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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9.21. 목요일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에페4,1-7.11-13 마태9,9-13



소명召命의 발견

-나는 누구인가?-



오늘 9월21일이 무슨 날인지 아십니까? 

물론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이자 세계 평화의 날입니다. 9월 21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평화의 날' 36주년입니다. 유엔은 경희대학교 창립자 조영식 박사의 제안으로 이뤄진 이 날에 대해 2017년 슬로건으로 '다 함께 평화를 : 인류 모두에 대한 존중과 안전 그리고 존엄(Together for Peace: Respect, Safety and Dignity for all)'으로 내걸었습다. 바로 오늘 말씀이 세계 평화를 위한 비결을 제시합니다. 그리스도야말로 우리의 평화입니다.


오늘 말씀 묵상중 문득 떠오른 강론 주제는 ‘소명의 발견-나는 누구인가?’였습니다. 끊임없이 물어야 할 주제입니다. ‘수도자는 누구인가?’ 날마다 묻는 자가 수도자라 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묻는 자가 참 사람입니다. 내가 물음이라면 주님은 답입니다. 주님을 만나야 내가 누구인지 압니다. 소명의 발견입니다. 한 번이 아니라 매일 만나야 합니다. 우리의 평생화두가 주님이십니다.


물어야 답이 나옵니다. 묻지 않으면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우선적으로 전제되는바 주님을 찾는 갈망입니다. 오늘 복음은 주님과 세리 마태오의 만남입니다.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다가 마태오라는 사람이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십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예수님의 눈길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마태오의 갈망을 직감했음이 분명합니다.


“나를 따라라.”


이 한 말씀이 마태오를 일상의 늪으로부터 구출했습니다. 주님과의 운명적 만남이자 결정적 전환점입니다. 우리의 여정은 끊임없는 자기로부터의 탈출의 여정, 회개의 여정입니다.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제대로 주님을 향해 순례 여정에 오를 때 참나의 발견이요 소명의 발견입니다. 즉시 일어나 그분을 따라나선 마태오의 모습에서 그의 갈망이 실현됨을 봅니다.


불림 받았다는 것은 주님의 새로운 공동체에 합류함을 뜻합니다. 혼자있으면 자기가 누구인지 평생 물어도 모릅니다. 주님 중심의 공동체는 축복의 선물입니다. 공동체 안에서의 고독孤獨은 축복이지만 공동체와 유리된 고립孤立은 재앙입니다. 함께 하는 주님 공동체의 특징은 식탁공동체입니다. 함께 먹어야, 함께 기도해야 공동체입니다. 물론 그 중심에는 주님이 계십니다.


주님 중심의 공동체는 소수 엘리트 공동체가 아니라 다양한 형제자매들의 공동체입니다. 획일성의 공동체가 아니라 다양성의 일치의 공동체입니다. 다양성의 선물이야 말로 축복이요 부요함을 뜻합니다. 각자도생의 경쟁공동체가 아니라 상호보완의 협력 공동체입니다. 바리사이들과 같은 엘리트 공동체는 이런 다양성의 공동체를 이해할 수 없었기에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하는 예수님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합니다. 예수님의 답이 오늘 복음의 핵심입니다. 바리사이들에 대한 예수님의 답이야 말로 우문현답愚問賢答입니다.


“튼튼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배워라. 사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바로 믿는 이들의 중심에는 이런 자비로운 주님이 계십니다. 이런 주님의 사랑의 눈으로 봐야 공동체의 평화요 일치입니다. 각자 있는 그대로 당신 중심의 사랑의 공동체로 부르신 주님이십니다. 주님이야 말로 최고의 명의名醫이십니다. 우리가 건강해서 부른 것이 아니라 병들어서 부른 것입니다. 


사실 알고 보면 누구나 치유를 필요로 하는 병자들이요 죄의 용서를 필요로 하는 죄인들입니다. 병자들과 죄인들의 공동체임을 아는 것이 겸손이자 자비임을 깨닫습니다. 얼마전 미국 베네딕도회 장상들의 모임시 주제는 ‘문제수도승problem monk’이었다 합니다. 이에 대한 한 수도승의 고백에 공감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문제수도승들이다!”

“우리 모두가 죄인들이다!”


이런 겸손하고 지혜로운 자각이 해결의 첩경임을 봅니다. 결국은 사랑이 답임을 깨닫습니다. 결국 다양성의 일치는 사랑의 일치입니다. 오늘 에페소서 말씀이 이를 분명히 합니다. 주님께 부르심을 받은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여러분이 받은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십시오. 겸손과 온유를 다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서로 참아 주며, 성령께서 평화의 끈으로 이루어 주신 일치를 보존하도록 하십시오.”


사랑의 일치에로 불림 받은 우리의 소명입니다. 겸손, 온유, 인내, 평화 모든 덕의 바탕이 사랑입니다. 사랑은 완덕의 끈입니다. 사랑의 일치, 사랑의 공동체입니다. 바로 한 몸 공동체의 원리가 다음 말씀을 통해 환히 드러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부르실 때에 하나의 희망을 주신 것처럼, 그리스도의 몸도 하나이고, 성령도 하나이고, 주님도 한 분이시고, 믿음도 하나이고, 세례도 하나이고, 만물의 하느님도 한 분이십니다. 그분은 만물 위에, 만물을 통하여, 만물안에 계십니다.”


한 분 주님 안에 하나의 공동체가 우리 믿는 이들의 공동체입니다. 각자는 그리스도께서 나누어 주시는 은혜의 양에 따라, 우리는 저마다 은총을 받았습니다. 경쟁하라 주어진 은사가 아니라 서로 보완하라 주어진 은사이기에 서로 자랑하거나 질투할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서로에게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겸손한 사랑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과 지식에서 일치를 이루고 성숙한 사람이 되며 그리스도의 충만한 경지에 다다르게 됩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공동체인지요. 소명의 발견도 소명의 완성도 사랑의 일치 공동체에서 이루어짐을 봅니다.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를 떠난 소명의 발견이나 소명의 완성은 헛된 착각이자 환상임을, 공동체를 떠난 삶의 성숙이나 충만은 요원한 꿈임을 깨닫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야 구원의 실현입니다. 그리스도를 닮아 하나가 되어 갈 때 비로소 삶의 성숙이요 충만한 삶입니다. 그리스도야말로 우리의 평화입니다.


바로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그리스도 중심의 아름다운 사랑의 일치 공동체를 이루어 주시며 각자의 소명을 발견하고 확인시켜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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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녜스 2017.09.21 07:12
    공동체 안에서의 고독孤獨은 축복, 짧은 소견이지만..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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