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3.25.목요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이사7,10-14;8,10ㄷ 히브10,4-10루카1,26-38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주님과 함께 기쁨과 평화, 희망과 자유의 삶-

 

 

 

모든 것을 다 지녔어도 기쁨이 없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요?

결코 행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모든 것을 다 지녔어도 평화가 없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요?

결코 행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모든 것을 다 지녔어도 희망이 없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요?

결코 행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모든 것을 다 지녔어도 자유가 없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요?

결코 행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모든 것을 다 지녔어도 예수님을 모시고 살지 않으면 행복하다 할 수 있을까요? 결코 행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기쁨이자 평화요, 희망이자 자유입니다. 참으로 예수님과 함께 살 때 샘솟는 기쁨, 평화, 희망, 자유임을 깨닫습니다.

 

오늘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입니다. 사순시기 대축일 배치가 절묘합니다. 얼마전 성 요셉 대축일과 짝을 이루며 광야 사순시기 오아시스와 같은 신선한 역할을 하는 오늘의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입니다. 오늘 대축일 말씀을 통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기쁨, 평화, 희망, 자유의 삶인지 배우게 됩니다.

 

첫째, 은총恩寵입니다.

사람으로 태어났다는 자체가 은총이요 축복입니다. 하나하나가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자신이 얼마나 은총 가득한 축복 받은 존재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참으로 이를 깨달아 알 때 나자렛의 마리아처럼 묵묵히 정주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요즘 소리없이 곳곳에 샛노랗게 피어나고 있는 민들레꽃이 감동입니다. 아무리 낮은 곳에서 작게 피어나도 샛노란 마음 활짝 열어 온통 하늘을 담고 있습니다. 흡사 나자렛 보잘 것 없는 마을의 마리아 같습니다. 그러니 마리아 역시 요셉처럼 주어진 제자리에서 주님과 함께 정주의 삶에 한결같았던 분임을 깨닫습니다. 결코 자리 탓할 것은 없습니다. 어디서나 뿌리내리면 거기가 제자리요 하늘만 볼 수 있으면, 모실 수 있으면 됩니다. 

 

바로 마리아가 그러했고 때가 되니 마리아를 알아 본 눈밝은 하느님께서 참으로 겸손히 당신 천사를 통해 방문하십니다. 마리아의 내면의 어둠은 다음 말씀과 더불어 일거에 은총의 빛으로 환히 밝아졌을 것입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이 말에 몹시 놀란 마리아에게 거듭된 천사의 격려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마리아는 바로 축복 받은 우리 모두를 상징합니다. 우리가 얼마나 은총 가득 받은 복된 존재인지 깨달아야 합니다. 이를 깨달아야 진정 자존감 높은 행복한 삶입니다. 위 말씀은 제가 보속 처방전 말씀으로 가장 많이 써드리는 말씀입니다. 아주 예전 이 말씀을 써드렸을 때, 보속補贖이 아니라 보석寶石같은 말씀’이라 환호하던 어느 수녀님의 낭랑한 음성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둘째. 사명使命입니다.

우리는 결코 우연한 존재가 아닙니다. 하나하나가 신의 한 수 같은 존재입니다. 이 진리는 제가 요셉 수도원에 정주하면서 수도형제 하나하나를 보며 깨닫는 진리입니다. 하느님의 용인술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신묘합니다. 그러니 각자 하느님 주신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제대로 제 사명을 다함이 중요합니다. 이래서 진정성 가득한 끊임없는 참된 회개가 절실합니다. 

 

참으로 있어야 할 제자리에 있을 때 비로소 선물이 됩니다. 아름답습니다. 행복합니다. 제자리를 벗어날 때 짐이요 혼란을 조성하며 결코 행복하지도 못합니다. 오늘 히브리서의 예수님이 그 모범입니다.

 

“보십시오, 하느님! 두루마리에 저에 관하여 기록된 대로, 저는 하느님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보십시오,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바로 이 고백이 예수님 삶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게세마니 동산에서 피와 땀을 흘리시며 ‘내뜻이 아닌 당신의 뜻’을 이루게 해달라시던 말씀을, 또 십자가상에서 ‘다 이루었다’는 말씀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주님은 자신을 온전히 비워 모두를 하느님께 드렸으니, 바로 이것이 우리의 구원입니다. 

 

모전자전, 그 어머니 마리아에 그 아드님 예수님이십니다. 새삼 우리의 사명을 생각하게 됩니다. 과연 오늘 지금 여기서 내가 이룰 하느님의 뜻은, 사명은 무엇이겠는가 끊임없이 간절히 묻고 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추호도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단 한 번 바쳐짐으로써 우리가 거룩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셋째, 순종順從입니다.

