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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9.26. 연중 제25주간 화요일                                                                에즈6,7-8.12ㄴ.14-20 루카8,19-21



말씀의 조각가

-예수님 얼굴, 내 얼굴-



우리 믿는 이들은 모두 말씀의 조각가입니다. 주님과 함께 평생 예수님 얼굴, 내 얼굴을 조각하는 조각가입니다. 예전 읽었던 일화가 생각납니다. 성서를 열 번이나 통독했다는 제자에게 스승이 묻습니다.


“그렇다면 내 묻겠다. 성서가 너를 몇 번이나 읽었는가?”


제자는 아무 대답도 못했다 합니다. 참 의미심장한 물음입니다. 렉시오 디비나 성독에서 전반부 ‘읽기’가 내가 성서를 읽는 부분이라면 후반부 ‘묵상-기도-관상’은 성서가, 하느님이 나를 읽는 부분입니다. 


강론 역시 내가 강론을 쓰는 것이 아니라 강론이 나를 쓰는 것과도 흡사합니다. 하여 강론이 나를 썼던 강론은 두고 두고 잊지 못합니다.  새벽마다 쓰는 강론은 흡사 내 마음판위에 말씀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조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동시에 내 얼굴을 조각합니다. 궁극에는 예수님 얼굴은 바로 내얼굴이기 때문입니다.


삶은 조각입니다. 믿는 이들은 평생 주님과 함께 끊임없이 거짓 나를 깎아내며 참나를 조각해 갑니다. 평생 ‘말씀’과 ‘전례’와 ‘삶’을 통해 나를 조각해 갑니다. 막연한 목표없는 인생이 아닙니다. 믿는 이들의 삶 전과정이 예수님의 모습을 바로 참 나를 조각해 가는 과정입니다. 


이런저런 삶의 시련을 통해 겪는 아픔은 거짓 나가 깎여져 나감에 기인하는 것입니다. 과연 살아갈수록 점차 주님의 꼴을 닮아가는 내 꼴의 조각이 되어가고 있는지요?


하느님의 집인 성전은 믿는 이들의 가시적 중심입니다. 말씀과 전례로 1차 예수님 얼굴을 내 마음에 조각하는 동시에 내 얼굴을 조각하는 거룩한 축복의 장소입니다. 따로가 아닌 예수님 얼굴과 동시에 조각되는 내 얼굴입니다. 예수님 얼굴은 바로 하느님 얼굴입니다. 이미 우리 안에 있는 예수님의 얼굴, 하느님의 얼굴입니다. 예수님 얼굴, 하느님 얼굴 아닌 것을 깎아내는 조각입니다. 하느님 모상대로 지음 받는 우리들이기에 예수님 얼굴이 조각되면서 하느님을 닮은 내 얼굴이 조각되는 것입니다. 


바로 제1독서 에즈라서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느님의 집 봉헌식을 올리며 기뻐했던 까닭이 여기 있습니다. 우리의 참기쁨은 예수님을 닮은 참얼굴로 조각될 때 피어납니다.


‘그리하여 이 집이 완공된 것은 다리우스 임금의 통치 제육년 아다르 달 초사흗날이었다. 이스라엘 자손들, 곧 사제들과 레위인들과 돌아온 나머지 유배자들은 기뻐하며 하느님의 집 봉헌식을 올렸다.’


이어 사제들과 레위인들은 하느님을 섬겼고 자신을 정결하게 했고 돌아 온 유배자들은 첫째 달 열나흗날에 파스카 축제를 지냈습니다. 마치 자신을 정결케하고 파스카 축제인 미사를 통해 주님을 섬기는 우리의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이런 파스카 미사전례은총으로 예수님 얼굴을 닮은 내면의 얼굴이 조각되는 우리들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이 참 적절합니다.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


예수님의 참 가족은 말씀의 조각으로 이뤄집니다. 그러나 말씀을 듣고 묵상하고 기도하고 관상하는 것만으로 완성되는, 전례의 실행만으로 완성되는 예수님 얼굴 조각이 아니라 일상에서 말씀의 실행을 통해 완성되어가는 예수님 얼굴의 조각입니다. 물론 삶의 조각에 전제되는바 말씀과 전례의 수행입니다. 이어 말씀의 생활화, 전례의 생활화를 통해 완성되는 예수님 얼굴 조각, 내 얼굴의 조각입니다.


바로 이의 모범이 예수님의 어머니이자 우리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입니다. 누구보다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고 실행하셨던 성모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아마 가장 많이 예수님 얼굴, 하느님 얼굴을 닮은 분이 성모님이실 것입니다. 성모님 얼굴, 예수님 얼굴을 통해 환히 드러나는 하느님 얼굴입니다.


“행복하여라,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사람들!”(루카11,28)


주님은 하느님을 말씀을 듣고 실행할 때 비로소 당신 얼굴을 닮은 당신의 형제가 된다 하십니다. 하느님의 집에서의 말씀과 전례 수행에 이어 삶에서 말씀을 실행함으로 생활화할 때 비로소 예수님의 형제가 된다는 것입니다. 


삶은 조각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은 말씀의 조각가입니다. 말씀을 묵상하고, 강론을 쓰고, 강론을 읽는 시간은 바로 내 마음 판에 예수님 얼굴, 내 얼굴을 조각하는 시간입니다. 성전에서의 미사전례, 시편전례기도시간 역시 내 마음 판에 예수님 얼굴, 내 얼굴을 조각하는 시간입니다. 


두 얼굴 같지만 실은 예수님의 얼굴 하나입니다. 예수님 얼굴을 닮을수록 참 내 얼굴입니다. 이어 일상의 삶을 통해 말씀을 실행함으로 잘 다듬어 지는 예수님 얼굴, 내얼굴입니다. 하여 우리 얼굴을 통해 서로 하느님 얼굴, 예수님 얼굴, 성모님 얼굴을 보게 될 것입니다. 모두 예수님의 참가족, 한가족의 한얼굴처럼 보일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전례 사랑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 얼굴을 닮은 우리 각자의 참얼굴로 조각해 주십니다. 물론 예수님을 닮은 참 얼굴의 완성은 말씀의 실행을 통해서 이루어질 것입니다. 여기에 반드시 첨가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끊임없는 기도입니다. 예수님 얼굴, 내 얼굴 조각의 완성에 끊임없는 사랑의 기도가 필수입니다.


“주님께 청하는 오직 한 가지, 나 그것을 얻고자 하니, 내 한평생, 주님의 집에 사는 것이라네.”(시편27,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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