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3.19. 월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2사무7,4-5ㄴ.12-14ㄱ.16 로마4,13.16-18.22 마태1,16.18-21.24ㄱ



참 좋은 배경의 사람

-성 요셉-



오늘은 우리 요셉 수도원의 주보성인이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입니다. 저희 요셉수도원이 설립(1987.3.19.)된지 만 31주년이 되는 해이고, 자치수도원으로 승격(2014.3.19.)된지 만 4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잠시 성요셉 신심에 관한 교회 역사를 살펴보겠습니다. 성 요셉 신심은 초기교회부터 시작되어 전교회에 퍼졌습니다. 9-10세기 성요셉은 주님의 양부로 불리었고, 이태리의 볼로냐에 1129년 최초로 성요셉의 이름으로 성전이 봉헌되었습니다. 식스투스 교황(1471-84)은 교회 전례력에 성요셉을 도입했고 비오 9세는 1870년 전교회를 성요셉의 보호아래 두었습니다. 


성요셉은 중국의 수호자이기도 합니다. 성요셉의 보호는 신비체 교회 모두를 망라하고 있습니다. 즉 신자가정과 학교들, 목수들, 아버지들, 노동자들, 그리고 중재를 청하는 모든 개인들, 특히 임종자들의 수호성인이기도 합니다. 살아계실 때 보다 사후 영원히 살아 계시어 더 많이 바쁘게 일하시는 성요셉입니다.


참 반갑고 기쁜 대축일입니다. 대축일의 전례력상 위치도 참 절묘합니다. 해마다 광야의 사순시기 후반부에 자리 잡고 있는 휴식과 충전의 오아시스와 같은 성요셉 대축일입니다. 대림의 광야시기 한복판에 오아시스처럼 자리 잡고 있는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의 위치와 흡사합니다. 성 요셉과 성 마리아를 공평히 배려한 교회 전례가 참 고맙습니다. 입당성가(280)와 방금 부른 화답송 후렴은 얼마나 흥겹고 힘찼는지요.


“성요셉 찬양하세/주님의 양부를/정결하신 성요셉/마리아의 정배

 의로우신 성요셉/마리아의 정배/우리 양자로 삼아

 언제나 우리 마음을 정결케 하시며/의롭게 생활하도록 이끌어 주소서.”


“주여 넘치도록 자비를 베푸시어/우리 한생 즐겁고 기쁘게 하소서.”(화답송 후렴)


광야의 사순시기, 성요셉 대축일을 통해 우리 모두가 주님의 축복을 가득 받는 느낌입니다. 이어지는 입당성가 2-3절의 내용도 참 은혜롭습니다. 참 좋은 성 요셉 대축일입니다. 묵상하면 묵상할수록 참 매력적인 모든 덕을 갖추신 요셉성인입니다. 


우선 부각되는 참 좋은 배경의 사람 성요셉입니다. 바로 오늘 강론 제목이기도 합니다. 덕중의 덕이 ‘배경의 덕’입니다. 예수, 마리아, 요셉 성가정의 참 좋은 배경이 되시는 요셉 성인은 흡사 요셉수도원의 참 좋은 배경인 불암산과 흡사합니다.


배경이 좋아야 합니다. 불암산 배경이 없는 요셉수도원을 생각해 보세요. 참 초라하고 빈약하기 이를데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부족하고 약해도 가톨릭 교회, 예수님, 하느님, 그리고 무수한 성인들의 참 좋은 배경이 있기에 든든하고 힘이 있는 것입니다. 주님을 믿음으로 참 좋은 백을 갖게 된 우리들입니다. 아주 오래전 써놓은 ‘산처럼!’ 이란 시가 생각납니다. 불암산을 바라보며 참 좋은 배경의 사람, 성요셉을 그리며 쓴 ‘산처럼!’ 이란 시입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물러/가슴 활짝 열고

 모두를 반가이 맞이하는/아버지 산 앞에 서면

 저절로 경건 겸허해져/모자를 벗는다

 있음 자체만으로/넉넉하고 편안한/산의 품으로 살 수는 없을까

 바라보고 지켜보는/사랑만으로/늘 행복할 수는 없을까

 산처럼!”-(2000.11.17.)


요셉수도원의 불암산처럼 참좋은 배경의 어른이 성요셉입니다. 노인은 있어도 어른이 없다는, 선생은 있어도 스승이 없다는 가난한 시대에 이런 롤모델 같은 아버지상을 보여주는 성요셉입니다. 이런 배경같은 어른을 모신 공동체는 참 부요하고 행복합니다. 무엇이 이런 성요셉같은 배경의 사람을 만들었겠는지요.