우리의 순종을 통해 일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참으로 침묵중에 겸손히 주님의 말씀을 경청하며 마음에 담아 두고 곰곰이 생각한 관상가의 전형인 마리아의 순종이 참 아름답고 감동적입니다. 하느님은 절대로 일방적으로 일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순종의 동의 없이는 일하시지 못합니다. 주님 천사의 말씀을 경청한 마리아의 순종의 응답입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순종의 응답에 즉시 떠난 천사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마리아가 참으로 고마웠을 것입니다. 마리아야 말로 “예스(Yes)의 사람” 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인류 역사상 전환점이 된 역사적 순간입니다. 모든 것이 이제 결코 똑같을 수 없습니다. 

 

참으로 마리아의 무조건적 예스(Yes)의 응답에 감사해야 할 것이며 우리 역시 하느님께 예스(Yes)로 오늘, 또 앞으로도 남은 생애 예스(Yes)로 응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해야 하겠습니다. 마리아의 무조건적 순종의 응답으로 마침내 하느님께서 오매불망 기다려오던 이사야 예언도 성취되었습니다.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마리아의 순종의 응답으로 ‘늘 우리와 함께 계신 하느님’이신 임마누엘 예수님과 늘 함께 살 수 있게 된 우리들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은총과 사명, 순종의 삶에 충실하며, 임마누엘 당신과 함께 기쁨과 평화, 희망과 자유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 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28,20ㄴ). 아멘.

 

  • ?
    고안젤로 2021.03.25 07:12
    "사랑하는 주님, 부족한 저희를 세례성사와 견진성사를 통해 선택하여 주신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립니다

    주님으로 부터 선택된 저희가 세상속 생활속에서 보는 주님이 아닌 주님이 보시는 저희가 되도록 온마음을 다하여 주님의 계명을 주님의 삶을 닮게 하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23 “오, 하느님!” -하느님 예찬; 하느님이 답이다-2021.11.12.금요일 성 요사팟 주교 순교자(1580-1623)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1.11.12 144
3222 “오소서, 주 예수님!” -배움, 치유(治癒), 닮음, 참나(眞我)-2021.12.4.대림 제1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21.12.04 152
3221 “오소서, 주 하느님” -하느님 체험-2021.12.15.대림 제3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21.12.15 150
3220 “와서 보시오.” -늘 새로운 주님과의 만남, 형제들과의 만남-2021.8.24.화요일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1 프란치스코 2021.08.24 114
3219 “요한 형님, 축하드립니다!” -귀향歸鄕의 여정-2023.7.13.목요일 이 성철 사도 요한(1922-2023)을 위한 장례미사 프란치스코 2023.07.13 315
3218 “우리 모두 ‘믿음의 뿌리’를 튼튼히 합시다.” -기도하라, 사랑하라, 함께하라-2023.8.13.연중 제19주일 프란치스코 2023.08.13 299
3217 “우연은 없다” -모두가 하느님의 섭리다-2024.3.23.사순 제5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4.03.23 152
3216 “위에서, 영에서 태어난 삶” -공동체 기도를 통한 성령충만한 삶-2020.4.20.부활 제2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0.04.20 141
3215 “이렇게 살고 싶다!” -“늘 옛스럽고, 늘 새롭게(Ever old, ever new)!”-2018.6.29. 금요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8.06.29 280
3214 “일어나 먹어라, 갈길이 멀다” -예닮의 여정-2021.8.8.연중 제19주일 1 프란치스코 2021.08.08 117
3213 “일어나라!” -늘 새로운 시작, 파스카의 삶-2018.9.18.연중 제24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8.09.27 80
3212 “일어나시오.” -참 매력적이고 순수한 파스카의 삶-2019.5.11. 토요일 성 오도(879-942), 성 마욜로, 성 오딜로, 성 후고와 복자 베드로 베네라빌리스, 클뤼니 수도원의 아빠스들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5.11 231
3211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경청敬聽과 순종順從의 사람, 동정 마리아-2019.3.25. 월요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9.03.25 259
3210 “저에게 가장 큰 스승은 수도공동체입니다" -주님 중심의 참가족-2021.7.20.연중 제16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7.20 114
3209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 -주님과의 만남과 회개-2016.3.29. 부활 팔일 축제내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6.03.29 504
3208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라”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2018.11.4.연중 제31주일 1 프란치스코 2018.11.04 156
3207 “주 예수 그리스도님!” -갈망渴望, 떠남, 만남, 개안開眼, 따름의 여정旅程-2021.5.27.연중 제8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5.27 106
3206 “주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주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하느님의 자녀다운 수행자, 성소자, 증언자의 삶-2023.1.15.연중 제2주일 프란치스코 2023.01.15 193
3205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유다가 문제라면 답은 예수님뿐이다-2018.3.28. 성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3.28 151
3204 “주님, 저를 축복하소서!” -사랑, 기도, 순종-2017.12.20. 수요일 12월20일 프란치스코 2017.12.20 128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