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23.4.17.부활 제2주간 월요일                                                             사도4,23-31 요한3,1-8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

 

 

복음의 니코데모는 영성생활의 초보자같습니다. 밤에 예수님을 찾아와 묻는 모습이 흡사 어둠에서 빛을 찾는 구도자처럼 생각됩니다. 니코데모에게 주신 다음 가르침이 우리의 영적 삶에 깊은 깨달음을 줍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바람은 불고 싶은 대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들어도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영에서 태어난 이도 다 이와같다.”

 

바로 저는 어제 강론과, 함께 한 도반들을 통해 이 진리를 깊이 깨달았습니다. 참으로 물과 성령으로 태어난, 세례 받은 후 하느님의 자녀답게 사는 이들이, 성령의 바람, 사랑의 바람 따라 자유롭게 사는 이들이, 바로 바로 위로부터 태어 난, 영에서 태어 난 이들이요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느님의 나라를 사는 사람들이라는 깨달음입니다.

 

그렇습니다. 죽어서 가는 하느님의 나라가 아니라 위로부터 태어난, 영에서 태어난 이들은 참으로 성령따라 사랑따라 자유롭게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하느님의 나라를 삽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나라는 고정된 현실이 아니라 하루하루 주님과 함께 노력으로 새롭게 열어가야 하는 역동적 공동체적 현실임을 깨닫습니다. 혼자의 구원이 아니라 더불어의 구원이기 때문입니다.

 

어제 강론시 저는 자비하신 주님의 참 좋은 선물로 사랑의 공동체, 평화, 희망이란 세 요소를 꼽았습니다. 바로 이 사랑의 교회 공동체 내에서, 평화를, 희망을 살아가는 이들이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한두번이 아니라 평생 하루하루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 하느님의 나라를 살아야 함을 저는 어제 새삼 깊이 깨달았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미 땅에서 실현된 사랑의 공동체입니다. 어제 한밤중 잠에서 깨어나 웃으며 제 노트북의 키보드를 교체해줌으로 강론을 쓸 수 있게 해 준 수도공동체의 원장이 바로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사람이었고, 수도공동체는 그대로 하느님 나라의 실현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바로 어제 사도행전의 모범적 공동체를 롤모델로 삼아 살아가는 모든 사랑의 교회공동체는 말그대로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이들의 하느님의 나라 공동체입니다.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이들이 함께 봉헌하는 미사전례 은총이 지상에서의 하느님 나라 공동체에 얼마나 결정적 도움을 주는지 깨닫습니다. 

 

어제 수도원을 방문했던 한 부부와 한 분 형제, 한 분 자매, 모두 네분의 도반들, 세상 한 복판에서 성덕聖德의 삶을 살아가는 도반들입니다. 함께 식사후 이 네분들이 평소 존경하며 오랫동안 봉사해왔던 요셉의원의 성인이라 일컫던 선우경식 요셉 원장의 묘소를 찾아 기도했습니다. 바로 어제 4월16일은 세월호 사건 희생자들의 9주기 기일이자 선우경식 요셉원장의 15주기 기일이기도 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 부부가 선우경식 요셉 선생님 사후 매년 기일마다 묘소를 찾아 기도한 의리깊고 신심깊은 분들이라는 것입니다. 

 

네분의 도반들과 함께 묘지 참배 후에는 잠시 찻집에서 차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수도공동체에서 한달 이야기한 분량은 될 것입니다. 특기할 사항은 함께 했던 부부는 제가 혼인 주례한 제1호 부부로 오늘 4월17일은 결혼 24주년을 맞이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부부가 얼마나 서로 존경하고 신뢰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지 어제는 정말 성가정의 성인부부라 격찬했습니다. 자매님을 한없이 행복하게 한 형제의 멋진 고백을 잊지 못합니다.

 

“우리 부부는 매일매일이 결혼 기념일입니다.”

 

서로 떨어져 살아도 주님 안에서 사랑으로 하나로 연결되어 사는 도반들 역시 사랑의 하느님 나라 교회 공동체 성원임을 새롭게 깨달은 날입니다. 결코 고립단절된 혼자가 아니라 주님 안에서 서로 하나로 깊이 연결, 결속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새삼 제가 몸담고 살아가는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의 하느님 나라 공동체를 중심으로 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하느님 나라 공동체가 이뤄지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신록 아름다운 계절에, 이분들 모두는 물론 “4.16 세월호” 유족들에게 선사하고 싶은 “꽃잎진 자리마다” 란 어제 쓴 글입니다.

 

“꽃졌다하여 슬퍼하지마라

화사한 봄

꽃잎 진 자리마다

꽃보다 더 예쁜 

파스카 신록의 열매로

파스카 신록의 잎으로 새롭게 피어나는 구나

부활하는구나

끝은 새로운 시작이구나

꽃잎의 기쁨은 신록의 기쁨으로 이어지는구나”-2023.4.16

 

물과 성령의 세례로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요셉수도공동체에 연결되어 하느님의 자녀답게, 성인답게 각자 삶의 자리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감동하게 됩니다. 말그대로 “모두를 위한 고향집(home for all)” 같은 하느님의 나라 요셉 수도 공동체입니다. 

