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9.19.연중 제24주간 화요일                                                            1티모3,1-13 루카7,11-17

 

 

인간미(人間味) 넘치는 예수님 닮기

-인간미 넘치는 사람-

 

 

오늘도 밤에 일어나 자비의 집 숙소문을 나서며 하늘의 별들을 보고 불암산 정상을 확인한후 집무실에 들어와 십자가의 예수님과 그 아래 태극기를 바라보며 “만세육창”후 하루를 시작합니다. 어렸을 때 학교에서 돌아오면 맨먼저 찾는 어머니요, 어머니 앞에서 이런저런일을 털어 놓던 일이 생각납니다. 얼른 일어나 속생각을 주님께 쏟아놓고 싶은 마음에 저절로 잠깨게 됩니다. 끝기도후는 너무 피곤하여 잠자리에 들었다가 일어나면 어머니 앞에 털어 놓는 아이처럼 어제 하루 있었던 모든 일을 하느님께 털어 놓으며 시작하는 하루요,기도하는 마음으로 매일 쓰는 강론입니다. 아마도 예수님께서 밤마다 외딴곳에서의 시간도 이런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나는 좌파도 우파도 아닌 예수님파 ‘주님의 전사(戰士)’이다.”

요즘 새롭게 정의한 제 신원입니다.

 

“인간미 넘치는 예수님 닮기”

-인간미 넘치는 사람-, 오늘 강론 제목입니다. 

 

인간미 넘치는 사람, 매력 만점입니다. 사전에서 찾아 봤습니다. “사람에게서 느낄 수 있는 정답고 따뜻한 느낌” 이런 이들이 진짜 살아 있는 인간입니다. 예수님이 그 빛나는 모범입니다. 신적일수록 인간적이고 인간적일수록 신적인 진리를 보여주는 분이 바로 하느님이자 인간이 예수님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닮아갈수록 인간미 넘치는 사람이 된다는 역설의 진리를 예수님으로부터 배웁니다.

 

루가복음에서 예수님의 평지설교 끝날 무렵 복음이 두 소주제는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안다”와 “내 말을 실행하여라”였습니다. 참으로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알 듯이 표정이나 언행의 열매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습니다. 참으로 주님의 말씀을 한결같이 열정적으로 선택하고 훈련하여 습관화할 때 비로소 좋은나무에 좋은열매의 사람들임을 말해 주는 복음입니다.

 

요즘 자주 보는 유투버에서 무수한 공직자들의 표정이나 언행을 보면서 너무 실망하게 됩니다. 사제나 수도자뿐 아니라 그 무슨 직위든 “사람이 먼저 되라”는 말을 실감합니다. 지식공부는 뛰어나고 권모술수나 처세술이 뛰어나 높은 직위에 올랐을지 몰라도 사람되는 공부는 정말 엉망진창 수준이하들인 경우 너무 많습니다. 인성이나 품성이 말이 아닙니다. 지성, 감성, 영성도 전무하고 인간에 대한 공감능력, 존중심도 없고 상식이하인 경우 너무 많습니다. 

 

도대체 젊은이들이 무엇을 보고 배워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희망을 주는 어른들이 없기에 20대 자살율이 세계 제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주 가톨릭평화신문 제1면 톱기사, "가족돌봄에 지치는 청년들, 이제 그만 포기하고 싶어요." 제목을 잊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이 훌륭한 인품의 사람이 되는 것을 첫째 목표로 두고 공부에 전념했으면 좋겠습니다.

 

새삼 사람되는 공부가 얼마나 중요하고 힘든 평생공부인지 깨닫습니다. 그래서 자주 하는 말도 생각났습니다. 광야인생 제대로 미치면 성인이지만 잘못 미치면 괴물이나 폐인도 많다고 말입니다. 각자도생各自圖生, 비정非情의 야만시대, 사람이라 하지만 괴물, 악마, 폐인같은 사람도 세상 도처에 널려 있고 영육이 아픈 병든 사람들도 참 많습니다. 영육의 건강을 위해 정말 정신 바짝 차리고 깨어 살아야 할 위기의 시대입니다. 지옥은 텅비어 있고 악마들이 활개치는 세상이라 하지 않습니까? 참으로 끊임없는 기도와 회개가 절실한 시대입니다.

 

반면 평지설교후 예수님의 인간미 넘치는 모습은 얼마나 멋집니까! 어제 예수님은 추호의 망설임 없이 백인대장의 노예를 치유하시며 그의 믿음에 감탄하셨고,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불쌍한 과부의 외아들을 살려 주십니다. 예수님의 인간미에 매혹된 사람들은 세상 역사상 얼마나 많았는지요!

