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7.12.25. 주님 성탄 대축일 낮 미사                                                              이사52,7-10 히브1,1-6 요한1,1-18



구원의 날

-말씀이 사람이 되시다-



오늘은 주님 성탄 대축일입니다. 잠시 강론에 앞서 ‘영원한 성탄’의 삶을 사시는 개신교 노신학자, 문동환 박사님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바로 유명한 민주화 운동의 선구자 고故 늦봄 문익환 목사님의 아우인 문동환 박사님께서 100세의 노령에 책을 출간하여 출판 기념회를 가졌다는 신선한 소식이 참 충격적이었습니다.


‘우리 큰 스승 문동환 목사님이 100세의 연세에 ‘두레방의 신학’을 정리하신 「두레방 여인들」이라는 책을 쓰셔서 오늘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그 연세에 이런 신학 책을 쓰셨기에 120세까지 사셔서 또 한 권의 책을 쓰시라고 축원해드렸다.’


100세에 책을 내시다니! 바로 영원한 성탄을 사시는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제자라 할 수 있는 분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믿는 이들에게는 매일이 주님과 함께하는 성탄이요 부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성탄 밤미사 전 성무일도 독서기도시 교부독서 레오 교황의 성탄 강론 후 응송이 아름다워 다시 나누고 싶습니다. 바로 오늘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아름다운 내용입니다.


“오늘 우리를 위해 참된 평화가 하늘에서 내려오고 하늘은 세상 어디서나 꿀이 흘러내리게 하는도다. 오늘은 세상 구원의 날이 되어 옛적부터 마련된 영원한 행복의 날이 빛나는 도다.”


오늘은 바로 말씀이 사람이 되신 우리 주님 성탄의 ‘구원의 날’입니다. 이사야서 역시 우리를 대신하여 시공을 초월하여 주님 탄생의 기쁨을 힘차게 전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산 위에 서서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의 저 발! 평화를 선포하는 구나. ‘너의 하느님은 임금이시다.’하고 말하는 구나.”


바로 오늘은 우리의 하느님 임금이신 주님 탄생하신 구원의 날입니다. 방금 화답송 후렴을 통해 또 우리는 온누리 가득한 구원의 기쁨을 노래했습니다. 


“땅끝마다 우리 주의 구원을 모두가 우러러 보았도다.”


하여 강론 제목도 ‘구원의 날-말씀이 사람이 되시다-’로 정했습니다. 어제의 복음이 동화같고 목가적인 ‘아래로 부터 그리스도Christology from below’를 다룬다면 오늘은 성탄의 의미를 하느님 시야의 원대한 우주적 차원에서 즉 ‘위로 부터 그리스도Christology from above’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님 성탄의 의미를 참으로 깊이있게 성찰케 하는 복음입니다.


결국 우리가 묻는 것은 작고 연약한 아기로 태어난 분이 누구냐는 것입니다. 바로 ‘하느님의 말씀’이신 주 그리스도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로고스 찬미가로 ‘말씀이신 그리스도’께 대해서 제2독서 히브리서와 함께 심도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오늘 탄생하신 말씀이신 주 그리스도는 모든 신비의 열쇠입니다. 하느님 신비, 우주의 신비, 인간의 신비, 생명의 신비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바로 말씀이신 그리스도의 신비입니다. 말씀이신 그리스도의 신비를 통해 환히 드러나는 인간의 신비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 말씀(로고스) 찬미가의 절정은 14절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신 아버지의 외아드님으로서 지니신 영광을 보았다.”


바로 이 거룩한 성체성사를 통해 그대로 체험하는 진리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다.’ 바로 인간의 본질은 말씀임을 깨닫게 됩니다. 말씀이 인간의 본질이라니 참으로 존엄한 품위의 인간임을 감격스럽게 깨닫습니다. 주님 성탄을 통해 말씀으로 새롭게 탄생되는 우리들이니 주님 성탄 축일은 감히 우리 탄생 축일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구원의 날 오늘 말씀이신 그리스도를 통해 인간 신비를 밝히고 싶습니다.


첫째, 말씀은 주님이십니다.