첫째, 사랑입니다.

‘사랑의 사람’ 성요셉입니다. 바다같이 넓고 깊은 사랑입니다. 모두를 받아드려 바다라합니다. 겸손한 사랑의 사람 성요셉입니다. 예상치 못한 임신으로 곤경에 처한 마리아에 대해 배려와 존중으로 드러나는 성요셉의 사랑이 참 감동적입니다. 이런 관대한 아량雅量의 사랑이라면 웬만한 문제는 다 해결될 것입니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


이 한마디에 요셉의 인품이 요약되어 있습니다. 마리아에 대한 요셉의 배려와 존중의 사랑이 참 감동적입니다. ‘의로운 사람’은 바로 존중과 배려의 ‘사랑의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둘째, 희망입니다.

‘희망의 사람’ 성요셉입니다. 하느님께 희망을 두었기에 마음을 열어 하느님께 귀를 기울입니다. 바로 침묵과 기도입니다. 희망의 사람은 바로 침묵과 기도의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꿈에 천사가 나타났다는 말은 성요셉이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침묵중에 기도했다는 것입니다.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대로 ‘희망이 없어도 희망했던’ 아브라함에 비견되는 성요셉의 희망입니다. 아마 평소에도 밤의 침묵중에 많이 기도했던 요셉임이 분명합니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침묵의 기도중에 들려온 천사를 통한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이어지는 자상한 천사의 말을 통해 요셉에 대한 하느님의 신뢰가 얼마나 지대했는지 깨닫게 됩니다. 제1독서에서 다윗에게 주님의 말씀을 전한 나탄예언자처럼 요셉에게 주님의 말씀을 전한 주님의 천사입니다. 마침내 다윗에게 한 예언은 다윗의 자손 성 요셉을 통해 서서히 실현되기 시작했음을 봅니다.


“너의 집안과 나라가 네 앞에서 영원히 굳건해지고, 네 왕좌가 영원히 튼튼하게 될 것이다.”


성요셉의 배경이 있었기에 나탄의 예언은 마침내 우리의 구원자 예수님을 통해 실현되게 되었습니다.


셋째, 믿음입니다.

‘믿음의 사람’ 성요셉입니다. 순종과 겸손으로 표현되는 믿음입니다. 하느님의 사람들의 특징이자 참된 영성의 잣대가 순종과 겸손입니다. 하느님 향한 믿음의 표현이자 사랑의 표현이 순종과 겸손입니다. 영적 아름다움도 순종과 겸손의 사랑에서 유래합니다. 다음 복음 마지막 구절이 성요셉의 순종과 겸손의 믿음을 요약합니다.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아내를 맏아들였다.”


성요셉의 지체없는 순종입니다. 하느님은 성요셉의 순종의 믿음이 얼마나 고맙고 자랑스러웠겠는지요. 저절로 떠오르는 ‘성요셉 하느님의 자랑이듯이, 하느님 성요셉의 자랑이어라.’ 말마디입니다. 하느님께 순종할 때 하느님도 그에게 순종한다 합니다. 순종의 사람을 통해 일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흡사 성요셉에게서 믿음으로 의롭게 된 아브라함의 면모를 보는 느낌입니다.


결국 의로운 사람 성요셉은 믿음, 희망, 사랑의 신망애信望愛의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우리의 배경이신 주님과 깊어지는 관계와 더불어 선사되는 주님의 참 좋은 선물이 신망애의 향주삼덕向主三德입니다. 우리가 모두 궁극으로 목표할 바는 배경이 되시는 주님과의 관계요 신망애 향주삼덕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당신과의 신망애 관계를 날로 깊게 해 주십니다. 


끝으로 오래 전에 써놓은 ‘하늘과 산’이라 제 자작 애송시를 나눕니다. 요셉수도원의 로고가 상징하는 바와도 일치합니다. 하늘을 배경한 산처럼, 하느님을 배경한 성요셉이요 우리들입니다. 


-“하늘 있어/산이 좋고

  산 있어/하늘이 좋다

  하늘은/산에 신비를 더하고

  산은/하늘에 깊이를 더한다

  이런 사이가/되고 싶다

  이런 사랑을/하고 싶다”-1997.2.- 아멘.



  • ?
    안젤로 2018.03.19 10:48
    하느님께 순종할 때 하느님도 그에게 순종한다 합니다. 순종의 사람을 통해 일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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