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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7.17.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이사7,1-9 마태11,20-24



믿음의 여정

-기적과 회개, 그리고 믿음-



무엇으로 살아갑니까? 믿음으로 살아갑니다. 지금도 잊지 못하는 평범한 히브리서 11장13절이 생각납니다. 히브리서 11장은 온통 ‘믿음’에 대한 주제로 믿음으로 살다 간 믿음의 선배들에 대한 기사로 가득합니다. 


‘그들은 모두 믿음으로 살다가 죽었습니다. 약속받은 것을 얻지는 못했으나 그것을 멀리서 바라보고 기뻐했으며 이 지상에서는 자기들이 타향사람이며 나그네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그들은 모두 믿음으로 살다가 죽었습니다.’, 지극히 평범한 구절이 위안이 됩니다. 믿음이 답입니다. ‘믿음의 여정’을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우리들 모두 예외없이 모두 믿음으로 살다가 죽을 것입니다. 믿음이야말로 살아있음의 의미이자 존재감의 원천입니다.


아주 예전 왜관수도원에서 저녁기도가 끝나고 어둑해질 무렵, 순간 노수사님들모습이 참 초라해 보였던 순간의 깨달음을 잊지 못합니다. 수사님들 모습이 흡사 믿음이 걸어가는 모습들로 보였다는 것입니다. 


노년에 하느님 믿음 없으면 얼마나 초라하고 비참하겠는지요. 하여 노년의 품위 유지를 위한 우선순위를 피정강의때마다 환기시키곤 합니다. 어찌 노년뿐이겠습니까? 남녀노소 모두에 해당됩니다.


“1.하느님 믿음, 2.영육의 건강, 3.돈”이며 절대 이 우선순위가 바뀌어선 안된다고 강조합니다. 더불어 적나라한, ‘물보다 진한게 피이고, 피보다 진한게 돈이고 돈보다 진한게 하느님 믿음’이라는 예도 들곤 합니다.


인간 품위의 기초가 믿음입니다. 인간 마음의 부패를 막아주는 ‘믿음의 소금’이요, 내면의 어둠을 몰아내는 ‘믿음의 빛’입니다. 고정불변의 믿음이 아니라 유동적 현실의 믿음입니다. 끊임없이 성장, 성숙하는 믿음일 수 있는 반면에 냉담으로 시들어 죽을 수도 있는 믿음입니다.


며칠만에 큰 거목巨木이 아니라 수십년간 끊임없이 성장, 성숙해온 결과의 거목들처럼 믿음도 그러합니다. 그러니 늘 새롭게 성장, 성숙하는 믿음이어야 합니다. 육신의 성장은 멈춰 쇠퇴하더라도 믿음의 내적성장과 성숙은 끊임없이 계속되어야 합니다. 과연 끊임없이 성장, 성숙하고 있는 우리들 ‘믿음의 나무들’인지요.


믿음이 답입니다. 삶은 하느님의 기적이자 선물입니다. 그러나 ‘믿음의 눈’이 있어야 삶이 기적이자 선물임을 알아 봅니다. 믿음에 필히 전제되는 바 회개입니다. 회개는 믿음의 기초이자 믿음의 표현입니다. 회개와 함께 가는 믿음입니다. 하여 끊임없는 회개를 촉진하기 위한 흡사 ‘회개의 시스템’같은 기도와 일이 균형을 이룬 수도원의 일과표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격렬한 질책이 충격적입니다. 우리의 회개와 믿음을 상기시키는 충격요법의 말씀으로 들립니다. “행복하여라.”가 아닌, “불행하여라.”로 시작됩니다. 흡사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의 위선자들에 대한 예수님의 불행선언을 연상케 합니다. 회개하지 않은 코라진, 벳사이다, 카파르나움 세 고을들에 대한 불행선언입니다.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너희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옷을 입고 회개하였을 것이다.---그리고 너 카파르나움아, 네가 하늘까지 오를 성싶으냐? 저승까지 떨어질 것이다.”


회개가 얼마나 결정적으로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눈만 열리면 회개의 표징들로 가득한 세상입니다. 어찌보면 삶의 기적이나 선물들 역시 모두가 회개의 표징일 수 있습니다. 이런 회개의 표징인 기적들을 알아채지 못한 고을 사람들에 대한 예수님의 극도의 안타까움이 이런 충격요법의 말씀으로 표출된 것입니다. 


회개와 함께 가는 겸손한 믿음입니다. 새삼 회개도 은총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나 회개의 은총에 앞서 끊임없이 하느님 찾는 믿음의 노력이 전제되어야 함을 봅니다. 노력이 없는 값싼 은총은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세 고을 사람들 역시 믿음의 노력에 태만했던 책임을 면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시리아 아람과 이스라엘 임금 페카의 연합군의 침공에 두려워 떠는 믿음 부족한 유다 임금 아하즈를 격려합니다. 믿음의 진위는 이런 위기시 그대로 드러납니다.


“진정하고 안심하여라. 두려워하지 마라. 르친과 아람, 그리고 르말야의 아들이 격분을 터뜨린다 하여도, 이 둘은 타고 남아 연기만 나는 장작 끄트머리에 지나지 않으니, 네 마음이 약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 믿음만이 두려움에 대한 답입니다. 우리의 정주서원 역시 항구하고 간절한 하느님 중심의 믿음의 표현입니다. 실로 믿음의 눈을 지닌자 만이 본질을 직시하여 가시적 현실을 넘어 궁극의 승리를 내다봅니다. 이를 결정적으로 요약하는 말마디가 수도원 십자로 중앙, 예수님 부활상 밑 바위판에 새겨진 주님 말씀입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사야 예언자 역시 결론 같은 말씀을 주시며 우리 모두의 믿음을 점검하게 하십니다.


“너희가 믿지 않으면 정녕 서있지 못하리라.”


여기서 ‘믿다’와 ‘서있다’는 한 어근으로, ‘견고하다’, ‘확고하다’의 뜻도 지니고 있으며 ‘아멘’도 같은 어근에서 나옵니다. 하늘 향해 믿음의 두 발로 서서 믿음의 두 손 들어 기도하라 직립인간直立人間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회개한 우리 모두에게 참 좋은 믿음을 선물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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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로 2018.07.17 08:55
    주님께서는 저희에게 주님에 대한 항구한 믿음만이 세상의 답이라고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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