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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 연중 제2주간 금요일                                                                사무상24,3-21 마르3,13-19


                                                                 누가 ‘주님의 사람’인가?


나는 누구인가? 주님을 떠나선 내가 누구인지 결코 해명되지 않습니다. 주님과의 관계 안에서 비로소 해명되는 나의 신원입니다. 하여 주님과의 우정이 그리도 중요합니다. 그냥 사람은 막연한 추상입니다. 주님과의 관계안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사람의 존엄한 품위입니다. 구체적으로 하느님의 사람, 그리스도의 사람, 교회의 사람인 주님의 사람입니다.


저와 수도형제들은 물론 만나는 신자분들마다 휴대폰 앞면 배경에 붙여드리는 요셉수도원의 심볼 스티카입니다. 수도원 본관인 ‘자비의 집’ 외벽에도 선명히 붙어있는 수도원 심볼입니다. 푸른 하늘 배경의 불암산은 ‘천산天山’이란 제 호와도 잘 어울리고 여기 29년 정주하는 동안도 가장 많이 바라본 대상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찬미받으소서’ 회칙의 앞표지에 붙이니 그대로 피조물의 하느님 찬미 모습같아 너무 잘 어울렸습니다. 하여 휴대폰에 붙여드리며 전화하거나 받을 때 마다 “하느님 찬미!”하며 전화할 것을 권합니다. 바로 이렇게 할 때 자연스럽게 끊임없는 기도가 이루어 집니다.


“하늘 있어 산이 좋고/산 있어 하늘이 좋다

 하늘은 산에 신비를 더하고/산은 하늘에 깊이를 더한다

 이런 사이가 되고 싶다/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


자주 애용하여 인용하는 ‘하늘과 산’이라는 자작시입니다. 하늘은 주님을, 산은 하늘이신 주님을 배경한 믿은 이들을 상징합니다. 하늘과 산이 둘이자 하나이듯 주님과 우리도 둘이자 하나입니다. 하늘 배경을 떠난 불암산을 상상할 수 없듯이, 주님을 떠난 우리도 상상할 수 없습니다. ‘누가 주님의 사람인가?’ 오늘 강론의 주제입니다.


첫째, 주님의 사람은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사람입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함으로 비로소 주님의 사람입니다. 그러니 사람마다 고유한 은총의 선물이 성소입니다. 오늘 복음도 주님의 부르심으로 시작됩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산에 올라가시어, 당신께서 원하시던 이들을 가까이 부르시니 그들이 그분께 나아갔다.’


자연스런 부르심-응답의 구조입니다. 1독서의 사울도 다윗도 다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했습니다. 자기의 성소가 소중하면 남의 성소도 소중한 것입니다. 사울을 죽일 수 있는 호기가 주어졌을 때도 다윗은 ‘주님의 기름부음 받은 이’로서의 사울의 성소를 존중하여 사울에 손대지 않습니다. 사울 역시 자신의 부르심의 성소를 깊이 성찰하여 살았다면 오늘 1독서에서처럼 다윗과 이런 추한 모습을 보이진 않았을 것입니다.


이런 부르심의 성소는 한 번에 끝나지 않습니다. 죽을 때까지 부르심에 대한 응답은 끊임없이 계속됩니다. 하여 부르심과 응답의 여정은 그대로 회개(悔改;메타노니아)의 여정임을 깨닫게 됩니다.


둘째, 주님의 사람은 주님과 함께 머무르는 사람입니다.

우선 주님이 제자들을 부르신후 하신 일이 당신과 함께 머물러 보고 배우게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들을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시고’라는 복음 대목이 이를 입증합니다. 활동活動에 앞선 관상觀想입니다. 


당신 사랑안에 머물러 당신과의 친교(親交;코이노니아)를 우선시 하는 주님이십니다. 기도하고 일하라는 우선 순위를 망각할 때 영성생활의 혼란입니다. 우선 주님과 함께 머물러 제자직에 충실한 후 비로소 사도직의 활동이라는 것입니다. 


‘내 사랑 안에 머물라’는 주님의 말씀대로 주님 안에 정주定住하여 주님과 우정을 깊이하는 친교가 우선입니다. 예수님 역시 하루의 활동이 끝난 후엔 늘 외딴곳에서 아버지와의 친교를 깊이 하셨습니다.


셋째, 주님의 사람은 주님의 일을 하기 위해 늘 파견되는 떠남의 사람입니다.

친교에 이은 활동의 섬김(디아코니아)의 삶이자 제자직에 이은 사도직입니다. 이것이 자연스런 순리입니다. 사도직은 바로 교회의 복음 선포라는 선교 직무인데 이것은 믿는 이들의 존재이유입니다. 사실 믿는 이들에게 직무가 있다면 단하나 ‘섬김의 직무’뿐입니다. 다음 복음 대목도 이를 분명히 합니다.


“그분은 열둘을 세우시고 그들을 사도라 이름하셨다. 그들을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시고, 그들을 파견하시어 복음을 선포하게 하시며, 마귀들을 쫓아내는 권한을 가지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누가 주님의 사람입니까? 부단한 회개의 삶, 관상의 삶, 섬김의 삶을 사는 이가 주님의 사람입니다.

부르심, 머뭄, 떠남의 여정은 그대로 회개, 친교, 섬김의 여정과 일치합니다. 바로 이런 여정의 삶에 항구하고 충실할 때 주님과의 우정도 깊어져 명실상부한 주님의 사람이 됩니다. 미사구조 역시 잘 들여다 보면 회개-친교-파견의 구조로 이루어졌음을 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과의 친교를 깊이 하신 후 우리 모두 당신의 제자이자 사도로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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