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3.연중 제1주간 토요일                                              1사무9,1-4.17-19;10,1 마르2,13-17

 

 

 

더불어(together) 주님을 따름의 여정

-“성소(聖召)는 선물(膳物)이자 평생 과제(課題)입니다”-

 

 

 

며칠전 노트북 수리후 원장 수사와 나눈 대화입니다.

“모든 답은 이 안에 있습니다.”

“컴퓨터 세계도 끝이없네요.”

“끝까지 알려할 것 없어요. 아는 만큼 살면 되요.”

 

새삼 버려야 할 걱정이요 욕심임을 깨닫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가톨릭교회도 많이 분열되어 있다 하네요.”

“에페소공의회때는 얼마나 분열되어 있었는데요!”

심각한 분열이라 하는데 교황님의 일상이나 표정은 한결같고 평화로워보입니다. 분열의 일상화를 믿음으로 받아드리고 모든 근심 걱정을 주님께 맡겨드리며 편안히 사는 모습입니다. 분열중에도 역시 내적으로 일치되어 있는 것이 가톨릭교회의 저력입니다.

 

한밤중 일어나 맨먼저 확인해 보는 교황님 동향에 말씀입니다.

교황님께서 젊은이들에게 주신 말씀입니다.

“가만히 있지마라, 위험을 감수하라. ‘위험, 쉬지 않음, 놀람’. 삶은 관리되는 것이 아니라 내주는 것이어야 한다.”

교황님께서 학생들에게 주신 말씀입니다.

“그리스도가 얼마나 너희 마음을 차지하고 있는지 나눠라.”

세속의 선교 사제들에게 주신 말씀입니다.

“세상을 위해서 세상안에 있어라. 그러나 세상의 것이 되지는 말라.”

 

89세 노령에도 쉴사이 없이 일하시는 영원한 젊음의 교황님 말씀에서도 활력이 넘칩니다. 새삼 젊음은 나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칠줄 모르는 열정에 있음을 봅니다. 어제에 이어 계속되는 마르코 복음과 사무엘 상권의 독서를 묵상하면서 순간적으로 떠오른, “아, 주님은 졸지도 잠들지도 않으시고 침묵중에 쉴사이 없이 참 부지런히 일하시는구나! 교황님은 이런 주님을 닮았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어제 금요강론중 내용도 잊지 못합니다. 심각하지 말고 낙천적이 될 것을 강조하는 성 베네딕도입니다. “수도생활이 어렵고 힘들게 느껴질 때라도 부드럽고 편안해야 한다. 까닭은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의 멍에를 메고 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문득 떠오른 어제 맑시스트회원들에 대한 교황님의 격려 말씀입니다.

“우리 아르티나사람들은 말합니다. ‘찌푸리지 마라, 뒤로 물러나지 마라.’ 다시 여러분에게 말합니다. ‘주저앉지 마라, 포기하지 마라, 더 나은 세상을 꿈꾸기를 멈추지 마라.’”

얼마나 멋진 용기를 주는 말씀들인지요!

 

우리 모두 주님께 불림 받아 더불어 주님을 따름의 여정을 살아갑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에 대한 구체적 답을 말씀드렸습니다. 유다인 랍비이자 신비가인 여호수아 헷쉘의 말씀도 생각납니다.

“나는 불림 받았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합리주의 철학자 데칼트와의 대조가 참 극명합니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주님께 불림 받았기에 무명의 존재감 없는 삶에서 이제 하나하나 하느님의 자녀로서 유명의 존재감 충만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주님께 불림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것은 얼마나 놀랍고 고맙고 반갑고 기쁜 일인지요! 말그대로 성소의 신비입니다. 어제는 중풍병자를 고쳐주신 주님은 오늘은 레위를 부르시니 참 분주한 일상이십니다.

 

주님은 길을 지나가시다가 길목에 위치한 세관에 앉아있던 세리 레위를 부르십니다. 길에서 길이신 주님을 기다리던 레위의 내적갈망을 한눈에 알아채신 주님이십니다. 주님께는 선입견도 편견도, 차별도 없습니다. 맨먼저 보시는 마음속 순수한 사랑이요 갈망입니다.

 

“나를 따라라!”

 

그러자 레위는 즉시 일어나 그분을 따르니, 바로 레위의 내적열망의 표현입니다. 주님은 혼자 외로이, 쓸쓸히 지내던 레위를 부르시어 당신 제자들의 식탁 공동체에 합류시킵니다. 이제 혼자가 아닌 더불어 주님을 따르는 여정이 시작된 것입니다. 마침내 운명이 바뀌어 이제 불림 받은 존재로 존재감 충만한 삶을 살게 된 레위입니다. 죄인과 세리들과 식사를 함께 하시는 것을 비판하는 바리사이파 율법학자들을 주님은 다음 말씀으로 제압해 버리니 참 통쾌, 유쾌, 상쾌합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영원한 감동을 선사하는 다음 복음 말씀입니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우리가 잘나서 부른 것이 아니라 병자라 죄인이라 부르신 것입니다. 잘 들여다보면 모두가 병자요 죄인입니다. 얼마전 ‘요셉수도원이 아니라 요셉종합병원’이라 하며 속으로 웃은 일이 생각납니다. 저부터 시작하여 하나하나 아프지 않은 분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프고 부족한 사람들이 서로 돕고 사는 수도생활입니다. 참으로 병자이자 죄인인 현실을 겸손히 받아들일 때 회개와 더불어 주님의 용서와 치유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제1독서 사무엘 상권에서 주님은 사무엘을 통해 사울을 임금으로 부르십니다. 사무엘은 주님의 명령대로 기름병을 가져다가 사울의 머리에 붓고 입을 열어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 당신에게 기름을 부르시어. 그분의 소유인 이스라엘의 영도자로 세우셨소. 이제 당신은 주님의 백성들을 다스리고, 그 원수들의 손에서 그들을 구원할 것이요.”

 

부르심의 선택은 그대로 은총의 선물입니다. 성소는 평생과정입니다. 한두번 부르심에 응답이 아니라 평생, 살아있는 그날까지 시종여일 주님을 따라 닮아가는 성소의 여정입니다. 그래서 성소는 은총의 선물이자 죽을 때까지 평생과제가 됩니다. 불림받은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진리입니다. 혼자가 아닌 더불어 주님을 따름의 여정입니다. 날마다 끊임없이, 한결같이 주님을 사랑하고 섬기고 따라가면서 주님을 닮아가면서 참나의 실현입니다.

 

마지막 천국의 문턱에서 주님은 우리 마음의 얼굴이 얼마나 당신을 닮았나 검사하실 것입니다. 주님의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주님을 따름의 여정에 결정적 도움을 줍니다. 늘 읽어도 늘 좋고 새로운 제 좌우명 고백기도로 강론을 마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一日一生), 하루를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평생처럼 살았습니다.

저에겐 하루하루가 영원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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