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6.1.12. 연중 제1주간 화요일                                                                     사무상1,9-20 마르1,21ㄴ-28


                                                                          권위의 힘


오늘은 권위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노인은 많은데 어른은 없는 세상이라고 말합니다. 권위있는 어른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나라나 사회나 학교나 가정이나 권위있는 어른이 없는 것이 위기의 본질입니다. 어느 분야든 권위 있는 어른들이 있어야 되는데 점점 사라져 가는 느낌입니다. 


디지털 시대의 특징이요 권위의 해체시대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모두가 왜소해 지는 현실이요, 하여 역설적으로 영웅적인 주인공 소재의 영화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현실을 통해 모두가 참 권위를 갈망하고 있음을 봅니다. 때로 거목들은 없고 잡목들만 우거진 야산 같은 세상이란 생각도 듭니다.


권위주의는 배격해야겠지만 권위는 공동체의 형성에 필수입니다. 권위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권위있는 어른이 있어야 공동체도 안정되고 평화롭습니다. 요즘 가톨릭 교회가 고무되어 있는 것도 권위 있고 지혜로운 프란치스코 교황님 같은 어른이 있기 때문입니다. 


권위는 무엇입니까? 예전에 희랍어를 배울 때 교수 신부님의 희랍어 ‘권위(exousia)’에 대한 설명에 공감했고 33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외부에서 부여되는 권위가 아니라, ‘존재(ousia)’자체로부터 ‘나오는(ex)’ 권위라는 것입니다. 지위나 신분, 권력이나 금력, 화려한 의상이나 치장에서 즉 밖에서 오는 권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런 이들은 부러움이나 두려움의 대상은 될지언정 존경과 신뢰의 권위의 대상은 아닐 것입니다. 이런 밖에서 오는 것을 권위로 생각한다면 엄청난 착각입니다. 권위는 강요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존재자체로부터 나오는 저절로 승복하게 하는 카리스마와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예수님이 권위의 모범입니다. 참으로 권위있는 분이 예수님이십니다. 이런 참 권위는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도 본능적으로 알아 챕니다.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 가르치셨는데, 사람들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으니 율법학자들과 달리 권위를 가지고 가르쳤기 때문입니다. 이런 참 권위는 더러운 영이 먼저 알아봅니다. 예수님의 권위에 견딜 수 없어 뛰쳐 나와 예수님의 정체를 고백하는 더러운 영입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권위의 소재가 더러운 영의 고백을 통해 환히 밝혀집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고백에서 보다시피 하느님으로부터 기원하는 권위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 아버지와의 일치의 관계가 바로 예수님 권위의 원천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꾸짖으시시 더러운 영은 그 사람에게서 경련을 일으켜 놓고 큰 소리를 지르며 나갔다 합니다. 바로 이것이 권위의 힘입니다. 예수님의 권위를 목격한 이들의 이구동성의 반응입니다.


“이게 어찌된 일이냐? 새롭고 권위있는 가르침이다. 저이가 더러운 영들에게 명령하니 그것들도 복종하는 구나.”


참 권위에는 억지로가 아닌 저절로, 자발적으로 순종하기 마련입니다. 예수님의 경우처럼 참 권위의 원천은 하느님이심을 깨닫습니다. 주님과의 관계가 깊어가면서 저절로 권위있는 사람이 됩니다. 권위의 힘은 바로 믿음의 힘, 사랑의 힘, 기도의 힘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제1독서 사무엘 상권의 주인공 ‘한나’ 역시 권위있는 사람의 모범입니다. 참으로 끈기있는 항구한 기도로 하느님의 응답을 받아낸 한나의 내공은 얼마나 깊겠는지요. 바로 기도의 힘은 그대로 권위의 힘으로 전환됨을 깨닫습니다. 


때가 되자 임신하여 아들을 낳자 한나는 “내가 청을 드려 얻었다.” 하면서, 아이의 이름을 사무엘이라 하였다 합니다. 이런 하느님 체험이 한나의 자존감을 자부심을 높여주며 권위의 원천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여 한나는 평생 권위있는 어머니로 살았을 것이며 사무엘 또한 이런 어머니의 권위를 보고 배웠을 것입니다. 


제1독서에 이어지는 화답송은 시편이 아니라 사무엘을 낳은 후 한나가 하느님께 바치는 감사찬미가로 성모님의 마니피캇과 비슷합니다. 한나는 사무엘을 낳은 후 뿐 아니라 평생 하느님 찬미의 기쁨과 행복으로 살았을 것입니다. 


주님은 매일, 평생, 정성껏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성무일도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을 닮은 권위있는 사람으로 변모시켜 주십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32 성인聖人이 되고 싶습니까? -기도하는 공동체, 좌우명, 내 삶의 성경-2021.6.29.화요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낮미사 1 프란치스코 2021.06.29 107
3231 주님과 만남의 여정 -오늘 지금 여기가 정주의 ‘꽃자리’이다-2024.5.3.금요일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프란치스코 2024.05.03 107
3230 복음선포의 삶 -그리스도 닮기-2016.10.23. 연중 제30주일(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프란치스코 2016.10.23 108
3229 용서가 답이다-2017.9.17. 연중 제24주일 프란치스코 2017.09.17 108
3228 믿음의 힘 -하느님 중심의 삶-2018.6.23.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6.23 108
3227 선물 인생 -삶은 선물이자 과제이다-2018.9.1. 연중 제21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9.01 108
3226 사랑뿐이 길이 없다 -사랑 예찬-2018.9.19. 연중 제24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8.09.27 108
3225 하느님만 찾으며 -영적靈的혁명의 전사戰士로 삽시다-2019.11.28.연중 제34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1.28 108
3224 영원한 젊음-젊음은 나이가 아닌 사랑-2020.3.7.사순 제1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3.07 108
3223 하느님의 전사 -기본에 충실한 삶-2020.6.10.연중 제10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6.10 108
3222 하느님의 자녀답게 삽시다 -고귀한 품위의 인간-2020.12.31.목요일 성탄 팔일 축제 제7일 1 프란치스코 2020.12.31 108
3221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주님과 함께 기쁨과 평화, 희망과 자유의 삶-2021.3.25.목요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21.03.25 108
3220 분별력의 지혜와 사랑 -“건들이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십시오”-2021.4.16.부활 제2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4.16 108
3219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영의 사람으로 삽시다-2024.4.20.부활 제3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4.04.20 108
3218 일치의 여정 -사랑의 일치 공동체 예찬-2024.5.16.부활 제7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4.05.16 108
3217 사람의 발견, 나의 발견 -어떻게 살아왔으며, 살고 있고, 살 것인가?-2017.5.9. 부활 제4주간 화요일, 나의 프란치스코 2017.05.09 109
3216 거룩한 삶 -버림, 따름, 섬김-2018.5.29. 화요일 복자 윤지충 바오로(1759-1791)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8.05.29 109
3215 자기 발견 -주님과 만남의 여정-2018.9.6.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9.06 109
3214 주님의 전사戰士 -믿음의 힘-2017.11.29.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7.11.29 109
3213 “들어라!” -갈망, 깨어있음, 들음-2017.12.19. 화요일 12월19일 프란치스코 2017.12.19 109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