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7.8.19. 연중 제19주간 토요일                                                                        여호24,14-29 마태19,13-15



동심童心의 회복

-하느님의 나라와 어린이-



나이는 들어도 마음은 여전히 동심입니다. 하여 많은 어른들도 동요나 동시, 동화를 좋아합니다. 면담성사때 마다 마음의 무장을 해제하여 동심을 회복하는 형제자매들의 동안童顏을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우선 만나면 유치하다 싶어도 다음처럼 말문을 열면서 시작합니다.


“휴대폰 있어요? 좋은 것 붙여드릴께요.”


하면 어안이 벙벙해 있다가 휴대폰을 내어 주면 ‘하늘과 산’의 윤곽이 선명한 요셉 수도원의 로고 스티카를 휴대폰집 적당한 자리 정면에 보기 좋게 붙여드리면 열이면 열 다 어린이같이 활짝 핀 얼굴이 됩니다. 이어 반드시 로고에 대한 설명을 곁들입니다.


“보편적 상징의 로고입니다. 하늘과 산은 ‘기도하고 일하라’는 수도원의 모토를 상징합니다. 로고를 볼 때 마다 하느님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로고를 보는 자체가 기도입니다. 전화를 하거나 받을 땐 우선 로고에 입맞추면서 ‘찬미 하느님!’하시기 바랍니다.”


또 보속으로 말씀의 처방전에 “웃어요.”란 스탬프를 찍어 드릴 때 웃는 모습 역시 어린이와 같은 동안童顏이 참 보기 좋습니다. 마음의 무장을 해제하여 활짝 웃을 때 만큼 동심이 잘 드러나는 경우도 드물 것입니다. 


때로는 보속으로 시 낭독을 부탁드리기도 하고 성가를 부르게도 합니다. 정말 회복해야할 어린이의 마음, 동심입니다. 사실 아무리 나이 먹어도 어머니의 영원한 자식이듯 우리 마음 깊이에는 늘 어린이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어린이를 환영하셨고 사랑하셨습니다. 하여 오늘 짧은 복음의 주제도 ‘어린이를 사랑하시다.’입니다. 예수님은 당신께 오는 어린이들을 막는 제자들을 꾸짖으신 후 말씀하십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핵심 구절입니다.


“어린이들을 그냥놓아두어라.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라. 사실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어린이들만 어린이가 아니라 하느님 앞엔 어른들도 다 어린이들입니다. 예수님께서 어린이들에게 손을 얹어 강복하셨듯이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똑같은 주님께서 우리 모두를 강복하십니다. 어린이성의 동심 회복에 미사은총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어린이가 상징하는 바 특성은 단순성, 개방성, 유연성, 편견으로부터의 자유로움입니다. 이런 이들이 나이 불문하고 어린이와 같은 사람들입니다. 물론 순수하면서도 지혜로운 사람들입니다. 마음의 순수를 직접적 목표로 하고 하느님의 나라를 궁극의 목표로 하는 수도생활 역시 어린이성의 동심의 회복에 있음을 봅니다. 하여 수도자의 모든 수행들도 이 목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대한 답을 여호수아기 제1독서가 줍니다. 어린이성의 동심을 회복하는 유일한 길은 하느님을 경외하고 섬기는 것뿐입니다. 거룩한 전례를 통해 사랑하는 주님을 만날 때 마음은 치유되고 정화되어 어린이와 같은 동심의 회복입니다. 스켐집회의 공동전례에서 여호수아가 백성들에게 한 가르침은 다음 말씀으로 요약됩니다.


“그러니 이제 너희는 주님을 경외하며 그분을 온전히 섬겨라. 그리고 너희 조상이 강 건너편과 이집트에서 섬기던 신들을 버리고 주님을 섬겨라.”


여전히 동심을 살려는 오늘의 우리에게도 유효한 말씀입니다. 세상의 온갖 잡신들, 우상들을 말끔히 버리고 주님 한 분만을 경외하여 갈림없는 마음으로 섬기라는 것입니다. 백성들은 여호수아 앞에서 이구동성으로 다짐합니다. 


“주님을 섬기겠습니다. 그분만이 우리의 하느님이십니다.”


마치 미사중 우리의 고백처럼 들립니다. 여호수아가 자기의 사명을 다 마친후 떠나는 장엄한 죽음이 참 감동적입니다. 모세도 떠났고 여호수아도 떠납니다. 하느님만 ‘영원한 현재’이실뿐 모두가 다 떠납니다.


