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12.월요일 성 요사팟 주교 순교자(1580-1623) 기념일

티토1,1-9 루카17,1-6

 

 

자기 훈련(self-discipline)

-내적 자유의 지름길-

 

 

가장 힘든 것이 사람이 되는 것이며, 가장 힘든 평생공부가 사람이 되는 공부일 것입니다. 하여 죽을 때까지 자기훈련의 수행이 필수입니다. 자기훈련으로 곱게 산 사람은 치매에 걸려도 고운 치매라 합니다. 흔히 수도여정을 ‘자유의 여정’이라 하는데 자기 훈련과 함께 가는 자유의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자기 훈련을 통한 참 자유의 길이라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 강론의 주제입니다.

 

‘100% 하느님 손에 달린 듯이 기도하고, 100% 내 손에 달린 듯이 노력하라’, 바로 은총과 노력의 관계를 말합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모두 최선을 다한 자기훈련의 수행의 중요성을 말합니다. 최선을 다하는 노력도 은총이겠지만, 이런 노력과 더불어 하느님의 은총이라는 것입니다.

 

아주 예전, 베네딕도회 수도자들의 모임에서 뚜렷이 부각된 문제는 셋으로 요약되었습니다. 첫째는 수행정신의 이완, 둘째는 성소자의 감소, 셋째는 경제적 자립이었습니다. 참으로 자기훈련에 충실함으로 수도자답게 사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입니다. 수도자답게 살 때 성소자 문제도, 경제적 자립 문제도 점차 해결되어 간다는 것으로 우선순위의 첫째가 수도자답게 사는 것임에 모두가 공감했습니다.

 

영성생활은 습관입니다. 좋은 습관이 좋은 사람을 만듭니다. 끊임없는 자기훈련의 습관화를 통해 비로소 참된 수행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비단 수도자만이 아니라 참 사람이 되기 위한 필수 전제 요소가 자기 훈련입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자작 좌우명 시중 여섯째 연이 바로 자기훈련에 관한 내용입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주님의 집인 수도원에서 

주님의 전사(戰士)로/주님의 학인(學人)으로/주님의 형제(兄弟)로 살았습니다.

끊임없이 이기적인 나와 싸우는 주님의 전사로

끊임없이 말씀을 배우고 실천하는 주님의 학인으로

끊임없이 수도가정에서 주님의 형제로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평생 끊임없이 이기적인 나와 싸우는 주님의 전사로, 평생 끊임없이 말씀을 배우고 실천하는 주님의 학인으로, 평생 끊임없이 우정을 깊이하는 주님의 형제로 노력하며 살아가는 자가 수도자입니다. 어찌 수도자뿐이겠습니까? 믿는 자들 모두에 해당되는 자기훈련의 세측면입니다. 

 

죽는 그날까지 자기훈련의 삶입니다. 그러니 수도자는 물론 믿는 이들 모두가 ‘주님의 영원한 훈련병’이라 할 수 있습니다. 평생 배움중의 훈련병인 수행자인 우리들에게 겸손의 덕은 필수입니다. 이런 자기훈련의 관점에서 보면 오늘 말씀의 이해도 확연해 집니다.

 

오늘 복음은 크게 세부분으로 이뤄집니다. ‘남을 죄짓게 하지 마라’, ‘끝없이 용서하라’, 그리고 ‘믿음의 힘’입니다. 분리된 것 같으나 잘 들여다 보면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매일 삶에서 ‘깨어있는 자기훈련’이 답임을 깨닫습니다. 

 

우선 믿음의 힘입니다. 제자들은 주님께 ‘믿음을 더하여 주십사’ 청합니다.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만 있어도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는 것입니다. 정말 추구해야 할 힘은 믿음의 힘입니다. 바로 이런 믿음을 위한 간절하고도 항구한 끊임없는 기도의 노력입니다. 기도와 함께 가는 믿음의 은총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깨어있는 믿음의 섬세한 배려와 공감, 존중의 사람이라면, 이웃에 걸림돌이 되지 않습니다. 자기 중심적 무지의 사람들이 이웃에 죄를 짓게 하는 걸림돌이 되기 마련입니다. 이런 이들에게 불행을 선언하는 주님이십니다.

 

“남을 죄짓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그러한 일을 저지르는자!”

 

자기훈련으로 깨어 있지 않을 때 누구나의 본의 아닌 작죄의 가능성입니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라”, 주님은 깨어 있는 자기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십니다. 바로 자기훈련의 열매인 믿음의 힘이 무한한 용서를 가능하게 합니다. 이런 용서 또한 믿음의 힘이자 믿음의 은총으로 자기훈련의 열매입니다.

 

“그가 하루에도 일곱 번 죄를 짓고 일곱 번 돌아 와 ‘회개합니다’ 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

 

끊임없는 용서를 명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자기를 모르는 무지의 사람만이 용서하지 못하지 정말 자기의 부족과 한계를 아는 지혜와 겸손의 사람이라면 끊임없이 용서합니다. 끊임없는 용서를 통해 너그럽고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닮아갑니다. 이 또한 믿음의 은총입니다. 믿음의 힘이 한없는 용서를 가능하게 합니다. 이 모든 자기 훈련의 뿌리에는 끊임없는 기도가 자리잡고 있음을 봅니다.

 

오늘 제1독서 티토서는 교회 지도자의 자격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주님은 바오로 사도를 통해 감독인 주교의 자질을 다음과 같이 밝힙니다. 참으로 자기훈련이 잘 된 사람이 감독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단 교회의 감독뿐 아니라 믿는 이들 모두가 선망하는 롤모델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배우는 형제자매들입니다.

 

“하느님의 관리인으로서 감독은 ‘1.흠잡을 데가 없어야 하고, 2.거만하지 않고, 3.쉽사리 화내지 않고, 4.술꾼이나, 5.난폭한 사람이나, 6.탐욕스러운 사람이 아니고, 7.손님을 잘 대접하고, 8.선을 사랑해야 하며, 9.신중하고, 10.의롭고, 11.거룩하고, 12,자제력이 있으며, 13.가르침을 받은 말씀을 굳게 지키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길다 싶지만 배우는 마음으로 그대로 다 인용했습니다. 각자 나의 자기훈련상태를 항목별로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이가 참으로 완전한 전인입니다. 저절로 이런 덕이 아니라 끊임없는 자기훈련의 결과 하느님 은총의 선물들입니다. 바로 이런 자기 훈련의 빛나는 모범이 교회의 성인들이요, 오늘 기념하는 성 요사팟 주교 순교자(1580-1623)입니다.

 

삶은 선물이자 평생 과제입니다. 세례 받았다 하여 당장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 아니라 평생 자기 훈련의 과제를 충실히 항구히 수행함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됩니다. 매일 미사 역시 참 좋은 자기 훈련입니다. 하루의 중심과 질서를 잡아주고, 균형과 조화를 이뤄주는 미사은총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매일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자기 훈련에 항구하고 충실함으로 참으로 자유롭고 행복한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하십니다.

 

“누가 주님의 산에 오를 수 있으랴? 누가 그 거룩한 곳에 설 수 있으랴? 손이 깨끗하고 마음이 결백한 이, 헛된 것에 정신을 팔지 않는 이라네. 그는 주님께 복을 받으리라.”(시편24,3-4ㄱㄴ.5ㄱ).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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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18.11.12 07:46
    주님, 저희가 주님 주신 매일 말씀을 통해
    "주님의 영원한 훈련병"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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