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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6. 토요일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사도6.8-10;7,54-59 마태10,17-22


                                                                         성령의 사람


"탄생하신 그리스도께서 오늘 복되신 스테파노를 월계관으로 꾸미셨으니 어서 와 조배드리세."


새벽기도 초대송 후렴이 어제의 성탄 축일과 오늘의 순교자 축일을 신비롭고 아름답게 연결하고 있습니다. 오늘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의 배치가 참 절묘합니다. 어제의 예수 성탄 대축일이 황홀한 꿈이라면 오늘의 성 스테파노 순교자 축일은 엄중한 현실입니다. 꿈에서 깨어나 엄혹한 현실을 직시하라는 것입니다. 


사실 성탄도 외관상으로 꿈같은 화려한 축제처럼 보이지만 예수 아기가 탄생한 처지는 꿈이 아니라 차디찬 현실이었습니다. 그러나 꿈이 있어야, 하느님 꿈이 있어야 현실에 압도되지 않고 현실을 살아낼 수 있습니다. 엄혹한 겨울 추위 한 복판에 봄꿈처럼 탄생한 아기 예수님이십니다. 어제 읽었던 오늘 복음과 관련된 글을 나눕니다.


“우리중 어떤 이들은 성탄팔부 축일에 왜 이런 고통스런 순교에 관해 말하는지 의아해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것은 예수 탄생의 성격과 목적에 무지함을 반영하는 것이다. 우리는 크리스마스를 낭만(romanticism)과 심지어는 감상(sentimentality)으로 격리시키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나 그것은 오해다. 가정에서 멀리 떨어진, 이미 당시 정치지도자들에 철저히 무시된 거친 환경안에서 탄생한 아기 예수에 관한한 어떤 감상적인 것도 없다. 그를 찾았던 이들은 가난한 별볼일 없는 변두리 사람들이었고, 이방의 어둠으로부터 온 신비로운 동방박사들뿐이었다.”


그렇다면 오늘 성 스테파노 축일은 성탄의 연장입니다. 예수 성탄 축일에 이은 성 스테파노의 천상탄일입니다. 성탄의 기쁨에, 꿈에 안주하지 않고 순교적 삶의 현실에 충실함이 성탄의 주님을 기쁘게 하는 일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사도행전의 스테파노처럼 성령 충만한 삶을 사는 것입니다. 


매일 끊임없이 바치는  성무일도와 미사은총이 우리를 성령충만한, 성령의 사람으로 변모시켜 줍니다. 요즘 성탄 전후 복음에 나온 인물들인 엘리사벳, 즈카르야, 마리아 등 모든 이들 역시 한결같이 성령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정말 주님께 청할 선물은 성령 하나뿐입니다. 오늘 복음은 사도행전의 스테파노를 통해 그대로 실현됨을 봅니다.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줄 것이다.”


양상은 좀 다르지만 오늘 사도행전에서 성 스테파노는 사면초가의 적대적 상황속에서도 두려움 없이 주님을 증언합니다. 은총과 능력이 충만한 스테파노는 큰 이적과 표징들을 일으켰고, 논쟁하던 이들 역시 그의 말에서 드러나는 지혜와 성령에 대항할 수가 없었습니다. 성령의 사람들은 끝까지 견뎌내는 기다림과 인내의 사람입니다.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오늘 복음의 핵심입니다. 끝까지 참아내는 자가 궁극의 승리자가 됩니다. 성 스테파노처럼 끝까지 견뎌낸 성령의 사람에게 활짝 계시된 천상선물입니다.


“보십시오. 하늘이 열려 있고 사람의 아들이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


늘 땅에서 하늘의 신비를 살았던 성령의 사람 스테파노였습니다. 마침내 스테파노는 돌에 맞아 순교하지만 하느님이 예비해 둔 인물이 사울입니다. 한쪽 문이 닫혀 있으면 다른 한쪽 문은 열려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스테파노의 순교로 문이 닫힌 듯 절망적 상황이지만 하느님은 장차 바오로 사도가 될 사울이라는 젊은이를 통해 희망의 문을 마련해 놓으셨습니다. 사람들이 돌을 던질 때 스테파노의 기도가 감동입니다.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이런 일련의 성 스테파노의 순교장면은 사울에게는 충격적 감동이었을 것입니다. 새삼 성령의 사람은 인내의 사람이자 감동의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순교자의 피는 믿음의 씨앗이라는 말이 있듯이 성 스테파노의 순교의 피는 사울의 믿음의 씨앗이 되었음이 분명합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성령의 사람이 되어 순교적 삶에 항구하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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