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7.9.15. 금요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히브5,7-9 요한19,25-27



‘비움(kenosis)’이 답이다

-비움의 여정-



‘비움이 답이다’, 오늘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미사 말씀 묵상중 떠오른 강론 주제입니다. 비움은 치유입니다. 비움은 구원입니다. 비움은 생명입니다. 비움은 사랑입니다. 비움은 순종입니다. 비움은 겸손입니다. 비움은 침묵입니다. 비움은 충만입니다. 비움은 기쁨입니다. 비울수록 아름답고 거룩하고 자유롭습니다. 비움은 모두입니다. 결국은 비움 예찬이 되고 말았습니다.


비움이 답입니다. 하여 진정한 영적 삶은 비움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제 어느 신심 깊은 부부로부터 카톡을 통해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전국 성지 순례 시작을 신부님께서 이끌어 주셨는데 오늘 한국천주교주교협의회에서 옥현진 주교님에게 완주 축복장 받고 악수도 했습니다. 전국 성지 111곳을 순례했습니다.”


요지의 카톡 메시지와 함께 축복장 사진도 전송받았습니다. 2014년부터 시작하여 2017년 무려 4년에 걸처 전국 111곳의 성지를 부부가 순례한 것입니다. 성지순례여정이 상징하는바 인생순례여정이요 말그대로 비움의 여정이었음을 봅니다. 알게 모르게 이런 비움의 순례여정을 통해 치유와 구원이요 영적성장과 성숙임을 깨닫습니다. 


전국 111곳에 산재해 있는 성지라 하니 ‘아, 한국의 국토 전체가 하느님의 거룩한 땅 성지이구나!’ 생각도 듭니다. 그러니 거룩한 성지로 가득한 이 땅에 전쟁은 절대 없으리라는 확신입니다. 9월 순교자 성월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어제의 십자가 현양 축일에 이어 오늘의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입니다. 


참 잘 어울리는 아드님과 어머님의 축일입니다. 두분 다 비움의 여정의 모범입니다. 예수님에 대한 비움의 찬가 필립비서 말씀이 생각납니다.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전생애가 낮춤과 순종을 통한 비움의 여정이었고 십자가의 죽음에서 결정적으로 비움의 완성에 도달했음을 봅니다. 오늘 제1독서 히브리서도 예수님의 비움의 여정을 장엄하게 고백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드님이시지만 고난을 겪으심으로써 순종을 배우셨습니다. 그리고 완전하게 되신 뒤에는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이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


고난을 통한 순종의 여정은 그대로 비움의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우리 역시 순종과 비움의 여정을 통해 비움의 원조이신 예수님을, 어머님을 만나 닮아갑니다. 성모님의 삶의 여정도 순전히 고통의 여정, 비움의 여정이었음을 봅니다. 성모칠고聖母七苦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고통의 비움의 여정을 통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아드님 예수님과 완전 일치되신 성모님이셨습니다.


‘1.이집트 피난, 2.시메온의 예언, 3.성전에서 예수를 잃음, 4.십자가를 지신 예수님과의 만남, 5.십자가에서 예수의 죽음, 6.성시聖屍를 안으심, 7.장사’로 이어지는 성모님의 삶의 여정은 그대로 고통의 여정, 비움의 여정이었음을 봅니다. 오늘날도 이런 고통의 여정, 비움의 여정을 겪고 있는 성모님을 닮은 어머니들도 무수할 것입니다. 이래서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 하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은 성모칠고중 ‘5번째 십자가에서 예수의 죽음’ 장면입니다. ‘6번째 성시를 안으심’의 장면은 그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의 성모님 조각이 잘 대변하고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와 이모,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와 마리악 막달레나 모두 4여인과 사랑하시는 제자가 있습니다. 특히 어머니 마리아의 고통은 얼마나 크셨을까요. 이 부분에 대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말씀입니다.


‘십자가 아래에서 마리아는 믿음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자기비움의 충격적 신비를 나누신다. 이것은 아마도 인류역사상 믿음의 가장 깊은 비움일 것이다.’


바로 오늘 복음 환호송, “동정성모 마리아님, 복되시나이다. 당신은 주님의 십자가 아래서, 죽음 없이 순교의 월계관을 받으셨나이다.”말씀이 이와 일치합니다. 


