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3.25. 토요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이사7,10-14;8.10ㄷ 히브10,4-10 루카1,26-38



우리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주님의 뜻을 이루는 것-



사순시기 대축일의 배치가 참 절묘합니다. 이동 경축으로 3월20일 요셉 대축일을 지낸후 오늘 3월25일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입니다. 십자가의 여정 중에 오아시스 쉼터와 같은 대축일입니다. 요셉 대축일의 주인공이 요셉이었다면 오늘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의 주인공은 마리아입니다.두 분 다 주님께 무한한 신뢰를 받았던 분이십니다. 오늘 복음 서두의 말씀이 감동적입니다. 하느님께서 주도권을 잡고 겸손히 활동하시는 모습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루카1,26-27).


요셉대축일 복음에서 친히 요셉을 찾았던 주님의 천사가 이번에는 하느님의 심부름으로 마리아를 찾습니다. 주님은 참 겸손하고 부지런하십니다. 주님의 천사와 마리아의 만남은 그대로 주님과의 만남을 상징합니다. 마리아를 향한 가브리엘 천사의 전갈이 참 은혜롭습니다.


1.“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루카1,28).


제가 고백성사 보속으로 가장 많이 써드리는 말씀 처방전 구절로 모두가 좋아합니다. 주님과의 만남을 통해 축복 받은 존재임을 깨닫는 마리아입니다. 바로 우리가 잊고 지내는 우리의 진면목입니다. 마리아는 물론이고 세례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 하나하나의 존귀한 신원을 가리킵니다. 우리 모두 은총이 가득한 이들이여, 주님 또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놀라운 축복인지요. 매일 미사를 통해 깨닫는 진리입니다. 


이어지는 대목에서 마리아의 관상적 면모가 잘 들어납니다. 마리아는 몹시 놀랐지만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합니다. 마리아의 주님 말씀에 활짝 깨어 열려있는 깊은 침묵이 인상적입니다. 바로 마리아의 이런 면이 하느님의 총애를 받기에 합당한 모습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의 천사와 마리아의 주고 받는 대화가 참 흥미진진합니다. 이런 일련의 주고 받는 대화의 기도를 통해서 마리아의 내적 삶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 깨닫습니다. 이렇게 마리아와 대화하면서도 주님은 내심 조마조마하셨을 것입니다. 일방적으로 일하시는 주님이 아니라 마리아의 자발적 응답을 통해서만 일하시는 주님이기 때문입니다. 다음 마리아의 응답은 오늘 복음의 절정입니다.


2.“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1,38).


아, 마침내 삶의 의미를 발견한 마리아입니다. 마리아의 이 응답이 나오기전 온 우주가 쥐죽은 듯 고요했다는 어디선가 읽은 아오스팅 성인의 주석도 생각납니다. 마리아의 ‘예스Yes’의 응답에 세상 구원 역사의 성패가 달렸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역사적인, 인류역사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된 복된 사건입니다. 마리아의 응답이 있었기에 주님의 구원역사도 차질없이 펼쳐질 수 있게 되었으니 하느님도 마리아가 참으로 고마웠을 것입니다. 어느 학자는 이런 마리아를 일컬어 우리가 하느님께 내보일 수 있는 ‘인류의 자부심’이라 했습니다. 


우리가 자주 바치는 삼종기도는 바로 오늘 복음에 근거합니다. 마리아의 응답을 통해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졌듯이 우리를 통해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며 바치는 삼종기도입니다. 마침내 마리아의 순종을 통해서 오늘 제1독서 이사야의 예언이 완전히 실현됨을 봅니다.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이사7,14ㄴ.10ㄷ).


마리아의 순종의 응답을 통해 하느님께서 주신 최고의 선물 임마누엘 하느님이신 예수님과 영원히 함께 살게 된 우리들입니다. 마리아 성모님을 그대로 닮은 예수님의 순종의 고백도 마리아 성모님의 고백과 일맥상통합니다. 히브리서의 예수님은 시편을 인용해 고백합니다. 바로 오늘 화답송 후렴입니다.