‘이런 일들이 있은 뒤에 주님의 종, 눈의 아들 여호수아는 죽었다. 그의 나이는 백열 살이었다.’(여호24,29)


그의 멘토 모세보다 10살 일찍 죽었지만 요셉과 같은 나이의 110세 선종은 고대 이집트에선 가장 이상적인 선종의 나이로 생각했다 합니다. 잘 살아야 잘 죽습니다. 평생 어린이와 같은 순수한 동심을 살았을 여호수아임이 분명합니다. 성인聖人들이나 고승高僧들, 대가大家들의 한결같은 특징은 어린이와 같은 동심의 천진무구天眞無垢함에 있음을 봅니다. 이 또한 수행 은총의 열매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당신을 경외하며 섬기는 우리 모두에게 동심을 회복시켜 주시어 어린이와 같이 순수한 마음, 단순한 마음, 열린 마음, 편견없는, 자유롭고 자연스런 본래의 청정淸淨한 마음으로 살게 하십니다.


“주님, 당신이 저에게 생명의 길 가르치시니, 당신 얼굴 뵈오며 기쁨에 넘치고, 당신 오른쪽에서 길이 평안하리이다.”(시편16,11).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13 “주님, 저를 축복하소서!” -사랑, 기도, 순종-2017.12.20. 수요일 12월20일 프란치스코 2017.12.20 128
3212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영의 사람으로 삽시다-2024.4.20.부활 제3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4.04.20 108
3211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일어나시오!”-2016.4.16. 부활 제3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6.04.16 245
3210 “주님, 저희를 진리로 거룩하게 해주소서”-2016.5.11. 부활 제7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6.05.11 148
3209 “주님께서 항상 여러분과 함께!” -내 삶의 성경의 렉시오 디비나-2021.12.24.금요일 12월24일 1 프란치스코 2021.12.24 135
3208 “주님을 만나고 싶습니까?” -개방, 섬김, 환대-2023,5,4 부활 제4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3.05.04 280
3207 “지상에서 천국을 살고 싶습니까?”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2018.11.17.토요일 헝가리의 성녀 엘리사벳 수도자(1207-1231)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8.11.17 128
3206 “참 멋있다! 우리 하느님” -기도는 주님과 대화요 관계다-2018.3.10. 사순 제3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3.10 186
3205 “참 멋지고 아름답다!” -예수님, 베드로, 주님을 만난 우리들-2020.4.15.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4.15 136
3204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기쁨 충만한 삶-2022.5.28.부활 제6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2.05.28 171
3203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청해야 할 유일한 하나는 기쁨이다-2016.5.7. 부활 제6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6.05.07 236
3202 “축祝, 주님 성탄” -오늘 밤 구원자 주 그리스도님 태어나셨습니다-2020.12.25. 주님 성탄 대축일 밤미사 프란치스코 2020.12.24 131
3201 “축하합니다!” -예수님 부활 만세, 우리들 부활 만세- “우리의 생명이신 그리스도”2024.3.31.주님 부활 대축일 낮미사 프란치스코 2024.03.31 114
3200 “카르페 디엠carpe diem”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느님 나라를 삽시다-2019.11.29.연중 제34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1.29 204
3199 “코로나19팬데믹 시대-어떻게 살아야 하나?” -은총, 겸손, 관상, 순종-2020.12.20.대림 제4주일 1 프란치스코 2020.12.20 115
3198 “탈리타 쿰! 일어나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믿음의 여정, 믿음의 전사-2020.2.4. 연중 제4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2.04 188
3197 “하느님은 어디에서 사시는가?” -존엄한 품위의 우리 안에, 우리와 더불어- “우리가 바로 성전입니다”2024.2.6.성 바오로 미키(1564-1597)와 25위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4.02.06 132
3196 “하늘에 보물을 쌓으라!” -참 거룩하고 아름다운, 부유하고 자유로운, 지혜로운 삶-2023.9.29.금요일 한가위 프란치스코 2023.09.29 226
3195 “하닮의 여정” -“우리 모두가 ‘임마누엘’입니다”-2020.3.25.수요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20.03.25 180
3194 “하닮의 여정” -하느님 중심의 아버지의 자녀다운 삶-2024.3.13.사순 제4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4.03.13 130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