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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9.25. 연중 제25주간 월요일                                                                                  에즈1,1-6 루카8,16-18



파스카의 삶

-주님과 함께 늘 새로운 시작-



사람은 섬이 아닙니다. 혼자 살 수 없습니다. 하느님과 이웃과 고립단절될 때 지옥입니다. 사람은 연결되어야 살 수 있습니다. 끊어져 단절되면 죽고 이어져 연결되어 있으면 삽니다. 엊그제 토요일은 내심 어둡고 혼란스러웠는데 한 방문객으로 인해 완전히 반전反轉되었습니다. 


수도원 초창기부터 거의 30년, 어려울 때 마다 수도원을 찾아 눈물로 기도하며 온갖 유혹과 시련을 믿음으로 통과하며 남매를 데리고 살아 온 자매가 참으로 오랜만에 딸과 손주 둘과 뜻밖에 수도원을 방문한 것입니다. 


가족이 활짝 핀 얼굴들이었습니다. 너무 반갑고 기뻐 한참 대화하다 보니 어둠이 완전 걷힌 기분이었습니다. 수도원이 자기를 살렸다는 자매의 말에 다음처럼 화답했습니다.


“아, 어둠의 터널을 다 통과했습니다. 이제는 큰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참 행복해 보입니다.”


덕담을 했습니다. 그동안 가르멜 재속회에서 종신허원도 했으며 믿음 생활도 충실히 하고 있다 했습니다. 사실 여기 수도원에서 30여년 살다보니 나름대로 차이는 있지만 믿음으로 성실히 사는 분들, 결국은 어둠의 터널을 때가 되면 다 통과한다는 것입니다. 어둠에서 빛으로 그대로 파스카 삶의 실현입니다. 이 또한 주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모두가 하느님의 손 안에 있습니다. 어느 때, 어디에나 적용되는 주님의 파스카 신비의 진리입니다. 오늘부터 제1독서는 에즈라기의 시작입니다. 주님께서는 페르시아 임금 키루스의 마음을 움직이시어 바빌론 유배중인 이스라엘 백성이 예루살렘으로 귀환하여 성전을 재건할 것을 허락하십니다.


“나는 너희 가운데 그분 백성에 속한 이들에게는 누구나 그들의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기를 빈다. 이제 그들이 유다의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서,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의 집을 짓게 하여라. 그분은 예루살렘에 계시는 하느님이시다.”(에즈1,3)


하느님 섭리의 인물이 키루스 임금입니다. 긴 어둠의 터널을 통과하여 이제 빛속에서 살게 된 이스라엘 백성들을 통해 실현되는 파스카의 신비입니다. 오늘 시편 화답송은 다음처럼 파스카의 기쁨을 노래합니다.


“주님, 저희의 귀양살이, 네겝 땅 시냇물처럼 되돌리소서.

눈물로 씨뿌리던 사람들, 환호하며 거두리라.

뿌릴 씨 들고 울며 가던 사람들, 곡식 단 안고 환호하며 돌아오리라.”(시편126,4-6).


이런 파스카의 기쁨을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늘 ‘어둠에서 빛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파스카의 신비를 살아야 합니다. 파스카의 삶을 살게 하는 결정적 역할이 말씀의 힘입니다. 말씀의 실천을 통해 주님은 우리 모두 파스카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의 말씀은 생명이며 빛입니다. 말씀의 실천으로 주님과 하나되어 살아갈 때 그대로 구원의 삶, 빛의 삶, 하느님 현존의 삶의 실현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예수님 말씀이 우리를 통해 실현됩니다.


“아무도 등불을 켜서 그릇으로 덮거나 침상 밑에 놓지 않는다. 등경위에 놓아 들어오는 이들이 빛을 보게 한다.”(루카8,16)


참으로 믿는 이들은, 파스카의 신비를 사는 이들은 모두가 파스카의 예수님을 닮아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등경위에 빛나는 등불같은 존재들입니다. 이런 빛과 빛의 만남이 구원의 체험입니다. 


“숨겨진 것은 드러나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져 훤히 나타나기 마련이다.”(루카8,17).


파스카의 빛이 관통할 때 모든 숨겨진 것은 드러나게 되고 감추어진 것은 환히 나타나게 됩니다. 파스카의 기쁨이 우리의 존재 속속들이 스며들어 참으로 우리의 삶을 투명하게 합니다. 기쁨의 빛으로 충만한 삶을 살게 합니다. 


“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줄로 여기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루카8,18ㄴ).


영성생활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부익부 빈익빈의 진리입니다. 하루하루 말씀을 실천하며 파스카의 삶을 사는 이는 가진 것에 더 받아 날로 내적부요의 삶이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있는 가진 것마져 빼앗겨 날로 내적가난의 삶일 것입니다. 


과연 살아갈수록 내적부요의 삶인지 혹은 내적가난의 삶인지 반성하게 됩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주님과 함께 파스카의 기쁨을 살 때 날로 풍요로워지는 내적성장에 성숙의 삶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늘 파스카의 기쁨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께 나아가면 빛을 받으리라. 너희 얼굴에는 부끄러움이 없으리라.”(시편34,6).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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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녜스 2017.09.26 06:44
    내적부요의 삶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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