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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연중 제1주간 수요일                                                            히브2,14-18 마르1,29-39

 

 

 

본질에 충실한 삶

-중심과 질서-

 

 

 

“거룩하신 주님 이름 자랑하여라.

 주님을 찾는 마음은 기뻐하여라.”(시편105,3)

 

아직은 겨울이지만 큰 추위는 지난 듯 웬지 모를 봄기운도 느껴집니다. 밤공기도 상쾌하고 밤하늘의 별들도 또렷합니다. 우선 숙소를 나와 맨 먼저 바라보는 밤하늘의 북두칠성 그리고 수도원 배경의 불암산입니다. 이렇게 또 선물같은 하루의 시작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의 하루생활의 윤곽이 또렷이 드러납니다. 참으로 하루하루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본질에 충실한 100%의 삶, 온전히 하느님과 이웃에 활짝 열린 삶, 오로지 이웃을 위한 삶이었음을 봅니다. 아마도 하루하루 날마다 본질에 충실한 반복적 삶이었을 것입니다. 

 

똑같이 선물로 주어진 하루하루의 삶입니다. 과연 하루하루 몇%의 삶을 살고 있는지요? 오늘 예수님의 하루 일과가 참 치열합니다. 본질에 충실한, 아주 중심과 질서잡힌 삶입니다. 혼란하거나 복잡하지 않고 아주 물흐르듯 순조롭게 전개되는 단순하고 투명한 삶입니다. 마침 충실한 일상을 살아내는 어느 자매의 카톡을 받았습니다. 힘든중에도 깨어 의식있는 삶을 살아가는, 정말 살 줄 하는 자매입니다.

 

“지난 12월초 김대건 ‘탄생’ 영화와 성탄절 오후 비오씨와 함께 ‘영웅’을 관람하면서 신앙과 참부모 역할, 진정한 애국과 거룩한 신앙인의 모습을 보며 많이 반성했습니다. 그렇게 사는게 잘 사는 게 올바른 삶인데 많이 찌질이로 사는 저희의 초라한 모습이 부끄러워지는 연말이었습니다.”

 

새삼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임을 깨닫습니다. 이 정도의 삶이면 평범한 일상을 알차게 살아가는 행복한 삶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 복음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눠집니다. 1.시몬의 병든 장모를 고치시는 장면, 2.많은 병자를 고치시는 장면, 3.전도여행을 떠나시는 장면으로 온전히 하느님과 이웃을 위한 100% 삶이요, 아마도 예수님은 하루하루 날마다 이렇게 반복적 삶을, 늘 새로운 반복, 거룩한 반복의 삶을 사셨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 중심의 정주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좋은 삶의 모범을 보여주십니다. 예수님의 중심과 질서잡힌 본질에 충실한 삶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하느님 중심의 삶에 한결같이 외딴곳에서 바친 기도일 것이며 다음 대목이 이를 입증합니다.

 

“다음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다.”

 

바로 날마다 외딴곳에서의 이 새벽 기도가 예수님 삶의 중심이자 모든 활력의 원천이었음을 봅니다. 이런 삶의 중심없이, 하느님 의식없이 일상에 매몰되어 자기를 잃고, 잊고 유령같이 헛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은 얼마나 많겠는지요! 어제 오늘 제1독서 히브리서의 주석을 읽을 때 다음 평범한 대목이 깊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사람들에게 진정한 죽음, 즉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영원히 분리시키는 죽음을 가져오는 것은 악의 세력이다.”

 

살아있다 하여 다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어도 주님과 무관無關한, 주님을 잊은 삶이라면 살아있다 할 수 없습니다. 사막교부들 역시 늘 명심했던 바, 오늘 복음의 예수님처럼 하느님 중심의 ‘참으로 살아 있는 삶, 기도하는 삶’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대중의 인기에 편승하거나 일상의 유혹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음도 바로 기도의 은총임을 깨닫습니다. 보십시오. 외딴곳에서 기도하시자 즉시 예수님께 유혹이 뒤따릅니다. 시몬과 그 일행이 예수님을 찾아 나섰다가 그분을 만나자마자 전하는 말입니다.

 

“모두 스승을 찾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결코 이들의 유혹에 반응하지 않고 흔들림없이 계속 본질에 충실한 삶을 사십니다. 참으로 예수님의 자세가 단호하고 분별의 지혜가 빛납니다. 오늘 복음 후반부가 예수님의 본질에 충실한 참 멋진 삶을 요약합니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아마도 예수님은 날마다 외딴곳에서 기도하며 삶의 중심을 잡고 복음 선포의 사명을 새롭게 확인하셨음이 분명합니다. 이어지는 예수님의 활동묘사도 아름답고 멋집니다.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온 갈릴래아를 다니시며, 회당에서 복음을 선포하시고 마귀들을 쫓아내셨다.’

 

복음 선포에 곧장 이어지는 구원의 치유활동입니다. 참으로 인생 무지와 허무에 대한 답도 복음선포뿐임을 깨닫게 됩니다. 참으로 우리의 자랑과 고마움은 파스카의 예수님과 늘 함께 살면서 하느님 중심의 본질에 충실한 질서 잡힌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일 것입니다. 오늘 히브리서가 예수님이 얼마나 고마운 분인지 참 잘 밝혀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피와 살을 나누어 가지셨습니다. 그것은 죽음의 권능을 쥐고 있는 자, 곧 악마를 당신의 죽음으로 파멸시키시고, 죽음의 공포 때문에 한평생 종살이에 얽매여 있는 우리들을 풀어 주시려는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은혜로운 복음입니까! 이렇게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악마를 파멸시킨 파스카의 주님과 함께 할 때 천하무적의 삶이겠습니다. 이어지는 주님의 겸손한 사랑이 참 은혜롭고 큰 위로와 힘이 됩니다.

 

“그분께서는 천사들이 아닌, 아브라함의 후손들인 우리를 보살펴 주십니다. 그분께서는 모든 점에서 형제들과 같아지셔야 했습니다. 그분께서는 고난을 겪으시면서 유혹을 받으셨기 때문에, 유혹을 받는 우리들을 도와주실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영원한 주님이자 스승이요 도반이신 주님과 함께 할 때 인생 광야 순례 여정도 성공적일 수 있겠습니다. 바로 하루하루 날마다 외딴곳에서의 이 거룩한 성전미사 은총이 우리 삶의 중심과 질서를 잡아주고 본질적 삶에 충실하도록 도와 주십니다.

 

“주님을 생각하라, 그 권능을 생각하라. 

언제나 그 얼굴을 찾아라.”(시편105,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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