한 처음에 말씀이 계셨습니다. 말씀은 바로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셨습니다. 말씀이신 예수님이 바로 하느님이란 놀라운 고백입니다. 그분께서는 한처음에 하느님과 함께 계셨습니다. 바로 로고스 찬가 1장1절 말씀입니다. 말씀이신 주님을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우리의 근원인 하느님께 이를 수 없습니다. 바로 로고스 찬가 마지막 구절이 이를 분명히 합니다


“아무도 아버지를 본 적이 없다. 아버지와 가장 가까우신 외아드님 하느님이신 그분께서 알려 주셨다”(요한1,18). 이 말씀은 예수님의 다음 고백과 일맥상통합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14,6ㄴ).


새삼 오늘 탄생하신 주님은 하느님의 신비를, 인간의 신비를 풀 수 있는 열쇠임을, 또 말씀이신 주님 공부가 우리가 해야 할 필생의 공부임을 깨닫습니다.


둘째, 말씀은 생명이십니다.

모든 것은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바로 말씀의 신비는 생명의 신비와 직결됨을 봅니다. 그분께서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지만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생명인 사람이 생명의 원천이신 주님을 몰라보는 무지의 병이 참 치명적임을 봅니다. 하여 그분께서 당신 땅에 오셨지만 그분의 백성은 그분을 맞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새삼 말씀이신 주님을 제대로 영접하여 환대하고 있는지 반성케 합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에게는 언제나 마지막 때입니다. 히브리서의 말씀도 요한의 로고스 찬가와 일맥상통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마지막때는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말씀이신 아드님을 만물의 상속자로 삼으셨을 뿐만 아니라, 그분을 통하여 온 세상을 만들기까지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통한 생명의 창조는 영원한 현재진행형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성체성사의 은총입니다. 히브리서의 다음 고백이 참 감동적입니다. 말씀이신 아드님의 신원을 정확히 밝혀 줍니다.


“아드님은 하느님 영광의 광채이시며 하느님 본질의 모상으로서, 만물을 당신의 강력한 말씀으로 지탱하십니다.”


세상이, 우리가 이렇게 살아 지탱할 수 있음은 순전히 말씀이신 주님의 은총임을 깨닫습니다.


셋째, 말씀은 빛이십니다.

요한도 우리도 빛이 아니라 빛을 증언하는 자일 뿐입니다. 우리는 발광체發光體가 아니라 주님의 빛을 반사하는 반사체反射體에 불과할 뿐입니다.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 빛이 세상에 왔습니다. 빛이신 그분께서 당신 땅에 오셨지만 그분의 백성은 그분을 맞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분께서는 빛이신 당신을 받아들이는 우리를, 당신의 이름을 믿는 우리 모두를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한을 주셨고 빛의 자녀들로 살게 해주셨습니다. 우리는 혈통이나 육욕이나 남자의 욕망에서 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난 빛의 사람들입니다. 끊임없이 이 거룩한 성체성사에 참여하면서 깨닫는 진리입니다.


넷째, 말씀이신 주님은 시작이자 끝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시작하여 하느님으로, 말씀이신 주님으로부터 시작하여 말씀이신 주님으로 끝나는 우리 삶의 여정입니다. 이처럼 시작과 끝이 분명합니다. 탄생하신 말씀이신 주님은 오늘 지금 여기 내재內在하시면서 동시에 우리의 영원한 목적지에 초월超越해 계십니다. 우리보다 더 가까이 계시면서 가장 멀리 계신 역설적인 분이십니다. 히브리서의 고백입니다.


“그분께서 죄를 깨끗이 없애신 다음, 하늘 높은 곳에 계신 존엄하신 분의 오른쪽에 앉으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천사들 보다 뛰어난 이름을 상속 받으시어, 그만큼 위대하게 되셨습니다.”


하느님은 맏 아드님을 저 세상에 데리고 들어가실 때에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천사들을 모두 그에게 경배하여라.” 바로 맏아드님이신 말씀이신 주님 계신 곳을 향해 주님과 함께 순례여정중인 우리들입니다.