3.“주님, 보소서, 당신 뜻을 이루려 제가 왔나이다.”(시편40,8ㄴ.9ㄱ).


바로 주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평생 화두로 삼아야 할 말씀입니다. 이 ‘뜻’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단 한 번 바쳐짐으로써 우리 모두는 거룩하게 되었고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체험하는 진리입니다. 


예수님은 우리 삶의 원형이자 모범입니다. 바로 예수님처럼 주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 우리 삶의 의미이자 목표임을 깨닫습니다.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에 주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일깨워 주신 참 귀한 진리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천사를 통해 우리 각자에게 말씀하십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루카1,28).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36 온전한, 완전한, 원숙한 삶 -사랑밖엔 길이 없다-2020.6.16.연중 제11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6.16 119
1435 올바로 ‘보는 눈(觀)’ -하느님 중심의 올바른 공동체관(共同體觀)-2023.8.16.연중 제19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08.16 277
1434 올바른 기도와 믿음 -‘하늘에서 오는 지혜’가 ‘더러운 영’을 몰아낸다-2020.2.24.연중 제7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2.24 140
1433 왕중의 왕이신 그리스도 -섬김의 왕, 진리의 왕, 평화의 왕-2015.11.22. 주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주간) 프란치스코 2015.11.22 2633
1432 왜 성전정화인가? -종말론적인 삶의 자세-2018.6.1. 금요일 성 유스티노 순교자(100-165)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8.06.01 163
1431 왜 우리는 미사(성체성사)를 봉헌하는가? -하느님 자랑-2017.6.18. 주일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2 프란치스코 2017.06.18 436
1430 외딴곳 -주님과 만남의 자리-2022.1.12.연중 제1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22.01.12 164
1429 외로운 사람, 의로운 사람 -의로운 삶, 멋있는 삶-2017.2.14. 화요일 성 치릴로 수도자(827-869)와 성 메토디오 주교 순교자(815-885)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7.02.14 152
1428 용서가 답이다-2017.9.17. 연중 제24주일 프란치스코 2017.09.17 108
1427 우리 모두 성인聖人이 됩시다 -은총, 선택, 훈련-2022.2.9.연중 제5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2.02.09 163
1426 우리 모두 하느님의 나라를 삽시다 -꿈과 실현-2022.10.25.연중 제30주간 화요일 PACOMIO 2022.10.25 182
1425 우리 모두 하느님의 천사들이다 -찬미와 심부름-2020.9.29.화요일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와 모든 거룩한 천사 축일 1 프란치스코 2020.09.29 138
1424 우리 믿는 이들은 누구인가? -주님의 전사, 주님의 소작인, 주님 공동집의 수호자-2020.10.4.연중 제27주일(군인주일: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1182-1226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10.04 167
1423 우리 믿는 이들은 누구인가? -안으로는 주님의 제자弟子, 밖으로는 주님의 사도使徒- 2017.1.20. 연중 제2주간 금요일 히브8,6-13 마르3,13-19 프란치스코 2017.01.20 158
1422 우리 믿는 이들의 영적靈的 족보族譜 -뿌리 살이 없이는 꽃도 없다-2021.9.8.수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 1 프란치스코 2021.09.08 211
1421 우리 사람에게 다가 오시는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2023.8.26.연중 제20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08.26 236
1420 우리 삶에서 무엇이 본질적인가? -주님과 사랑의 일치- 2017.5.17. 부활 제5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7.05.17 138
1419 우리 삶은 ‘믿음의 수련장修鍊場’이다-2016.1.14. 연중 제1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6.01.14 199
1418 우리 삶의 指標 -주님의 종-2016.7.16. 연중 제15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6.07.16 208
1417 우리 삶의 궁극 목표 -자비로운 아버지를 닮는 것-2016.2.27. 사순 제2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6.02.27 197
Board Pagination Prev 1 ...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