어제 미사중 체험도 잊지 못합니다. 제대 주변이 오늘 복음 장면과 흡사했습니다. 제대 뒷면의 벽에 걸려있는 예수님의 십자가요 제대 주변의 우리는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하나는 팔을 벌리고 경문을 외던중 제가 마치 제대 앞에 놓여져 있는 십자가의 예수님을 닮았다는 생각이, 미사를 통해 사제는 십자가의 예수님을 닮아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찌 사제뿐이에겠는지요? 미사에 참여하면서 우리 모두가 예수님의 십자가의 자기비움에 참여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아래 제대 옆에는 사랑하시는 제자로 상징되는 우리들이 있고 그 옆에는 성모님이 계십니다. 이 거룩한 미사중 주님은 성모님에게 말씀하십니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사랑하시는 제자로 상징되는 우리 모두가 성모님의 아들들임을 깨닫습니다. 자매님들은 ‘어머니의 딸’로 이해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어 주님은 사랑하시는 제자는 물론 우리 모두에게 말씀하십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그때부터 그 제자는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셨던 것처럼 우리도 주님과 함께 늘 사랑하는 성모님을 모시고 삽니다. 모든 믿는 이들의 삶의 여정은 비움의 여정입니다. 매사 온갖 고통과 시련을 비움의 계기로 삼을 때 상처는 치유되고 너그럽고 자비로워져 영적성장에 성숙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비움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그리스도의 고난을 함께 받으며 기뻐하여라. 그분의 영광이 나타날 때에 기뻐 춤을 추리라.”(1베드4,13). 아멘.



  • ?
    아녜스 2017.09.15 08:45
    성지 111곳!! 하느님의 거룩한 땅도 우리 신심의 바탕이군요..

    미리보는 수요일 매일미사(캐나다),
    Saints Andrew Kim Tae-gon, Paul Chang Ha-sang and Companions.
    In the early 1600s , Christian communities began to flourish in Korea under the leadership of lay people.

    해마다 이날은 미사때 신부님과 신자들로부터 축하인사 받는 날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72 우리의 영원한 안식처 -예수 성심의 사랑-2018.6.8. 금요일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사제성화의 날) 1 프란치스코 2018.06.08 248
1371 우리의 영원한 참 왕이신 그리스도 -2016.11.20. 주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성서주간) 프란치스코 2016.11.20 368
1370 우리의 우선적 영적 의무 -하느님 사랑의 찬미-2017.11.3. 연중 제30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7.11.03 238
1369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신 예수님 “늘 예수님편에 서자”2024.3.7.사순 제3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4.03.07 205
1368 우리의 자랑인 교회 공동체 -하느님의 한 가족-2021.7.3.토요일 성 토마스 축일 1 프란치스코 2021.07.03 117
1367 우리의 참 좋은 가장(家長)이자 최고의 디자이너 -하느님-2017.2.6. 월요일 성 바오로 미끼(1564-1597)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7.02.06 167
1366 우리의 평생 과제이자 목표 -하느님을 닮아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 것-2020.2.23. 연중 제7주일 1 프란치스코 2020.02.23 160
1365 우리의 평생과제 -회개와 자비행을 통해 하느님 아버지를 닮는 일-2021.3.6.사순 제2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3.06 106
1364 우리의 행복은 선택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삶-2022.2.13.연중 제6주일 프란치스코 2022.02.13 150
1363 우리의 희망과 기쁨이신 하느님 -절망은 없다-2018.12.19.`대림 제3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2.19 176
1362 우선 순위 -하느님 중심과 질서의 삶-2021.9.23. 목요일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사제(1887.5.25.-1968.9.23)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1.09.23 134
1361 우아하고 품위있는 삶과 죽음 -부활의 희망-2018.6.6. 연중 제9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6.06 153
1360 우정의 세차원 -주님, 친구, 부부-2019.3.1.연중 제7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3.01 134
1359 우정의 여정 -주님과 더불어 도반 형제들과의 우정-2023.5.31.수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프란치스코 2023.05.31 268
1358 원대한 목표 -완전한 사람이 되는 것-2017.6.20.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7.06.20 105
1357 위대하신 하느님 -하느님과 인간-2016.12.14. 수요일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1542-159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12.14 166
1356 위대한 '배경의 사람' 성요셉-성 요셉 예찬-2015.3.19.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5.03.19 398
1355 위대한 복음 선포의 사명 -아름다운 선교사의 삶-2019.10.20.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연중 제29주일;전교주일) 1 프란치스코 2019.10.20 150
1354 위대한 평생 목표 -하느님 닮기-2015.6.16.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5.06.16 207
1353 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사람들 -하느님 나라의 사람들-2019.4.29.월요일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1347-1380)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9.04.29 129
Board Pagination Prev 1 ...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