 

한밤중 강론 쓰는 이 시간에도 어제 함께 했던 네 도반들은 물론이고 무수히 떠오르는 교회 하늘의 “파스카의 별”같은, 교회 꽃밭의 “파스카의 꽃”같은 참 자랑스럽고 사랑스런 형제자매들입니다. 이들 한분한분에게 드리고 싶은 찬사가 있습니다.

 

“예수님(교회) 그대의 자랑이듯이, 그대 예수님(교회)의 자랑이어라!”

 

하느님의 나라 공동체입니다. 하느님 나라 입장은 혼자 입장이 아니라 단체입장입니다. 혼자는 하느님 나라 입장할 수 없습니다.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이들은 하느님의 나라 교회공동체에 속해 있기 마련입니다. 바로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을 통해 형성된 사도행전의 교회공동체가 그 모범입니다.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에서 보다시피 이미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베드로와 요한은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풀려나자 마자 자기가 속한 든든한 배경의 하느님 나라 교회 공동체를 찾아가 있었던 자초지종의 사건들을 보고 합니다. 동료들은 그 말을 듣고 한마음으로 목소리를 높여 하느님께 아뢰니 새삼 교회 공동체 기도의 위력을 깨닫게 됩니다. 사도행전의 제자공동체처럼 함께 기도하는 교회 공동체라면, 작든 크든 지상에서 실현된 하느님 나라 공동체입니다.

 

“이제 주님! 저들의 위협을 보시고, 주님의 종들이 담대히 전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저희가 그렇게 할 때, 주님께서는 손을 뻗으시어 병자들을 고치시고, 주님의 거룩한 종 예수님의 이름으로 표징과 이적들이 일어나게 해 주십시오.”

 

이렇게 기도를 마치자 그들이 모여 있는 곳이 흔들리면서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하느님의 말씀을 담대히 전하니, 하느님의 나라 공동체는 참으로 역동적인 기도와 성령의 공동체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우리 모두, 지상에서 정중동靜中動의 역동적 하느님 나라 공동체를 이루어 살게 하십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78 우리의 영원한 길동무 -예수님과의 우정-2018.4.28. 부활 제4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4.28 132
1377 우리의 영원한 길이자 길벗이신 예수님 -주님과 우정의 여정-2019.5.3.금요일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1 프란치스코 2019.05.03 144
1376 우리의 영원한 본향本鄕이자 안식처安息處 -그리스도 예수님-2021.2.8.연중 제5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2.08 80
1375 우리의 영원한 스승이신 주 예수님 -늘 보고 듣고 배웁시다-2018.4.24. 부활 제4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4.24 192
1374 우리의 영원한 안식처 -예수 성심의 사랑-2018.6.8. 금요일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사제성화의 날) 1 프란치스코 2018.06.08 248
1373 우리의 영원한 참 왕이신 그리스도 -2016.11.20. 주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성서주간) 프란치스코 2016.11.20 368
1372 우리의 우선적 영적 의무 -하느님 사랑의 찬미-2017.11.3. 연중 제30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7.11.03 238
1371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신 예수님 “늘 예수님편에 서자”2024.3.7.사순 제3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7 207
1370 우리의 자랑인 교회 공동체 -하느님의 한 가족-2021.7.3.토요일 성 토마스 축일 1 프란치스코 2021.07.03 117
1369 우리의 참 좋은 가장(家長)이자 최고의 디자이너 -하느님-2017.2.6. 월요일 성 바오로 미끼(1564-1597)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7.02.06 167
1368 우리의 평생 과제이자 목표 -하느님을 닮아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 것-2020.2.23. 연중 제7주일 1 프란치스코 2020.02.23 160
1367 우리의 평생과제 -회개와 자비행을 통해 하느님 아버지를 닮는 일-2021.3.6.사순 제2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3.06 106
1366 우리의 행복은 선택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2022.2.13.연중 제6주일 프란치스코 2022.02.13 152
1365 우리의 희망과 기쁨이신 하느님 -절망은 없다-2018.12.19.`대림 제3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2.19 176
1364 우선 순위 -하느님 중심과 질서의 삶-2021.9.23. 목요일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사제(1887.5.25.-1968.9.23)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1.09.23 136
1363 우아하고 품위있는 삶과 죽음 -부활의 희망-2018.6.6. 연중 제9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6.06 153
1362 우정의 세차원 -주님, 친구, 부부-2019.3.1.연중 제7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3.01 134
1361 우정의 여정 -주님과 더불어 도반 형제들과의 우정-2023.5.31.수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프란치스코 2023.05.31 270
1360 원대한 목표 -완전한 사람이 되는 것-2017.6.20.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7.06.20 105
1359 위대하신 하느님 -하느님과 인간-2016.12.14. 수요일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1542-159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12.14 166
Board Pagination Prev 1 ...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