엉덩이뼈 때문에 절뚝거리며 걷는 야곱의 모습은 얼마나 장엄한 아름다운지요. 마치 한폭의 영화 장면같습니다.


오늘 복음 역시 하느님이시자 주님이신 예수님과의 소통을 통해 본래의 상태로 구원받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림처럼 묘사되고 있습니다. 마귀들려 말못하는 사람을 예수님께 데려가자 마귀는 쫓겨나고 말못하는 이는 주님과의 완전 소통으로 말을 하게 됩니다. 병자와 허약한 이들 역시 모두 주님과 만남의 소통으로 완전 치유됨으로 하늘 나라를 체험합니다. 주님과 소통의 관계가 깊어갈수록 치유의 구원에 충만한 생명이요 넘치는 축복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와 원활한 소통으로 우리 영육의 아픔과 목마름을 모두 해결해 주시고 온갖 두려움, 불안, 걱정의 어두움도 완전히 거둬주십니다. 


"주님, 당신 눈동자처럼 저를 보호하소서. 당신 날개 그늘에 저를 숨겨 주소서. 저는 의로움으로 당신 얼굴 뵈옵고, 깨어날 때 당신 모습에 흡족하리이다."(시편17,8.1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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