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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9.14. 수요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                                                                  민수21,4ㄴ-9 요한3,13-17


                                                               바라봐야 할 유일한 대상

                                                                 -그리스도의 십자가-


바라봐야할 것이 있어야 삽니다. 제가 요셉수도원에 29년 동안 살면서 가장 많이 바라 본 것이 하늘과 불암산입니다. 눈들면 보이는 ‘언제나 그 자리’의 수도원 배경의 하늘과 산입니다. 


마침 수도형제들의 중지를 모아 만든 수도원 로고도 수도원을 배경한 하늘과 불암산이요, 제가 피정지도는 물론 만나는 이마다 ‘늘 하느님을 기억하라’고 휴대폰에 붙여 드리는 하늘과 산의 수도원 로고입니다.


“휴대폰의 하늘과 산의 로고를 볼 때 마다 ‘찬미 하느님!’ 화살 기도를 바치며 하느님을 기억하십시오. 하느님을 가리키는 ‘삶의 이정표’와 같은 로고입니다.”


휴대폰에 로고를 붙여드릴 때 마다 잊지 않고 하는 권고입니다. 이어 20년이 지난 지금도 하늘과 불암산을 바라볼 때마다 자주 외우는 ‘하늘과 산’이라는 자작 애송시가 있습니다. 


“하늘 있어/산이 좋고

산 있어/하늘이 좋다

하늘은 산에/신비를 더하고

산은 하늘에/깊이를 더한다

이런 사랑을/하고 싶다

이런 사이가/되고 싶다”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하늘과 산입니다. 때로 삶이 답답하고 막막할 때 마다, 저절로 눈들어 바라보는 하늘과 산은 저에겐 위로와 구원입니다. 늘 언제나 그 자리, 정주의 하늘과 산은 그대로 하느님 현존의 상징입니다.


“너희는 멈추고 하느님 나를 알라.”(시편46,11)


어제 새벽 산책 기도 중 멈춰 수도원 십자로 중앙의 예수부활상을 보는 순간 새삼 깨달은 시편 구절입니다. 마냥 앞만 보고 걷기만 할 것이 아니라, 때로 멈춰 하느님을 바라보는 것은, 하느님을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제대로 가고 있는가 하는 삶의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하여 예수님도 외딴곳에서 밤마다 멈춰 기도하셨고, 우리 수도자들도 때 되면 멈춰 성전에서 기도를 바칩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수도원을 찾는 이마다 예수 부활상 앞에 잠시 멈춰 마음에 새기는 바위판에 새겨진 위 성구입니다. “나다. 불안해하지 마라.” “나다. 걱정하지 마라.” “나다. 안심하여라.” 말마디로 바꿔 묵상해도 마음에 깊은 위로와 평화를 줍니다.


오늘 민수기의 하느님은 현명하셨습니다. 조급하여 자주 불평하며 당신과 모세에 대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바라볼 대상을 마련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너무 잘 잊는 ‘망각의 동물’인 사람들이기에 늘 바라봐야 할 대상은 필수입니다.


“너는 불 뱀을 만들어 기둥 위에 달아 놓아라. 물린 자는 누구든지 그것을 보면 살게 될 것이다.”


기둥 위에 달린 불 뱀은 그대로 회개의 표징, 구원의 표징입니다. 불평하다 불 뱀에 물려 죽어가다 기둥 위에 달린 불 뱀을 보고 살아난 이들은 새삼 자신의 죄를 깊이 자각하며 회개하였을 것입니다. 저에겐 늘 그 자리, 정주의 ‘하늘과 불암산’이 마음에 깊은 안정과 평화를 주는 회개의 표징, 구원의 표징이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영원히 바라봐야 할 유일한 대상은 단 하나 그리스도의 십자가뿐입니다. 회개의 표징이자 구원의 표징인 파스카의 주님의 십자가 하나뿐입니다. 오늘 민수기의 기둥에 달린 불 뱀이 예표하는 것도 바로 이 구원의 십자가입니다.


“너희는 멈추고 하느님 나를 알라.”


오늘 성 십자가 현양 축일에 잘 들어 맞는 성구입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앞에 잠시 멈추어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아는 일보다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주님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아래 멈춰 마음 깊이 묵상해야 할 오늘 복음 말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영원한 구원의 표징은, 영원한 회개의 표징은 하느님의 영원한 사랑의 표현인 그리스도의 십자가뿐입니다. 주님은 죽으심으로써 우리의 죽음을 파멸하셨고 부활하심으로써 우리의 생명을 회복해 주셨으며, 이의 영원한 사랑의 표지가 바로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잠시 멈춰 당신을 모시는 우리 모두에게 한량없는 위로와 평화를 선사하십니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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