여기서 잠시 중요한 사실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성탄시기는 가난한 구유에 뉘어계신 아기 예수님을 경건히 관상하는 시기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주시는 메시지를 알아채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로 하느님은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되어, 우리와 함께 살면서 일하러 오셨다는 메시지입니다. 그분은 온갖 세상 어둠에 노예화된 우리를 해방하러, 우리를 축복하러 생명과 빛으로 세상에 들어 오셨다는 것입니다. 거의 모두가 세상 어둠의 세력에 노예화되어 살고 있습니다. 이런 우리를 해방시켜 축복하러 오시는 참 좋으신 주님께서 오늘 탄생하셨습니다. 


우리는 모두 그분의 충만함에서 은총에 은총을 받았습니다. 율법은 모세를 통해 주어졌지만, 은총과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왔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를 온갖 노예상태에서 해방시켜 주시고, 당신 말씀으로 새롭게 탄생시키시며, 이사야 예언자를 통해 우리 모두를 격려하십니다. 


“예루살렘의 폐허들아, 다함께 기뻐하며 환성을 올려라. 주님께서 당신 백성을 위로하시고, 예루살렘을 구원하셨다.”(이사52,9).


오늘 탄생하신 말씀이신 주님의 축복을 가득 받으시기 바랍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12 주님의 기도 -온 인류에게 주신 참 좋은 선물-2023.10.11.연중 제27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10.11 191
3211 참된 환대 영성의 원리 -회개, 경청, 환대-2023.10.10.연중 제27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3.10.10 199
3210 배움의 여정 -주님은 최고의 스승이시다-2023.10.9.연중 제27주간 월요일(한글날) 프란치스코 2023.10.09 203
3209 우리는 모두 주님의 소작인이다 -착한 소작인의 삶-2023.10.8.연중 제27주일(군인주일) 프란치스코 2023.10.08 209
3208 일치의 중심 -그리스도 예수님과 우정의 여정- “기도가 답이다”2023.10.7.토요일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10.07 216
3207 회개의 여정 -무지에 대한 답은 회개뿐이다-2023.10.6.금요일 성 브루노 사제 은수자(1032-110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10.06 215
3206 주님 중심의 말씀의 전례 교회 공동체 -친교와 파견-2023.10.5.연중 제26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3.10.05 222
3205 따름의 여정 -파스카 예수님 중심의 삶-2023.10.4.수요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1182-1226)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10.04 231
3204 떠남의 여정 -파스카의 삶, 파스카의 꽃, 주님의 전사-2023.10.3.연중 제26주간 화요일(개천절) 프란치스코 2023.10.03 205
3203 “가장 작은 사람이 가장 큰 사람이다” -침묵이 가르쳐 주는 진리-침묵 예찬 2023.10.2.연중 제26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10.02 212
3202 삶의 중심인 예수님 -사랑하라, 배우라, 실천하라-2023.10.1.연중 제26주일(군인주일) 프란치스코 2023.10.01 216
3201 희망의 여정 -희망의 표징, 회개의 표징-2023.9.30.토요일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347-420)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9.30 224
3200 “하늘에 보물을 쌓으라!” -참 거룩하고 아름다운, 부유하고 자유로운, 지혜로운 삶-2023.9.29.금요일 한가위 프란치스코 2023.09.29 224
3199 하느님 중심의 공동체 삶 -중심, 질서, 균형-2023.9.28.연중 제25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3.09.28 212
3198 하느님 중심의 참 멋지고 아름다운 신자의 삶 -회개의 삶, 무소유의 삶, 복음선포의 삶-2023.9.27.수요일 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1581-1660)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9.27 224
3197 주님 중심의 참가족 교회 공동체 -"주님의 전사답게, 학인답게, 형제답게, 자녀답게 삽시다"-2023.9.26.연중 제25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3.09.26 233
3196 살아 계신 하느님은 우주 인류 역사의 중심이시다 -“우연은 없다”-2023.9.25.연중 제25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09.25 217
3195 하느님 사랑, 예수님 마음 닮기 -“주님 사랑, 주님 시야 지니기, 하늘나라의 실현”-2023.9.24.연중 제25주일 프란치스코 2023.09.24 217
3194 절망은 없다 -한결같은 ‘하느님 중심’의 삶-2023.9.23.토요일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사제(1887-1968)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9.23 214
3193 선교 여정중인 교회 공동체 삶의 기본 원리들 -중심, 비전, 치유, 섬김-2023.9.22.연중 제24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3.09.22 210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171 Next
/ 171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