 

교회는 싫어도 예수님은 좋아했다는 간디, 복음의 산상설교와 참행복 선언은 종파를 초월해 대부분 영성가들이 얼마나 많은 영감을 받았는지 찬탄을 금하지 못합니다. 불가의 성철 스님도 예외가 아닙니다. 얼마전 불교학의 석학碩學이라 할 수 있는 심도학사를 이끌던 개신교 신자인 길희성 서강대 종교학과 명예교수가 지병으로 9월8일 80세에 선종했습니다. 신문에서 읽은 일부 기사를 인용합니다.

 

-“선생님은 초종교적 영성을 추구하시면서 왜 그리스도교를 떠나지 않으세요?”

“예수님이 너무 좋아.”

어느 햇살 따사로운 오후의 대화였다. 길희성 선생님은 경계없이 종교를 연구하고 불교학자로서 명성을 떨치셨지만, 당신의 영적 뿌리는 언제나 그리스도교였다. 종교학자로서 이웃 종교를 탐구하시면서 당신의 그리스도교 신앙을 더 깊고 풍요롭게 하셨다고 해도 좋겠고, 그리스도교 영성의 가장 중심으로 들어가 이웃 종교와 벽없이 소통하셨다고 해도 좋겠다.-

 

오늘 복음의 장면은 얼마나 아름답고 극적인지요! 그대로 파스카 신비가 펼쳐지는 장면입니다. 예수님 일행과 외아들을 잃은 과부의 일행 행렬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조우遭遇합니다. 빛과 어둠, 생명과 죽음,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의 대조입니다. 예수님의 개입으로 극적인 반전이 이루어집니다. 예수님은 외아들을 잃고 울며 가는 과부를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에게 “울지 마라”이르시고는 관에 손을 대시며 죽은 젊은이에게 명하십니다.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그대로 미사에 참석한 우리의 잠든 영혼을 일깨우는 죽비소리와도 같이 은혜롭습니다. 오늘 이 말씀을 화두로 삼아 사시기 바랍니다. 여기 “일어나라.”는 부활을 뜻하는 말마디입니다.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다시 파스카의 삶을 시작하라는 말씀입니다. 거룩한 두려움에 사로잡힌 군중이 하느님을 찬양하며 외치는 다음 고백이 진리입니다.

 

“우리 가운데에 큰 예언자가 나타났다.”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다.”

 

둘의 고백 다 맞습니다. 하느님께서 예언자 예수님을 통해 우리를 찾아오시는 이 거룩한 미사시간입니다. 참으로 이런 예수님을 만나 닮아가는 “예닮의 여정”인 우리 삶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 나오는 예수님을 닮은 교회지도자의 자격과 봉사자의 자격을 갖출수 있다면 얼마나 이상적일까요. 비단 교회뿐 아니라 정치, 사회지도자도 이런 자질을 갖추면 얼마나 이상적이겠는지요! 

 

“그러므로 감독은 나무랄데가 없어야 하고, 아내의 충실한 남편이어야 하며, 절제할 줄 알고, 신중하고, 단정하며, 손님을 잘 대접하고, 또 가르치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 술꾼이나 난폭한 사람이 아니라. 관대하고 온순하고 돈 욕심이 없으며, 자기 집안을 잘 이끌고 아주 품위있게 자녀들을 순종시키는 사람이어야 하고, 바깥 사람들에게도 좋은 평판을 받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대로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의 사람들입니다. 비단 교회지도자의 자질일뿐 아니라 이런 정치, 사회지도자의 자질이자 우리 인간이 갖춰야 할 자질이요 품성이겠습니다. 이어지는 봉사자의 자격도 우리 자신의 됨됨이를 살펴보게 합니다.

 

“봉사자들도 품위가 있어야 하고, 한입으로 두말하지 않으며. 술에 빠져서도 안되고 부정한 이익을 탐내서도 안되고, 깨끗한 양심으로 믿음의 신비를 간직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역시 한 아내의 충실한 남편이어야 하고, 자녀들과 집안을 잘 이끄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렇게 교회에서 훈련되고 습득된 좋은 인품과 자질의 사람들이 경제, 사회, 교육, 정치 등 모든 각 분야에 배치되어 업무를 수행한다면 얼마나 멋진 사회요 국가가 되겠나 생각해 봅니다. 새삼 가정교육, 교회교육, 학교교육, 사회교육이 얼마나 중요하고 결정적인지 깨닫습니다. 오늘의 총체적 난국이자 위기의 시대를 개탄하며 지니는 생각입니다. 그나마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예수님을 닮은 참사람이 되어 살게 하시니 위로와 힘을 받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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